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에 남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바다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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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에 남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바다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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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 갇힘 17년만에 방류 결정...민관 공동 야생적응훈련 시작
동물보호단체 일제히 '환영'..."선박관광 금지, 보호구역 지정해야"
수족관에 갇힌 지 17년만에 바다로 돌아가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사진=핫핑크돌핀스)
수족관에 갇힌 지 17년만에 바다로 돌아가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사진=핫핑크돌핀스)

17년째 수족관에 갇혀있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바다로 돌아간다.

해양수산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수족관에 남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자연 생태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관련기관, 시민단체, 전문가 등과 협력해 4일 오전 10시 서귀포시 대정읍 해역에서 해양 방류를 위한 야생적응 훈련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비봉이는 2005년 4월, 제주 한림읍 비양도 앞바다에서 포획된 이후 약 17년 동안 퍼시픽랜드(㈜호반호텔앤리조트) 수족관에서 지냈다. 당시 함께 지내던 남방큰돌고래 네 마리(삼팔이, 춘삼이, 태산이, 복순이)는 2013년 제돌이와 함께 제주 앞바다로 방류됐지만 비봉이는 남겨졌고, ‘국내 수족관에 마지막으로 남은 남방큰돌고래’가 되었다.

비봉이는 이번에 퍼시픽랜드의 수조를 벗어나 앞으로 대정읍 해역에 설치된 가두리 훈련장에서 활어 먹이 훈련, 야생 돌고래 개체군과의 교감 등 야생적응 훈련을 거쳐 최종 방류될 예정이다.

비봉이 해양방류는 △방류가능성 진단 및 방류계획 수립 △사육수조 내 적응훈련 △가두리 설치 및 이송 △가두리 내 야생적응 훈련 △방류 및 사후 모니터링 등 총 5단계로 진행된다.

앞서 제주도는 이번 해양방류를 위해 지난 6월 해양수산부, ㈜호반호텔앤리조트, 시민단체 핫핑크돌핀스, 제주대학교 등 총 5개 기관 및 단체, 전문가 등과 함께 방류 협의체와 기술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5일 해양방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방류 세부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강석찬 제주도 해양산업과장은 “비봉이가 성공적으로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참여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방류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남방큰돌고래 자연 방류를 계기로 제주 연안의 해양생태계 관리에 더욱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날 논평을 내고 "2005년 제주도 비양도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되어 17년간 돌고래쇼에 이용되어온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마침내 다시 제주 바다로 돌아간다"면서 "비봉이 방류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공적인 비봉이 방류를 위해 무분별한 선박관광 금지와 돌고래 보호구역 지정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비봉이 방류가 온전히 성공하고 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무리한 근접 운항으로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의 사교활동을 방해하고, 먹이활동과 휴식 시간을 빼앗는 무분별한 선박관광에 대한 금지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 일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을 지정해돌고래들의 서식처가 교란되거나 파괴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보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자유연대도 입장을 내고, "정부와 해당 기업이 이제라도 비봉이에 대한 인도적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점에서 반가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그 대책 방안이 방류 외 다른 대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은 매우 아쉬움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봉이 방류는 생존과 행복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 연안에서 120여 마리가 관찰되는 남방큰돌고래는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으며, 국내 수족관에서 총 8마리가 사육되고 있었다.

2013년 ‘제돌이’, ‘춘삼이’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해양 방류됐으며, 지금은 제주 퍼시픽랜드에 ‘비봉이’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이번 방류 결정 과정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서귀포시)의 중재역할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위 의원은 해양수산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대학교(김병엽 교수팀), 호반그룹, 시민단체(핫핑크돌핀스) 등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퍼시픽리솜 돌고래(비봉이) 방류 협의체 구성'을 중재, 협약을 이끌어냈다.
 
협약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비봉이 해양방류 관련 제반사항을 협의하기 위한 '협의체' 운영을 총괄하며 모니터링 등 방류 후 사후관리를 총괄하게 된다.
 
제주도는 해양방류에 필요한 인허가 등 행정적 지원 및 선박, 시설 등 방류에 필요한 장비를 지원하고, 제주대학교는 기술위원회를 구성해 비봉이의 해양방류 훈련 및 해양방류 가능성을 판단한다.
 
호반그룹은 비봉이의 보호, 관리 주체로서 해양방류 시까지 성공적인 해양방류에 적극 협조하며, 소요되는 제반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시민단체(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방류의 의미와 해양생물 보호 중요성에 대해 알리고, 성공적인 해양방류를 위해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위성곤 의원은 "많은 갈등과정이 있었지만 비봉이의 해양방류를 위해 이해 당사자들이 함께 힘을 모으게 됐다"면서 "비봉이가 안전하게 훈련받고, 바다로 돌아가 돌고래 친구들과 행복하게 지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위 의원은 아울러 "비봉이의 방류 훈련 과정은 철저히 인간과 멀어져야 한다."면서 "비봉이가 어떻게 훈련을 받는지 관심이 많겠지만 방류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입장도 많은 만큼 안전한 방류를 위해서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국민들이 마음으로만 적극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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