뿔난 제주 농민들 "1차산업 줄이자는 발언, 농민 모욕...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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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제주 농민들 "1차산업 줄이자는 발언, 농민 모욕...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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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민단체 기자회견..."지사.의장, 농업현실 이해 못해"
ⓒ헤드라인제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회가 13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농업.농촌.농민에 대한 오영훈.김경학 망언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최근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주도 1차산업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농민들이 농업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모욕적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은 13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민.농업을 무시하는 오영훈 도지사와 김경학 도의회의장은 즉각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오 지사는 지난 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제주도 1차산업 비중을 다소 낮추는 것은 동의하나, 3~4%까지 급격히 낮추는 도시 국가형 모델은 반대한다"며 "경관이 무너지면 제주의 자연환경.관광 메리트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1차산업 비중을 낮추더라도 8% 수준에서 관리돼야 한다"며 "대신 2차 산업 및 제조업이 지금 건설업을 제외한 제조업이 4%인데, 이를 7~8%수준까지 높이는 것이 좋은 일자리 만들고 제주의 경쟁력 키우는데 도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산업구조 대전환도 주의깊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에 대해 "지사의 발언이 현실적인 발언이고 용기 있는 발언"이라며 "예전부터 1차산업 비중이 10%를 넘는 것은 과도하다고 언급했었고 산업구조 재편 준비를 말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농업, 청정 제주자연을 활용한 친환경 농산물을 얘기하지만 그건 희망고문"이라고도 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농민들은 "도의회 의원과 국회의원, 제20대 국회 후반기 농림축산식품국해양수산위원회 의원을 지낸 오 지사와 김 의장은 농민과 농업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무지의 소치다. 제주 농민들이 왜 나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반증"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농업은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공익적 차원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고방식인데, 오 지사의 제주농업에 대한 인식은 단지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악세사리로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농민들은 "당선된지 100일밖에 안된 도지사가 자신의 농업공약을 이행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고 그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얘기하는게 말이 되는가"라며 "도민의 11%를 차지하고 있는 농민의 목숨줄을 도지사가 쥐락펴락 하겠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헤드라인제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회가 13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농업.농촌.농민에 대한 오영훈.김경학 망언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농민들은 김경학 의장의 발언은 더 심각하다고 힐난했다. 이들은 "친환경농업은 희망고문인가. 이것은 제주 친환경농가뿐만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피땀흘려 노력하는 대한민국의 전 친환경 농가들에 대한 모욕적 발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기후위기가 오면 국민의 먹거리 생산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가. 또 1차산업 없이 어떤 2차산업을 만들 것인가"라며 "우리나라의 농업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농민들은 "기후위기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금 전 세계는 재앙의 사태로 인식하고 가장 우선적으로 식량자원을 확보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며 "그런데도 제주도가 농업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민은 전국민의 4%밖에 되지 않는다. 과연 이런 농업현실에 식량주권은 어디에 있고 국민의 미래를 위한 먹거리 생산 계획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며 "농민.농업.농촌을 무시하고 홀대를 계속한다면 농민들은 가만히 당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들 단체들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요구했으나, 도지사 일정을 이유로 거부되자 정무부지사 면담을 요구하며 제주도청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헤드라인제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회가 13일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요구하며 제주도청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헤드라인제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회가 13일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요구하며 제주도청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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