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현장탐방 재개...사회적 '벽' 허물기, "함께 해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시 중단됐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아름다운 동행' 현장기행이 3년만에 재개됐다. 12년째 '아름다운 동행'의 소중한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는 제주 공직자들과 장애인 가족들이 이번에는 가을 기행에 함께 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남겼다.
<헤드라인제주>와 제주특별자치도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오태권), NH농협은행 제주특별자치도청지점(지점장 강대규)이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지체장애인협회(회장 강인철)가 공동주관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22 아름다운 동행 - 열 사람의 한걸음' 행사가 주말인 8일 열렸다.
'아름다운 동행'은 장애인 이동권 확보와 권익 옹호, 그리고 소통을 통한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목적으로 2011년부터 매해 상, 하반기 2회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차이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작은 바람으로 시작된 동행팀의 탐방행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걸으며 장애인 이동권 제약 등의 현실적 문제를 공유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데 의의가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현장기행을 일시 중단한 대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상이 크게 제약되고 바깥 출입이 쉽지 않은 장애인들에게 물품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위기극복을 위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현장 소통'이라는 대체행사가 진행된 바 있다.
3년만에 재개된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방역 관리 및 아직 사회적 여건이 완전한 회복이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동행팀 규모를 일부 축소해 진행됐다.
윤철수 헤드라인제주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장애인 동행행사가 어느덧 12년째, 횟수로는 24회째를 맞고 있다"면서 12년차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공무원노조와 NH농협 제주도청지점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 행사가 해를 거듭하면서, 가로막혀 있었던 '벽'들이 하나둘씩 허물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갖는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혼자서는 힘들고 제약요소도 적지 않은 상황으로,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하나씩 풀어나가자"고 강조했다.
오태권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서로의 손을 꼭 맞잡고 한 발자국씩 걸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과 희망의 가치를 키워왔고, 그러면서 우리는 장애가 있던 장애가 없던 간에 서로를 존중하고 공감하였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올해도 어김없이 함께 아름다운 동행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마련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오 위원장은 "공무원노조는 앞으로도 희망과 행복의 가치를 중심으로 도민들께 참봉사하는 공직자로서의 사명을 성실히 실천해 나가겠다"며 "이번 행사에서도 함께 걸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뜻깊은 추억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NH농협은행 강대규 지점장은 "지난 2년간 드라이브 스루방식의 현장소통 행사로 진행되었는데 올해에는 다행히 함께하는 행사를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의 일상이 예년처럼 회복되어 이번 행사와 같은 다양한 행사를 계속해서 개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강 지점장은 이어 "저희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19 극복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농축산물 소비촉진 지원, 소상공인 지원확대 출연 등의 지원을 해왔으며,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나눔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회 구석구석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는 제주농협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가을 탐방행사는 사설관광지인 제주 더마(馬)파크, 그리고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지 두 곳을 탐방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비장애인들의 경우 마음만 먹으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혼자서는 쉽지 않은 이동 동선이다. 한글날 연휴를 맞아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 공연시설인 더마파크를 함께 관람하며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는 요소는 무엇인지 함께 공유하며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산발적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속에서도 모처럼의 나들이에 동행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성복씨는 "오래전부터 계속 참여해왔었는데, 한동안 코로나 때문에 동행 행사가 중단돼 아쉬웠다"면서 "몇년 만에 반가운 얼굴들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좋은 시간 보냈다. 내년에도 참여해서 가보지 못한 곳들을 다녀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총괄 진행한 원성심 헤드라인제주 편집이사는 "코로나19 펜데믹은 우리의 일상과 사회적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지만, 아름다운 동행으로 맺어진 소중한 인연은 그 무엇에도 흔들림이 없이 12년을 이어오고 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피력했다.
원 편집이사는 "물론 지난 3년은 시련과 역경의 연속이었습니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었지만, 특히 장애인분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일상은 크게 제약되었고, 몸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분들은 바깥 출입마저 쉽지 않아 심리적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해 현장기행이 중단됐던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위기극복을 위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현장 소통'이라는 대체행사를 진행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면서 "오늘, 위기상황을 잘 극복한 동행팀이 다시 만나 현장기행을 재개하게 되었는데, 너무 기쁘고 내년부터는 완전한 정상화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제주도전세버스운전자협회 강정필씨(직전회장)는 이날 동행팀의 이동수단인 대형버스 1대를 무료로 지원함은 물론 여행안내 재능기부를 펼쳐 고마움을 샀다. 강 전 회장은 아름다운 동행행사가 처음 시작된 2011년부터 올해까지 24회차 연속 지원 및 참가를 이어가고 있다.
공직자들과 NH농협 직원들은 이날 현장탐방 행사를 마치면서 함께 한 장애인 참가자들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앞서 이날 아침 제주종합경기장 앞에서 이뤄진 동행팀 출발 행사에는 제주특별자치도 김희현 정무부지사 등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김희현 부지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천천히 함께 걸으며 얘기하고, 함께 관광지를 관람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김 부지사는 “‘열 사람의 한 걸음’처럼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할 때 그 효과와 보람은 배가 된다”며 “도민사회의 희망과 행복도 더욱 커져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강인철 회장은 "올해 상반기와 작년 상.하반기에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거리두기로 인해 드라이브스루 소통으로 대체해 진행하였지만 올해 하반기에 이렇게 계획대로 시행 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기쁘다"면서 "아름다운 동행행사가 벌써 24회째를 맞고 있는데, 이를 통해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장애인의 이동권이 더욱 확보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더불어 나아가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또 "장애인인권 향상과 이동권 확보를 위한 사회적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서로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희찬 제주특별자치도 총무과장도 참석해 동행팀에 간식을 전달하며 격려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