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수처리장 방류수 수질 '기준치 초과' 수두룩...'40배' 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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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하수처리장 방류수 수질 '기준치 초과' 수두룩...'40배' 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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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내내 기준치 초과에 40배 넘는 곳도...'최악' 수준
용량 포화에 무대책 방류...우천시에 특히 심각, 왜?
하수처리장 증설만이 답?, "절수 의무화 시설 단속만 잘해도..." 
현대화 사업이 완료된 색달하수처리장. ⓒ헤드라인제주
현대화 사업이 완료된 색달하수처리장. ⓒ헤드라인제주

올해 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수 수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가 수두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달 내내 기준치를 초과한 적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기준치의 최대 40배가 넘는 하수가 바다로 방류된 날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강한 비바람이 치는 날 유독 수질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는 우수관과 하수관이 분리되지 않아 빗물과 하수가 모두 하수처리장으로 몰려 용량이 초과된 탓에, 방류수가 바다로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내 하수처리장의 용량 포화는 강한 비가 내릴 때 뿐만 아니라 갈수록 늘어나는 인구와 관광객으로 인해 오랜시간 지속된 문제이기도 하다. 행정은 대규모 사업을 통해서만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절수 의무화 시설 단속만 잘해도 최대 50% 가까이 물을 절약할 수 있고 그만큼 수질도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헤드라인제주> 취재진이 올해 도내 8곳의 '공공하수처리장 월 및 일평균 수질검사 결과'를 모두 살펴본 결과, 지난 6월 24일 제주하수처리장 방류수에서는 기준치의 40배가 넘는 부유물질(SS)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하수처리장은 제주, 동부, 서부, 보목, 색달, 대정, 남원, 성산 등 총 8곳이 있다. 모든 하수처리장에는 방류수 수질을 5가지 항목으로 나눠 실시간으로 측정하며, 이를 토대로 매달 초에 일, 월평균 수질검사 결과를 공개한다.

이 결과표를 살펴보면, 이날 제주하수처리장에서는 모든 측정 항목이 기준치를 수십 배 초과해 방류된 것으로 드러났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지난 6월 24일 제주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수질이다.ⓒ헤드라인제주 

생물화학적산소유구량(bod)는 187.7(기준 10), 총유기탄소량(TOC)은 191.6(기준 25), 부유물질(SS)은 400(기준 10)의 수치를 보였다. 또 총질소(T-N)는 38.355(기준 20), 총인(T-P)도 9.89(기준 2)로 모두 기준치를 훨씬 초과했다.

같은 달 동부하수처리장에서는 1번, 보목하수처리장 5번, 색달하수처리장 5번, 남원하수처리장 3번 일부 항목에서 기준치를 넘는 하수가 바다로 방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남원하수처리장은 1월부터 5월까지 거의 모든 날, T-N이 기준치를 초과한 하수가 방류되기도 했다. 

1월에는 23번(평균 23.227), 2월에는 27번(평균 30.378), 4월에는 31번(평균 28.304), 5월에는 27번(평균 25.451) TN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강한 비바람이 치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엔 특히 방류수 수질이 좋지 않았다.

제주하수처리장에서 기준치 40배 이상 부유물질이 검출된 지난 6월 24일 제주에는 강풍특보와 함께 시간당 30~50mm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기도 했다.

보목하수처리장에서 5가지 모든 항목의 오염 정도가 기준치 2배 가까이 검출됐던 지난 6월 5일에도 제주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mm 내외의 강한 비가 내렸다. 

ⓒ헤드라인제주
지난 4월 남원하수처리장 방류수 수질. 거의 모든 날 총질소가 기준치를 넘은 것을 알 수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를 두고 환경단체는 우수관과 하수관을 분리하는 사업이 제대로 마무리 되지 않아, 일부 하수처리장은 빗물과 하수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용량이 금방 포화되면서 방류수가 무분별하게 바다로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관계자는 22일 <헤드라인제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제주도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우수관과 하수관을 분리하는 사업을 했지만 여전히 분리가 안된 곳이 많다"며 "빗물이 유입되면 별도로 처리를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 다 같이 방류해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많은 비가 내릴 때 뿐만 아니라 제주 하수처리 용량 포화는 늘어나는 관광객 등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나타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제주도는 그저 대규모 사업을 통해서만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며 다양한 대안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도는 공공하수처리시설 설립,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등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오히려 단시간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며 "수도법에 따라 도내 대부분의 관광업체가 절수 의무화 시설인데, 이에 대한 단속만 제대로 해도 하수 발생을 30~50%까지 줄일 수 있고, 수질도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학교 등 공공기관 절수설비 설치를 고려한다던가, 상업지구를 만든다고 하면 도시계획을 통해 그쪽에서 발생한 하수는 그 시설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해법이 있음에도 제주도는 대규모 사업만 고려하는데, 그렇게 지체되는 사이 오염물질 가득한 하수는 무분별하게 바다로 방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양오염만 가속화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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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2022-09-23 11:16:46 | 122.***.***.140
좋은 기사 고맙습니다~ 제주도 하수관거정비공사의 부실 문제도 다뤄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