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다크투어 "4.3의 역사, 관광수단 전락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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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다크투어 "4.3의 역사, 관광수단 전락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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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가 제주4.3의 아픈 기억을 담고 있는 4.3유적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리멤버 제주4·3 다크투어리즘 모바일 스탬프 투어'가 4.3유적을 단순관광으로 소비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단법인 제주다크투어(대표 양성주)는 13일 논평을 통해 제주4.3 스탬프 투어와 관련해 "투어 완주상품, 유적지 주변 관광상품 및 업체 소개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제주4·3을 관광의 소재로만 다루고 있다"며 4.3의 지나친 관광화에 대한 견제가 필요다하다고 당부했다.

다크투어는 "제주4.3 74주기로 앞둔 지난 3월 말, 다크투어 참여자들과 4.3유적지를 방문했는데, ‘제주다크투어리즘’이라고 표기된 스템프 설치물을 발견했다"며 "이후 확인해보니 제주도와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는 2022년 3월 22일부터  ‘리멤버 제주4.3 다크투어리즘 모바일 스탬프 투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스템프 투어는 '코로19 확진자 급증을 감안해 비대면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스탬프를 통해 '지역 내 관광객 소비 견인과 경제 활성화'하는 목적으로 추진함을 밝히고 있다"며 "관광산업의 관점에서 코로나19로 침체한 제주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관광상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제주4.3의 역사와 관련 유적지는 단순히 '아름다운 제주관광' 상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아직도 제주에는 많은 생존자 및 희생자, 유가족은 4.3기간 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 발생한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도 명확하게 이루어진 것이 없다"며 "이런 과정에 있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로서 제주4.3을 활용하는 것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다크투어는 "더욱이 이번 스탬프 투어는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4.3유적지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으나, 각 유적지에 대한 자세한 역사나 이야기는 7,8줄의 짧은 설명에 그친다"라며 "그보다는 투어 완주상품, 유적지 주변 관광상품 및 업체 소개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제주4.3을 관광의 소재로만 다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제주도는 이런 사업을 진행하는 데 유적지 선정, 유적지 정보의 내용, 제주4.3이 가진 역사적 의미의 전달 방식, 관광설치물의 위치 등을 검토하기 위한 관련 전문가, 유족, 시민단체 등과의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며 "그러나 이번 사업에서 그러한 절차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도의회는 2020년 '제주도 다크 투어리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며 "이 조례에는 '생명.평화.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관광'을 다크투어리즘이라고 정의하며, 다크 투어리즘 육성위원회를 두고, 이를 육성하기 위한 기본계획 수립, 프로그램 개발, 전문인력 양성 등을 추진하도록 돼 있으나 재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주다크투어는 "최근 제주4.3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이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관광뿐 아니라 유적지 탐방, 답사를 위해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유적지를 돌며, 제주산 음식을 먹고, 유적지 주변에서 숙박하는 등 제주도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소비로 이어지고 부분이 분명히 있으나, 제주4.3은 기존 관광상품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관광의 수단으로만 활용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에는 ‘4․3지원과’를 통해 4․3유적지 관리업무를 하고 있으나 이보다는 4․3 희생자 및 유족 지원업무가 과중한 상태"라며 "이에 관련 부서를 확대개편해 제주4․3와 관련된 다양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또 "'제주4․3특별법'의 제개정 과정과 같이 제주다크투어리즘 또한 4․3희생자 및 유족, 관련 전문가 및 기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제주4․3이 가진 역사적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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