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 시즌 가파도, '관광 2시간 제한' 논란...왜 이런 조치를?
상태바
청보리 시즌 가파도, '관광 2시간 제한' 논란...왜 이런 조치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보리 시즌마다 인원 몰려 시간제한...선사 측 "어쩔 수 없다"
상인들 "유일한 대목인데" 하소연...관광객들도 "아쉬워요"
ⓒ헤드라인제주
섬 속의 섬 가파도에 황금빛 물결로 수놓인 청보리. ⓒ헤드라인제주

매년 봄만 되면 아름답게 수놓인 청보리가 장관을 이뤄, 큰 축제가 열리는 제주도 섬 속의 섬 가파도.

청보리뿐만 아니라 코스모스 꽃밭 등 가파도만의 특색 있는 포토스팟이 조성돼, 하루에도 수천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오곤 하는 이곳이 매년 시즌만 되면 반복되는 '관광 2시간 제한'으로 말이 많다.

'관광 2시간 제한'은 가파도.마라도 왕복 여객선을 운영하는 선사가 축제 기간인 4~5월 관광객들이 특정 시간에 몰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취한 조치로, 배로 이동하는 시간을 포함해 가파도 및 마라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을 2시간 내외로 한정한 것이다. 

이의 조치에 대해 일부 상인들은 청보리 시즌이 섬의 유일한 대목이지만 방문객들이 시간제한 때문에 서둘러 다녀, 매장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방문객들도 배 타고 이동하는 시간을 빼면 가파도에서 온전히 있을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조금 더 되는 정도인데, 마을을 둘러보면 식사는커녕 커피 한 잔도 제대로 마실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선사 측은 시간제한이 없으면 이들 대부분이 마지막 배로 나가려 하는데, 가용할 수 있는 인력과 선박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보다 오래 머물고 싶은 방문객들에게는 좌석의 여유가 있으면 충분히 머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토요일 오후 1시 <헤드라인제주> 취재진이 찾아간 가파도는 청보리 축제 막바지였음에도 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는데, 방문객들은 시간제한 탓인지 배에서 내리자마자 서둘러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반해 식당들은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분위기였고, 카페는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들렸지만 생각만큼 분주하지는 않았다.

ⓒ헤드라인제주
많은 인파들이 방문한 가파도. 방문객들이 배에 승선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헤드라인제주
가파도를 방문한 방문객들. ⓒ헤드라인제주

가파도 청보리 축제는 보리 잎이 황금빛 절정을 이루는 4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다. 가파도 청보리는 타지역보다 2배 이상 자라는 제주의 향토 품종으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높고 푸르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봄이 되면 18만여 평의 청보리밭 위로 노란 물결이 굽이치는 장관을 이루는데, 하루에도 수천 명의 관광객들이 이를 보고자 가파도를 찾아온다. 축제 끝물인 이날까지도 가파도로 출항하는 선박은 대부분 만석이었다. 

사람들은 배에서 내리자마자 대부분 청보리밭이나 코스모스 꽃밭으로 향했다. 일대 포토존은 비어있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이에 반해 가게들은 전반적으로 인적이 드물었다.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눈 지역 상인 ㄱ씨는 "이 시즌이 우리에겐 유일한 대목이지만 사실 찾아오는 사람들에 비해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 특히 최근 2년은 코로나 때문에 매출이 평소보다도 잘 나오지 않았다"며 "시간제한은 이해하는데 2시간은 너무 짧다. 최소 1시간은 더 연장되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상인뿐만 아니라 방문객들도 시간제한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관광객 ㄴ씨는 "섬이 작아도 구석구석 다니려고 하면 최소 3시간은 필요하다. 하지만 배 타는 시간을 제외하고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1시간 30분 정도"라며 "이 시간 동안 특별하게 무엇을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식사는커녕 카페 갈 시간도 없어서, 사진만 서둘러 찍고 나온다"면서 "뿐만 아니라 마라도는 배로 이동하는 시간이 더 길어서 짜장면 한 그릇 먹으면 할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가파도를 찾은 방문객들이 배에서 내려 마을 안길로 향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마라도.가파도 정기운항 시간표. <사진캡쳐=마라도.가파도 여객선 홈페이지>ⓒ헤드라인제주

여객선을 운영하는 선사 측은 상인들과 관광객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나, 이 시즌만 되면 방문객이 폭증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선사 관계자는 "청보리 시즌에는 방문객이 폭증해 늘 배가 만석인데, 시간을 정해 놓지 않으면 특정 시간에 쏠릴 수 있다"며 "상인들과 관광객들의 불편함을 이해는 하나, 우리로서도 이것이 최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편을 더 늘리기에는 경영이 그만큼 수월하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뿐만 아니라 더 오래 머물고 싶어하는 관광객들에게는 남는 좌석이 있다면 더 오래 있게끔 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시간도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주민들과 애로사항 등을 나누며 소통을 하고 있는데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며 "좀 더 긴밀하게 대화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