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거리 왕벚나무가 일본산?...생물주권 포기한 국립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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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거리 왕벚나무가 일본산?...생물주권 포기한 국립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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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왕벚나무 자생식물→ 재배식물 변경 논란
연구.환경단체 "일본에 자생지 없는데, 스스로 주권 포기"
"한라산 235그루 중 5그루만 분석, 오류...진상조사 하라"

국립수목원이 지난 2018년 진행한 '왕벚나무 유전체 해독' 연구 결과를 근거로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한라산이 원산지인 ‘왕벚나무’를 자생식물 목록에서 삭제하고, 왕벚나무를 재배식물로 수정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수목원이 비록 제주 왕벚나무 4종을 식물목록에 별도 등록하기는 했으나, 원산지가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기존 왕벚나무 품종을 일본명 ‘쇼메이 요시노’라고 부르고 이명을 ‘사구라나무’, ‘사꾸라’라고 표기하면서 사실상 생물주권을 포기한 셈이다.

이에 제주도내 환경.연구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제주와미래연구원과 제주환경문화원, 서귀포문화사업회,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생태사진연구회 등은 12일 성명을 내고 "산림청장은 왕벚나무 생물주권을 포기한 국립수목원에 대해 즉각 진상조사를 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한라산 원산지 왕벚나무 자생식물 목록 삭제는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수렴과 논의도 없는 일방적인 것이었다"면서 "특히 국립수목원은 한라산에서 발견된 235그루의 자생 왕벚나무 중 단 5그루를 분석했고 이 과정에서 심각한 오류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왕벚나무 생물주권을 포기한 것이며 왕벚나무 자생지인 한라산의 위상을 격하시키는 한편, 제주도민과 국민의 자존감을 흔들어 놓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국립수목원의 결정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 단체는 "국립수목원은 ‘일본왕벚나무’라는 종은 없음에도 이를 자의적으로 인정해 ‘왕벚나무’를 ‘일본 왕벚나무’라고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또 "일본에는 왕벚나무 자생지가 어디에도 없으며, 인위적으로 교잡종을 만들었다는 증거도 없다"며 "하지만 한라산 해발 600고지에는 수령이 150년생 이상된 왕벚나무가 자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나무는 2015년 4월 9일 국립산림과학원, 제주특별자치도, 한국식물분류학회가 공동 참여해 자원화의 기준으로 삼는 ‘기준 어미 나무’로 지정된 벚나무로 ‘제주도 향토유산 제3호’로 지정돼 있다"고 반박했다.

즉, 일본의 경우 왕벚나무의 기원이 불분명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에서 왕벚나무가 자생했기 때문에, 일본에 심겨진 왕벚나무는 제주가 기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 235그루 중 2.1%인 겨우 5그루에 대한 유전체 해독 결과를 전체를 대표하는 것으로 일반화한 것은 명백한 오류이다"면서 "국립수목원 관계자도 '연구 방법에는 문제가 없으나 왕벚나무 일부 개체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왕벚나무 전체에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는데, 국립수목원은 아주 적은 표본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실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라산 왕벚나무를 객관적 증거없이 ”일본왕벚나무“로 단정한 오류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왕벚나무 전문가들은 '제주도 한라산에는 다양한 왕벚나무 유전형이 존재하며, 자생하는 왕벚나무는 재배하는 왕벚나무와 일치하는 나무도 있고, 그와 다소 이질적인 왕벚나무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며 "한라산은 왕벚나무의 유전 다양성이 풍부하게 갖춰진 유일한 곳으로 부실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증거 없이 국가기관이 정책 결정의 근거로 삼은 것은 중대한 오류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산림청장은 즉각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오류가 있었음이 인정될 때는 국립수목원장을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또 "국립수목원은 왕벚나무를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자생식물로 즉각 원상복구 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하라"며 "아울러 한라산에서 발견된 자생 왕벚나무 분석대상을 확대해 왕벚나무의 원산지와 유전형 다양성에 대한 종합적 연구를 즉각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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