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저체험센터 '해녀 수중시위' 두 달째..."마을어장 훼손 공사 절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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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레저체험센터 '해녀 수중시위' 두 달째..."마을어장 훼손 공사 절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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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 두 달전 '파제제 공사' 반발...지금도 "어장 훼손 공사 안돼"
공사는 자재 수급 문제로 중단...제주도 "충분히 협의해...다시 대화 나설 것" 
지난 19일 오전 서귀포 서귀동 해녀들이 해양레저관광거점사업 월파 시설 공사 현장서 수중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서귀동 어촌계>ⓒ헤드라인제주
지난 6월 19일 오전 서귀포 서귀동 해녀들이 해양레저관광거점사업 월파시설 공사 현장서 수중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서귀동 어촌계>ⓒ헤드라인제주

해양수산부와 제주도가 서귀포항만과 천연기념물 문섬 일대에 해중경관지구 조성사업인 해양레저관광거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귀동 해녀들이 파제제 공사로 어장이 쑥대밭 되고 있다며 수중시위를 벌인 지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의 공사에 반발하고 있다.(서귀포 해양레저체험센터 공사 현장서, 해녀들 '수중 시위'...왜?),  

다만, 시멘트 등 자재 수급이 안돼 공사가 무기한 중단된 상태라 당장 표면적으로 빚어지는 갈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제주도와 해녀들 간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존재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로 공사가 재개될 시 또다시 마찰이 생길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31일 취재 결과를 종합해보면, 서귀동 해녀들은 지난 6월 16일 파제제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수중 시위에 나선 이후로 현재까지도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반면 제주도는 충분히 협의를 거쳤고 합의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계획대로 공사를 재개하겠단 입장이다.

제주 해양레저관광거점사업은 지난 2018년 11월 해양수산부의 해중경관지구 조성사업으로 선정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연산호 군락이 드넓게 펼쳐진 서귀포항과 천연기념물 문섬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증가하는 해양관광 수요에 부응하며 내·외국인이 즐길 수 있는 명소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비 200억 원·도비 200억 원 총 400억 원이 투자되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다이빙, 서핑 교육 등이 가능한 해양레저체험센터와 해상다이빙시설 등이 설립될 예정이다.

서귀포항에 조성되는 제주 해양레저센터 조감도. ⓒ헤드라인제주
서귀포항에 조성되는 제주 해양레저센터 조감도. ⓒ헤드라인제주
제주 해양레저체험센터 현장위치도. <자료=제주도>ⓒ헤드라인제주
제주 해양레저체험센터 현장위치도. <자료=제주도>ⓒ헤드라인제주

그러나 이 사업은 부지 선정 과정에서 일부 마을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온 한편, 환경단체로부터 문섬 및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연산호 등 해양생물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철근 파동 등의 악재까지 겹쳐 공사가 중단되고 재개되길 반복했고, 지난 2일부터 현재까지는 시멘트 등 자재 수급에 난항을 겪으며 3번째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서귀동 해녀들이 수중시위에 나선 건 3번째 공사 중단보다 앞선 6월 16일. 

해양레저체험센터 앞으로 파도가 넘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월파시설 조성 공사가 4월부터 진행되고 있었는데, 해녀들은 이 공사로 인해 인근 어장으로 흙탕물이 쏟아지고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또 시설물이 들어서면 물의 흐름도 막혀 조업물들도 다 죽을 거라고 성토하며, 파제제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해녀들은 당시 "제주도가 우리한테 파제제 공사를 한다고 제대로 설명한 적이 없다"며 "협의 없이 공사를 강행할 시 수중 시위를 멈추지 않고 이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제주도는 "해녀들을 포함해 어촌계 관계자들 대부분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 등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며 "보상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제안했다고 반박했다. 

ⓒ헤드라인제주
지난 7월 방문한 해양레저체험센터 공사현장. 현수막 뒤로 보이는 노란띠가 파제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자리다. ⓒ헤드라인제주

이러한 일이 발생한지 두 달도 더 지난 현재까지, 제주도와 해녀들은 몇 차례 대화를 나누면서 일부 사안에 대해 합의를 했으나, 여전히 입장 차이는 존재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어촌계와는 구두상으로 어느 정도 합의를 했고, 해녀분들과도 몇 차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며 "공사가 재개될 시점에 직접 찾아가 논의를 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해녀들은 여전히 마을 어장을 훼손시키는 파제제 공사는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만약 협의없이 공사를 강행하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귀동 어촌계 해녀 ㄱ씨(72)는 최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여전히 같은 입장이다. 제주도가 제안한 카약 운영, 탈의실 리모델링 같은 거 필요없다. 할머니 때부터 해왔던 물질에 피해가 가면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서 나고 자라 늙어가는 사람들이다. 누군가에게는 바다가 놀이터겠지만 우리한테는 삶 그 자체"라며 "해녀들은 바다없이 살 수 없다. 우리 입장을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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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사람 2022-09-21 00:43:35 | 112.***.***.70
앞으로 몆년이나 물질 할건지. 앞을좀 봅서
해녀 분들. 당신들이. 삶을 존경합니다
하지만 앞을 보지않고. 미래에 발전도 보셔야. 합니다

동작 2022-10-30 14:08:58 | 118.***.***.12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흔한 체험시설 하나 세우는 것이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와도 같이 여겨지는 제주 해녀분들의 생계와 명맥 유지보다 중요한 건지 회의감이 듭니다. 어디에서나 경제원리를 적용하는 것이 반드시 합리적인가요? 또 그 과정의 융통성과 정당함이 보이는 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