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취임 전과 취임 후 제주 제2공항에 대한 견해와 발언이 달라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취임 전에는 정부와 적극 협의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반면, 취임 후에는 수동적으로 정부의 대응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진행된 제409회 제주도의회 제1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국민의힘 강하영 의원(비례대표)은 "제2공항과 관련해 국토부의 사업에 제주지사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모르는척하는 지사님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오 지사가 지난 6월 지역 언론매체 4사와 진행한 공동 대담에서 '결정과정에서 제주도민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겠다', '국토부와 제주도가 얼마만큼 밀접하게 협의를 잘 진행하냐에 따라서 속도를 낼 수 있다' 등 발언한 것과, <헤드라인제주> 등 인터넷신문 4사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제2공항 갈등의 실용적 접근 방식의 적용을 말하면서 항공인프라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및 도민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적정규모를 산정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당선인 신분에서의 발언을 보면 보다 적극적인 제주 차원의 대안을 준비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국토부, 환경부와 적극적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읽힌다"며 "그러나 취임 이후에는 발언의 기조가 확연히 달라진다"고 꼬집었다.

그는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는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용역 과정 중에 제주도지사가 의견을 낼 단계는 아니다'라고 하면서 제2공항에 대한 불분명한 입장이라는 질문에는 '국토부의 사업에 제주지사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불쾌감을 내비치기 까지 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금의 오영훈 도정의 제2공항에 대한 입장은 취임하기 한 달 전에 지사 본인께서 하신 발언과도 다른 행보를 취하기에, 도민들의 실망은 날로 커져가고 있는 것"이라며 "오영훈 지사께는, 도민들의 실망에 대해 뭐라고 답하시겠느냐"라고 물었다.

또 "지사께서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해 집단지성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기에, 국토부의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도, 그 결과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자세가 아니라, 제주도만의 대안을 만들고, 도민들의 뜻을 모아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셔야 한다는 것"이라며 "집단지성이 하루아침에 모아 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지사께서는 국회의원 시절 제2공항 건설 갈등 해법으로 정석비행장 활용 방안을 주장하신 바 있다"며 "당시 제대로 도민 여론을 수렴하지 않은 채 설익은 대안 제시로 인해 도민 사회 내에 더 많은 갈등과 논란을 야기했었는지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그렇기에 진정 집단지성을 모아내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셔야 한다는 것"이라며 "제2공항과 관련해 어떻게 제주도민의 집단지성을 모아내실 것인가 구체적인 답변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오영훈 지사는 "당선인 때와 취임 후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라며 "다만 당선자 시절에는, 당시 원희룡 장관에게 이 문제와 관련해 만남을 요청했고, 그래서 만남이 기대됐던 시기였다"라고 설명했다.

오 지사는 "이와 관련한 논의가 급진전 될 것으로 예상돼 말했던 내용이 있는데, 이후 진척되지 않았다"라며 "또 제2공항 관계부서에 수차례에 걸쳐 국토부와 관련 협의를 요청.지시했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 과정이 지금까지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용역과 관련한 결과가 나오는대로 국토부와 공식 협의할 수 있는 채널 가동 기대하고 있다"라며 "그런 과정에서 속도감있는 내용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또 지난해 7월 국회의원 당시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대해 반려 결정을 내리자, 정석비행장 확충 대안을 제시하려다 주민 반발로 무산됐던 것과 관련해서는 "정석비행장 대안에 대한 혹평은 달게 받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당시 대안제시 하려 했지만 주민 반대로 공식 기자회견 개최하지 못했고, 기자회견을 예정했다가 하지 못했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그래서 대안 제시하지는 안핬다. 갖고만 있었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