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정해진 수순?...공공기관장 인사도 '소문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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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정해진 수순?...공공기관장 인사도 '소문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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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설 오른 민선 8기 제주도정 인사 스타일, 왜 자꾸?
행정시장.정무부지사 이어 공공기관장 인사도 '내정설'대로
이변.파격 발탁 없고, '식상한 인사'...지방정가에서도 절레절레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의 '인사 스타일'이 구설에 올랐다. 고위 공직자 인사에 이어 공공기관장 인사에서도 공모가 진행되기도 전에 소문이 파다했던 인사들이 실제 그대로 임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6일 신임 제주경제통상진흥원장과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을 최종 확정해 임명했다. 경제통상진흥원장에는 오재윤 전 제주도개발공사 사장(73),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에는 김수열 전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63)이 각각 임명됐다.

이날 두 기관장에 대한 인선은 각 기관의 내부 추천위원회 심의와 인사위원회 추천 등의 절차를 거쳐 이뤄진 것이기는 하나, 공모가 진행될 즈음부터 임명 가능성은 크게 제기됐다. 이미 내정설이 회자되거나, 오 지사의 의중과는 달리 추천위원회 논의과정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오면서다.

결과론적으로 오 지사의 인사 스타일로 불리는 '소문대로 인사'는 이번에도 그대로 들어맞게 됐다. 그들만의 짜여준 수순의 인사라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또 인선된 개인의 능력 여부를 떠나, 도정은 새롭게 바뀌었으나 과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부 몇몇 사람들만 주요 자리를 순회하며 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경제통상진흥원장에 임명된 오재윤 원장은 1949년생으로 제주도 국제통상협력실장과 기획관리실장을 거친 고위 공직자 출신이다. 공직을 퇴임한 후에는 민선 5기 우근민 제주도정 당시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지방공기업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을 지냈다.

공직 라인에서 최고위직을 지내고, 제주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개발공사 사장까지 역임한 그가 이번에 다시 발탁된 것을 두고 지방정가에서는 다양한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는 전형적 정실 인사 내지 선거공신에 대한 안배 인사라는 쓴소리도 적지 않다.

이는 오 원장이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원한 제주체육희망포럼 대표를 맡아 활동했고, 지방선거에서는 오영훈 후보를 적극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수열 신임 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교사 출신의 문인으로, 제주민예총 이사장과 제주작가회의 회장 등을 역임했고, 민선 6기 원희룡 도정 때에는 제주도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최근에는 신축항쟁 120주년 기념사업회 상임공동대표와 사단법인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등을 지냈다.

이번 공모 심사 과정에서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오 지사측 의향과는 상관없이 김 이사장을 추천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으나, 이미 지난주에 김 이사장의 '낙점' 소문은 파다했다. 공모와 관련해 임원추천위원회의 심의 내용이 중간에 흘러나와 하마평에 오르는 상황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앞서 지난달에는 개방형 직위로 공모됐던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정무부지사 공모도 모두 '소문 그대로'의 지명이 이뤄진 바 있다.

이는 고위직 및 기관장 공모가 '들러리'를 세우기 위한 요식적 절차에 지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복수 응모자가 없을 경우 재공모를 하도록 한 규정 때문에 '들러리'는 필요한 셈이다.

첫 정무부지사에 김희현 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62)이 지명됐다. 개방형직위 공모가 진행됐던 제주시장에는 강병삼 변호사(48), 서귀포시장에는 이종우 전 남제주군의회 의장(63)이 후보자로 결정됐다.

3명 모두 지방선거 또는 인수위원회에서 오 지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사람들이다. 

강병삼 후보자는 지난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된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한규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민선 8기 제주도지사직 인쉬원회에서 도민정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종우 후보자는 지방선거에서 오영훈 후보 비서실장을 맡아 활동했고, 선거가 끝난 후에는 인수위원회에서 오 당선인 비서실장을 한 바 있다.

김희현 후보자는 지방선거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경선이 실시되기 직전 오영훈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소위 선거공신을 배려한 '정실 인사'라는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파격적이지도, 혁신적이지도 못한 인사라는 평가 속에 도민들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문제는 민선 8기 도정의 이러한 인사 스타일이 이번으로 끝나지 않고, 남은 기관장 인사에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공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방정가에서는 벌써 이 자리에서 지방선거 당시 오영훈 캠프에서 중책을 맡았던 사람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에는 지방선거와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이나, 육지부의 한 학계 인사가 임명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제주도개발공사 상임감사 공모에는 지방선거에 관여했던 사람들간에 치열한 경쟁이 붙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제주연구원 원장, 제주테크노파크 원장, 제주한의학연구원 원장,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등의 인사 공모 절차도 조만간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제주연구원장의 경우 지방선거에서 오영훈 도왔던 학계 인사 2명 중에서 선임될 것이란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이변도 없고, 깜짝 발탁도 없는 '식상한 인사'가 계속되면서 지방정가에서도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제주도의회의 한 의원은 "새로운 도정이 출범한 지 이제 겨우 한달 여밖에 되지 않았는데, '허니문'의 분위기도 실종된 듯 하다"면서 "이는 상대 정당의 정치적 공세 때문이 아니라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너무 밋밋한 운영으로 일관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은데 따른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민선 8기 도정 출범 초기 비전이나 혁신과제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데다, 행정시장이나 기관장 인사에서 뭔가 새로움이나 혁신적 모습이 없어 도민들도 새로운 도정에 대해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출범 초기임에도 도정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감이나 관심도가 크게 낮아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피력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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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2022-08-16 21:54:39 | 175.***.***.190
도정은 바뀌었지만 예전과 뭐가 더 좋아진건지 실감이 안나네요. 공무원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윤석열 인사만 나쁘다고 욕할바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