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야생적응장에 낚시배 접근 무방비..."사람 접촉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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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야생적응장에 낚시배 접근 무방비..."사람 접촉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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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낚시배 한 척, 비봉이 야생적응가두리 인근까지 접근
핫핑크돌핀스 "사람 접촉 안돼...해수부에 선박 접근 차단 요청"
ⓒ헤드라인제주
지난 5일 오전 9시 30분께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마련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야생적응 가두리 바로 옆으로 낚싯배 한 척이 매우 가까이 근접해 낚시를 하고 있다. <사진=핫핑크돌핀스> ⓒ헤드라인제주

전국에서 유일하게 수족관에 갇혀 있다 최근 바다로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야생적응훈련이 이뤄지고 있는 가두리 근처로 낚시배가 접근한 장면이 포착됐다. 사실상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무방비 상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봉이의 야생적응 과정을 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는 동물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야생본능 회복을 위해 비봉이와 사람 간 접촉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9시 30분께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마련된 야생적응 가두리 바로 옆으로 낚싯배 한 척이 매우 가까이 근접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배에는 3명의 낚시꾼과 1명의 선장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돌고래 관찰보다는 낚시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낚시꾼들은 근처 가두리에 있던 비봉이에는 아무런 관심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망원렌즈를 통해 낚싯배 선장의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직접 전화를 걸었다"며 "17년 만에 고향 바다로 돌아온 비봉이의 성공적인 야생 본능 회복과 방류를 위해서는 인간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므로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박이 가까이 접근하면 야생 본능 회복이 늦어질 수 있음을 선장에게 설명했다"며 "낚시선박을 비봉이 가두리에서 먼 곳으로 이동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설명을 들은 선장은 조금 후 낚시선박을 먼 곳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오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야생적응훈련시설 가두리로 옮겨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4일 오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야생적응훈련시설 가두리로 옮겨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수족관에 갇힌 지 17년만에 바다로 돌아가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사진=핫핑크돌핀스)
수족관에 갇힌 지 17년만에 바다로 돌아가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사진=핫핑크돌핀스>

또한 핫핑크돌핀스는 "해양수산부 담당자에 연락해 인간이 탄 선박들이 가두리에 접근하면 비봉이의 야생본능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며 "가두리 주변으로는 선박 접근을 아예 차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해수부는 제주도와 협의해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비봉이는 지난 2005년 한림읍 비양도 앞바다에서 포획된 이후 약 17년 동안 돌고래 체험시설인 퍼시픽랜드(㈜호반호텔앤리조트) 수족관에 감금됐다.

당시 함께 지내던 남방큰돌고래 네 마리(삼팔이, 춘삼이, 태산이, 복순이)는 2013년 제돌이와 함께 제주 앞바다로 방류됐지만 비봉이는 남겨졌고, 국내 수족관에 마지막으로 남은 남방큰돌고래가 됐다.

환경단체들이 지속적으로 비봉이의 방류를 촉구해온 가운데, 최근에는 인기드라마 '이상한 드라마 우영우'에서도 언급되는 등 그 관심이 고조되고 있었다.

해양수산부와 핫핑크돌핀스 등 환경단체, 제주대학교, ㈜호반호텔앤리조트 등 관련 기관 단체들이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한 끝에, 비봉이는 결국 고향 제주바다로 돌아갈 수 있었다.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대정읍 앞바다에서 야생적응훈련을 충분히 거친 뒤 인근 해역으로 방류될 예정이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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