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해양레저체험센터 공사 현장서, 해녀들 '수중 시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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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해양레저체험센터 공사 현장서, 해녀들 '수중 시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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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동 해녀들 "방파제 공사로 어장 쑥대밭...사전 얘기도 없었다"
제주도 "설명회 했고 보상도 제안...허가된 어업 구간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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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서귀포 서귀동 해녀들이 해양레저관광거점사업 월파 시설 공사 현장서 수중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서귀동 어촌계>ⓒ헤드라인제주

해양수산부와 제주도가 서귀포항만과 천연기념물 문섬 일대에서 해중경관지구 조성사업인 해양레저관광거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마을 해녀들이 수중 시위까지 벌이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해양레저체험센터 앞으로 파도가 넘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월파시설 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인근 어장으로 흙탕물이 쏟아지고 있으며, 물의 흐름까지 막히면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또 방파제 공사에 앞서 제대로 된 설명도 하지 않았다며, 협의 없이 공사를 강행할 시 수중 시위를 멈추지 않고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제주도는 사전에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쳤으며, 보상도 여러가지 방식으로 제안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서귀포항은 정식으로 등록된 어업 구간이 아닐뿐더러, 수산어법 개정으로 관행 어업에 대한 손실보상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오전 월파 시설 공사 현장의 바지선 주변에서 수중 시위에 나선 서귀포 서귀동 어촌계 해녀ㄱ씨(72)는 취재진에게 "마을 해녀들과 사전 협의도 없이 진행된 방파제 공사로 어장이 쓰레기통 돼버렸다. 더 이상 생계 활동을 이어갈 수가 없다"며 "제주도가 대놓고 해녀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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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양레저체험센터 현장위치도. <자료=제주도>ⓒ헤드라인제주
서귀포항에 조성되는 제주 해양레저센터 조감도. ⓒ헤드라인제주
제주 해양레저체험센터 조감도. <자료=제주도> ⓒ헤드라인제주

제주 해양레저관광거점사업은 지난 2018년 11월 해양수산부의 해중경관지구 조성사업으로 선정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연산호 군락이 드넓게 펼쳐진 서귀포항과 천연기념물 문섬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증가하는 해양관광 수요에 부응하는 지역거점을 조성하고 내·외국인이 즐길 수 있는 명소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비 200억 원·도비 200억 원 총 400억 원이 투자되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다이빙, 서핑 교육 등이 가능한 해양레저체험센터와 해상다이빙시설 등이 설립될 예정이다.

하지만 부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갈등을 빚어왔는데, 우여곡절 끝에 최종적으로 선정된 곳이 바로 서귀포항이다.

지난해 4월 시작된 센터 설립 공사는 철근 파동 등으로 또다시 지연됐고, 올해 2월에야 비로소 재개됐다.

해녀들이 문제 삼는 것, 즉 수중 시위에 나선 이유는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월파시설 공사 때문이다. 

해녀들은 센터 앞으로 치는 파도를 막기 위해 조성되고 있는 방파제 구간이 조업 구역인데, 공사로 인해 흙탕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시설물이 들어서면 물의 흐름도 막혀 조업물들도 다 죽을 거라고 성토했다.

해녀 ㄱ씨는 "이곳 바다는 제가 50년 전부터 물질을 해온 곳인데, 공사하면서 흙탕물이 흘러넘쳐 한순간에 쓰레기통이, 쑥대밭이 되고 있다"며 "가뜩이나 바다가 점점 죽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공사 때문에 성게도, 소라도 더 죽고 있다. 요즘 아무것도 나오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바다도 청소가 돼야 한다. 태풍이 오고 파도가 쳐야 바다도 살고 우리도 산다. 그런데 월파시설이 들어서면 이곳은 끝이다"라며 "제주도가 대놓고 해녀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해녀들은 제주도가 방파제 조성에 대한 어떤 사전 안내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센터 설립에 관한 말만 했지, 이렇게 (월파시설을) 만든다고는 얘기한 적 없다"며 "해녀탈의실 리모델링 해준다, 카약도 운영하게 해준다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다 필요 없다.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들어줄 때까지 수중 시위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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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서귀포 서귀동 해녀들이 해양레저관광거점사업 월파 시설 공사 현장서 수중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서귀동 어촌계>ⓒ헤드라인제주

반면 제주도는 다수의 해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충분히 가졌다고 반박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사전 설명회를 통해 많은 해녀분들에게 센터 설립뿐만 아니라 월파시설에 대한 안내도 충분히 했는데, 이제 와서 이런 입장을 보이시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갈등을 원치 않아 다양한 방식의 보상도 제안했는데, 무리한 요구를 하시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엄연히 말하면, 해당 구역은 서귀포항 내에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조업활동을 하실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수산어법 개정으로 관행 어업에 대한 현금 등 손실보상도 할 수 없는 게 원칙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사는 지금 멈출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도 설득하고 협의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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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경 2022-07-17 18:11:14 | 183.***.***.249
해양관광거점 사업 자체는 훌률한 구상입니다. 하지만 전례로 보면 프로그램과 역량이 아닌 시설 중심의 해양관광의 미래가 걱정스럽습니다. 시설을 마련하고 적자가 나면 누가 이를 보충할 것인지, 사업자를 위탁공모하면 유능한 사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될 수 있을 것인지, 완공전에 합리적인 협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신산 2022-06-24 18:36:20 | 223.***.***.136
앙앙앙 징징징 결국은 돈줍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