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계절, 잊혀진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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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계절, 잊혀진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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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승훈 / 제주도 공보관실
강승훈 / 제주특별자치도 공보관실. ⓒ헤드라인제주
강승훈 / 제주도 공보관실. ⓒ헤드라인제주

해마다 10월 31일이 되면 라디오에서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다. 피아노 선율과 함께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이 노래로 이용은 1982년에 조용필을 밀어내고 가수왕을 차지하며 잊혀지지 않는 가수가 되었고, ‘잊혀진 계절’은 잊혀지지 않는 노래가 되었다. 하지만 계절은 잊혀져 간다.

어디 계절뿐이겠는가. 애틋했던 사랑도, 친구와의 우정도, 소중했던 추억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져 간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처음에 가진 마음을 의미하는 초심도 그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신규 공무원 교육을 받던 2004년 10월의 어느 날,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은지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친절한 공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친절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렇게 발표했다.

국가공무원법 제59조와 지방공무원법 제51조에서는 ‘공무원은 국민(주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는 ‘친절·공정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그 의무를 다하고 있는 친절한 공무원인가, 나 자신에게 묻는다. 친절한 공무원이 아닌 것 같다. 무엇을 하든 초심을 잃지 말라고 하는데, 나는 초심을 잃어버린 것이다. 친절한 공무원이 되고 싶다던 나의 초심이 이제는 ‘잊혀진 마음’이 된 것이다.

‘잊힌 계절’이 맞는 표현이라고 하지만, ‘소중했던 추억’을 소환하려면 ‘잊혀진 계절’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잊혀진 계절’을 들으며 공무원이 되어 처음 출근하던 날을 떠올리며, 더 늦기 전에 친절한 공무원이 되겠다고 다짐해 본다. <강승훈 / 제주도 공보관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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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더씨 2022-09-28 06:12:57 | 124.***.***.220
초심 !! 캬 ~ 맞는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