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어선들...대형 화재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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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어선들...대형 화재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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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 "좁은 항구에 배는 가득"...이격거리 없이 수십 척 일렬로 계류
해외는 '부잔교'로 안전.효율 확보..."제주는 '하드웨어'에만 집중"
ⓒ헤드라인제주
8일 오전 제주시 도두항에 정박해 있는 어선들. ⓒ헤드라인제주

최근 제주도내 항구에서 정박 어선 대형화재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도내 항구 상당수가 화재 안전에 매우 취약한 구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항구는 좁은데 배들은 이격거리 없이 일렬로 계루돼 있어 불이 나면 주변으로 쉽사리 번지기 쉬운 상황인 것이다.

특히, 해외 국가들은 '부잔교'를 설치하는 등 항구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안전성을 담보하는 방안들을 마련했으나, 제주는 여전히 항구의 크기 등 하드웨어 측면으로만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헤드라인제주> 취재진은 8일 오전 제주시 도두항과 제주항에 정박 중인 어선들을 살펴봤는데, 수십 척의 대형 어선들이 좁은 항구에 일렬로 정박해 있었다. 성산항, 한림항과 마찬가지로 화재가 발생하면 불길이 삽시간에 주변으로 번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이다.

◇도내 어선들 빈틈없이 일렬로 계류...대형화재에 속수무책

지난 4일 새벽 서귀포시 성산항과 7일 오전 제주시 한림항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어선 한 척에서 발생한 불이 바로 옆에 정박해 있는 어선으로 강풍과 함께 빠른 속도로 번졌다. 그리고 바다로 흘러나온 유류에서 재발화가 일어나 진화작업이 더뎌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과 해경의 첫 조치는 연결된 배들을 분리하는 작업이었다. 이 초동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화재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을 것이다.

화재 당시 인근 어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공통된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항구는 좁은데, 배는 많다", "어떤 안전장치도 없다"는 것이었다. 즉, 항구 자체의 구조적인 결함도 문제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마땅한 대책도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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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제주항에 정박해 있는 어선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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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도두항에 정박해 있는 어선들. ⓒ헤드라인제주

실제 취재진이 제주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항구로 알려진 제주항과 도두항을 살펴봤을 때도 이와 동일한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주항은 항내수면적 21만m2를 보유하고 있는 항만법상 1종항이다. 총 9개의 부두가 있으며, 어선뿐만 아니라 여객선, 화물선도 운항하는 등 국내에서도 그 규모가 상당하기로 유명한 항구다.

하지만 8일 오전 제주해양경찰서 함정부두 인근에는 새벽 출항을 마치고 온 어선 수십 채가 조금의 이격거리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정박해 있었는데, 화재가 발생할 시 어떤 항구보다도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보였다.

배들은 모두 굵은 밧줄로 연결돼 있었고, 20톤 이상 규모가 있는 어선들이었던 것이다. 바로 인근에는 수산시장과, 가정집, 식당 등도 밀집해 있어 화재가 발생한다면 인명피해의 우려도 클 것으로 예측됐다.

도두항 역시 새벽 작업을 마치고 온 어선 수십 척이 일렬로 계류돼 있었다. 특히 20채나 가까이 되는 어선들이 빈틈없이 붙어 정박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해외는 '부잔교'로 안전.효율 높여..."제주는 항구 크기 '하드웨어'에만 집중"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항구 같은 경우에도 좁은 항구에 수십 척의 배들이 밀집해 있다. 그런데 '부잔교'처럼 항구 이용 효율성을 높이고 안전을 담보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부잔교는 부두에 방주(方舟)를 연결해 띄워 위아래로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한 잔교를 뜻한다. 이를 통해 항구 중앙에 비어 있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어선들 간의 이격거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반면 제주도의 경우는 일부 소규모 항구 등에 부잔교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대부분의 항구들은 여전히 크기 등 하드웨어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홍명환 전 제주도의원도 최근 정박 어선 화재사고가 연달아 발생하자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번 어선 화재들은 예고된 인재라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항구. <사진=구글어스> ⓒ헤드라인제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항구. 어선들이 일정 간격을 유지한 채 정박돼 있다. <사진=구글어스> ⓒ헤드라인제주

그는 개인 SNS를 통해 "그제는 굴비처럼 엮여 있는 성산항의 어선 집단 화재에 이어 오늘 한림항 어선 집단 화재사고는 아연실색하게 하고 있다"며 "지난 2007년 9월 19일에도 화재로 13척의 배가 불에 탄 적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백억 원의 세금을 들여 항구를 건설하는 하드웨어만 신경 쓰고 기존 항구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개선에 소홀해 온, 어쩌면 예고된 인재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전 의원은 "부잔교, 일명 뜬 다리라고도 하는 승하선 시설이 있다"며 "해수부 연구에서도 어선용 부잔교는 1함당 연간 1억 원의 노무비를 절감할 수 있고 수산물 하역시간을 40% 정도 단축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일 성산항이나 한림항 등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는 부잔교를 설치했다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집단 화재로 번졌을까 싶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영훈 도지사는 지난 7일 도내 전 선박에 대한 긴급 소방안전점검 및 항·포구 내 방재시설 일제조사 점검을 통한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안전관리 강화를 지시하는 특별요청사항 1호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소방안전본부는 제주도내 전 항.포구를 대상으로 안전실태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헤드라인제주> 

7일 제주시 한림항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 ⓒ헤드라인제주
7일 제주시 한림항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 ⓒ헤드라인제주
4일 발생한 성산항 정박 어선 화재. <사진=동부소방서>
4일 발생한 성산항 정박 어선 화재. <사진=동부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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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 2022-07-12 01:37:36 | 121.***.***.76
부잔교는 어디 조그마한 요트나 가능 합니다.

이번처럼 큰 어선들의 접안시설을 위해 부잔교를 설치 하려면 예산과 많은 공간 확보를 위해 항구를 몇배더 확충이 필요 합니다.

배는 자동차하고 구조가 틀려서 자동차처럼 브레이크를 밝아다 하여 바로 스톱이 되는 것이아닙니다.

또한 이번 화재 난 어선들이 길이가 거의 20미터 이상의 큰 선박들 입니다.

20미터 되는 어선의 부잔교를 설치를 할려면 최소한 길이만 50미터 이상의 길이의 장소가 확보가 되어야 합니다.

20미터에 달하는 부잔교 시설과 뒤로 나갈려면 뒤로 최소 30미터 이상 거리가 확보가 되어야 하는데 성산포항의 경우 항구보다 차라리 배를 줄이는게 일명 감척을 하는게 정답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