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고교 관악 동문들의 재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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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고교 관악 동문들의 재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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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황경수 /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역사적인 일이다. 2022년 7월 28일 목요일, 해변공연장에서 제주지역 고교 음악부활동 했던 동문들의 연합연주회가 열린다. 27일 수요일 저녁에는 28일 무대에 올라갈 각 고교의 음악부 동문들이 한 곳에 모여 연합연주곡을 연습했다. 
  
어떤 조건도 따지지 않았다. 제주지역 고교 음악부 활동했던 분들이면 모두 가능했다. 60대 후반부터 대학 1년생까지 모였다. 관악부 출신 선생님부터 악기를 놓은 지 몇 십년이 되는 동문까지 모였다. 음대를 졸업한 프로부터 자존감 충만인 아마츄어까지 모였다. 고급 개인악기를 가진 동문부터 고교에서 악기를 빌려서 가지고 온 분까지 있다. 모두 모인 것이다. “넌 학생이냐?”라고 60대 선배가 물었다. 처음보는 분의 질문에 대답하는 다른 학교의 후배는 “아고 전 대학생입니다.” 정겹다. 
  
협력하니 합주가 이루어졌다. 기다려주고, 준비해주고, 양보하고, 부탁하고, 기꺼이 움직여주고, 예의를 지켜주고! 합주시작 전 어수선한 분위기 상황에서 필자가 느낀 느낌이었다. 물론 연습이 시작되었을 때는 연주를 위한 관악부 출신들의 모습이었다. 백호기의 응원스타일은 아니었다. 서로 양보하고, 볼륨을 줄이면서 주 멜로디의 악기들이 도드라지게 서로가 노력하는 합주였다. 관악은 많은 연주자들이 모여 협력하면서 연주할 때 그 매력은 가히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경이롭다. 내도라는 마을의 알작지라는 바닷가, 자갈사이로 바닷물이 왔다 빠질 때 일제히 ‘자글자글’하면서 내는 소리처럼 하나가 되어 다가온다. 협력은 아름다운 것이다.    

연주회를 잠깐 소개하면 “시작”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시작되었다. 첫 연주회는 오현고동문회(회장 김승훈)가 주관이 되어 준비되었다. 오현고 출신 영주고 음악선생님인 고은석 선생님의 오현고등학교 음악부 동문연주단을 지휘한다. 제주일고 출신이면서 서귀포 관악단 상임단원으로 활동 중인 양상식 선생님이 제주일고 음악부 동문연주단을 지휘한다. 대기고등학교 출신이면서 제주대학교 박사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는 김형관 선생님이 대기고등학교 음악부 동문연주단을 지휘한다. 협연으로는 섹소폰의 오현고 출신 고결 선생님과 대기고 출신 성악가 테너 김신규 선생님께서 각각의 합주단에서 도와주신다. 연합에서는 고은석 선생님과 김형관 선생님이 지휘봉을 잡고 두 곡씩 연주하게 된다. 하면 되는 일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서도 없었던 쉽지 않은 일이다.     
  
지속적으로 잘 이어져가길 기도하면서 연습했다. 이 행사는 지속적으로 잘 되길 기도하고 싶다. 기도하면서 내가 한 노력은 일부러 얼굴에 미소를 머금는 것이었다. 단원들이 지나가다가 우연히 저의 미소를 보면, 그 분에게도 미소 DNA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느낌에서이다. 그 미소의 DNA가 퍼지면 이 행사는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다.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공진(co evolution)을 추구함으로써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형태가 지속되길 기도했다. 같이 발전하는 것이다. 각 학교 동문들의 서로 선의의 경쟁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프로도 참여하지만 아마츄어도 지속적으로 참여하여 연합연주 속에서 같이 발전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참여인원이 많게 되면 연습장소를 체육관 등으로 섭외해서라도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그 속에서 융합적 발전이 이루어지길 기도한다.
  
모인다는 것은 협력을 하겠다는 것이고 보면 모이면 합주의 수준도 높아질 것이다. 앞으로 연주를 잘 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누구를 막론하고 격이 없게 모이고, 서로 의지하고, 소통하기를 기도한다. 그러면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에서도 보기드문 훌륭한 일이 될 것이다. 제주관악인들은 이렇게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고 있다.  <황경수 /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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