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가 제주국제관악제에 안정된 걸음을 선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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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가 제주국제관악제에 안정된 걸음을 선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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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제주국제관악제는 뚜벅뚜벅 안정된 걸음을 걷게 되었다. 코비드 상황임에도, 2022년 8월 8일에, 제27회 제주국제관악제의 개막식은 제주 아트센터에서 변함없이 열렸다. 예약시스템도 안정되었다. 카메라의 음악을 따라가는 소양도 안정적이었다. 부지런함, 겸한 소통, 국제적 메너를 지금처럼만 간직하고 있으면 참가팀 섭외나 관중초대 등의 걱정은 없을 듯하다. 효과를 만들어내는 전략도 이제는 과히 세계적이다. 주변의 관찰자로써 느끼는 ‘대단함’과 제주인의 한 사람으로써 ‘흐믓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공연은 크게 두 흐름으로 구성되었다. 제주에서 준비한 윈드 오케스트라의 공연과 영국의 저명한 코리 밴드의 공연이다. 코리 밴드가 갖는 유럽브라스의 순수함부터 제주 윈드 오케스트라의 사회성을 반영한 민족적 정서까지 그 스펙트럼의 지평이 더 이상 넓을 수 없었다. 다양한 악기의 섬세함, 아시아에서는 듣기 어려운 브라스의 맛, 쇠소리가 만들어내는 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제주 브라스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제주 윈드 오케스트라의 수준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감히 세계적인 상황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임대흥 지휘아래 가민의 태평소연주, 고영렬의 판소리 연주, 존노의 카운터 테너 연주 등은 제주인은 물론 외국에서 참여한 국제관악제 참가자들에게 야릇한 감흥을 주었을 것이다. 
  
영국 코리 밴드의 유러피안 브라스 소리는 왕궁의 대관식으로부터 빅밴드의 맛까지도 느끼게 해주었다. 평소에 듣기 어려운 흐루겔 혼, 알토 혼, 코넷 소리 등은 말할 수 없는 감흥을 주었다. 나이드신 분들의 섬세함과 활기참, 에너지 등은 이른 나이에 현역에서 은퇴하는 우리에게는 많은 교훈을 주었다. 유럽의 콘테스테에서 몇 년을 1위한 팀의 연주를 제주에서 들을 수 있는 기쁨도 추가하고 싶다.      
  
이번 국제관악제를 참여하고 관찰하면서는 어떻게 해서 조직위원회가 이런 ‘안정된 걸음’, 다른 표현으로는 ‘행사와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되었을까?하는 요소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코비드의 극복과 연결해서.  
  
첫째, 시스템과 그 수준의 안정성이다. 자문과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조직위원회, 집행과 관리조직체계로서 집행위원회와 사무실 체계가 중심이 되고 있다. 1년 내내 지속적인 활동을 한다. 다가올 계획과 지나간 행사에 대한 정산, 그리고 현재의 행위에 대한 집행을 동시에 수행한다. 행사 시기에는 각 행사장별 관리팀장, 사회자, 스텝진으로써의 전문가, 추가적 자원봉사자의 리스트를 미리 선정해서 교육 후 투입한다. 별도의 사회자 그룹, 자원봉사자 그룹, 의전과 안내 그룹, 위기상황 대처팀 등을 마련해서 교육 후 투입한다. 가외성(加外性 redundancy)적 측면에서 교집합적 관심을 가지면서 일은 진행된다. 철저한 분업이 만들어낼 제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었다. 

둘째, 유연성의 확보가 인식과 체제속에서 안정화되고 있었다. 코비드 상황을 겪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총회, 임시총회, 조직위원회 회의 등에서 언급이 되는 문제나 걱정거리는 ‘해결’이라는 지향내에서 유연한 시스템적 조합이나 계획이 변경을 고려하는 방법으로 대응했다. 위기대처능력은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확보했으나 정부의 시책에 따라 변경되었을 때 국제관악제의 개별 프로그램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시나리오와 ‘플랜 B’라는 구상을 하고 있었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사안별로 상의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공공의 이념성 중 유연성(flexibility)이 확보되는 모습이었다.    
  
셋째, 세계성(globility)의 의미를 잘 활용하고 있었다. 세계 각국 최고의 공연단체, 최고의 전문가, 최고의 퍼포먼스 단체를 모시는 것은 물론 그 외 그분들과 최고의 관계성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상황이 되었다. 설령 협상절차가 힘들다 하더라도 그동안의 네트워크와 설득 등을 통해서 문제의 해결은 물론 차기의 팀들을 섭외하는 수준이 되었다. 7일 U 13 밴드 콘테스트에서 우리나라 초등학교 관악단들의 외국으로의 방문교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다. 이러한 사업 또한 국제관악조직위가 앞장서게 되면 완성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성을 완성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넷째, 조직위활동이 국제관악제의 가치지향 합리성(rationality for the value)에 부합해가는 모습을 보았다. 국민들의 관악공연 향유기회의 확대, 관악인과 관악수준의 발전 도모, 관악을 통한 세계와의 교류와 평화증진이라는 목표에 부합하는 노력들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 구체화의 정도에 따라 국제관악제에 대한 긍정적 평은 상승해가고 있다. 국제관악제 프로그램을 즐기기위한 도내외 관람객들이 지속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전좌석 예매와 참여수준을 관조해보면 느낄 수 있는 영역이다. 초등학교부터 어르신 관악단까지 우리나라도 이제는 관악을 즐기는 인구들이 많이 늘어났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제주국제관악제를 통해 어느 누구도 해낼 수 없는 전 세계의 관악인구네트워크를 완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다섯째, 순수성(purity)의 준수가 미래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랑크 푸르트 학파 아도르노가 예술이 상업과 만나면서 아파하는 모습과는 달리 제주국제관악제는 순수성을 유지함으로써 다양한 논쟁이나 공격으로부터의 자유를 확보하고 있다. 이 또한 제주국제관악제의 지속성 담보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있는 점이다. 경제논리에서 자유롭게 구성하고, 순수성을 잘 지켜내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계획과 집행을 하고 있다. 그 결과 행사와 프로젝트의 지속성이 담보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코비드가 그 동안의 국제관악제에 끼친 가장 큰 풍랑이었다면 이젠 미풍이 올 수 밖에 없다. 내년 제주 국제관악제 개막식 공연 관람기에서는 ‘큰 잔치의 개막식’이 열렸다는 표현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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