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동묘지, 쓰레기 대량 불법투기 몸살...도대체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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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공동묘지, 쓰레기 대량 불법투기 몸살...도대체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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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생한울누리공원 진입로 인근, 대형 쓰레기 등 불법투기
묘지 훼손 우려, 악취도 심각...시민들 "도대체 양심 있나요?"
ⓒ헤드라인제주
지난 10일 오후 제주시 연동 어승생한울누리공원 진입로 인근 풀숲에 쓰레기들이 대량으로 불법투기돼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자연장지로 한라산 중턱에 조성된 제주시 연동 소재 '어승생한울누리공원'.

규격화된 공원묘지가 아닌 섬의 자연과 조화롭게 조성돼,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곳이 지금 몰지각한 누군가가 무단으로 대량 투기한 쓰레기 때문에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3시 30분 어승생한울누리공원 진입로 인근 풀숲에는, 사람 키보다도 훨씬 큰 대형 쓰레기와 생활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등 온갖 쓰레기들이 대량으로 불법투기 돼 있었는데, 숲은 이미 썩은 쓰레기들로 크게 훼손돼 있었고 악취도 매우 심각했다.

무엇보다 강한 바람이 불거나 폭우가 쏟아지면 이 쓰레기들이 인근 공동 묘지까지 떠내려갈 위험도 있어 보여,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어승생한울누리공원은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2년간 제주시 연동 산 134-1번지에 337.62m2 규모로 조성됐다. 43억 72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잔디형 8848구, 화초형 3960구, 수목형 890구, 정원형 1980구 등 총 1만 5678구의 유해를 안장시킬 수 있는 대형 공원묘지로 만들어졌다.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묻는 방식이 기존의 규격화된 공원묘지들과 다르게, 제주 고유의 풍습 및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친환경적 방식이라 해마다 이용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긴 이용 기간에 비해 비용도 저렴하고 공무원들이 안장절차 및 벌초 등 묘지관리까지 도와줘 인기가 많다.

이날은 청명한식절기가 지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여전히 많은 이용객들이 방문해 묘역을 돌봤는데, 이들을 굉장히 불쾌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공원 진입로 바로 옆에 있는 풀숲에 대량으로 불법투기된 쓰레기들 때문이다. 

ⓒ헤드라인제주
쓰레기 마대 수십자루가 버려져 있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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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숲과 나뭇가지 사이에 버려져 있는 대형 쓰레기들. ⓒ헤드라인제주

쓰레기는 마대 수십 자루, 사람 키보다도 훨씬 큰 대형 인테리어 폐기물 수십 개, 음식물 쓰레기, 생활 쓰레기 등 그 종류도 다양했고 양도 상당했다.

많은 쓰레기가 풀숲 깊은 곳까지 버러져 있었고, 일부는 처리하기 힘들게 높은 나무의 가지에 걸려 있기도 했다.

근처까지 가지 않아도 멀리서부터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해 굉장한 불쾌감을 주었으며, 숲의 훼손도 심각하게 우려됐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아래로 경사가 져 있는데, 그곳에는 수십 구의 묘지가 안장돼 있었다. 폭우가 내리거나 강한 바람이 불 경우 쓰레기들이 묘지가 있는 구역으로 침범해 묘들이 훼손될 우려도 상당히 있어 보였다. 

이날 묘역을 찾은 시민 ㄱ씨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렇게 양심도 없고 몰지각한지 얼굴 좀 보고 싶다.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다면 묘지에 이 많은 쓰레기를 이렇게 버리고 갈 수가 없다"며 "어떻게든 찾아내 반드시 책임을 물게 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공원을 산책하러 온 시민 ㄴ씨도 "일주일에 한 두번은 공원에 오는데, 저게 하루 이틀 전에 발생한 일이 아니다. 최소 한 달은 지난 걸로 알고 있다"며 "비양심적인 사람, 방관하는 행정 총체적으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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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쓰레기들이 풀숲 깊숙히 버려져 있는 모습.ⓒ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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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생한울누리공원 진입로 바로 옆으로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는 모습. ⓒ헤드라인제주

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쓰레기들은 약 한 달 전쯤에 발견됐다.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정확한 시기, 투기한 사람을 찾지 못했지만, 해당 관계자는 아마 사람이 없는 야밤에 몰래 버리고 간 것으로 추측했다.

이 관계자는 "매일 공원 인근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는데, 한 달 전쯤 이 광경을 봤다. 규모를 보니 도저히 손으로 수거할 수 없는 정도라, 연동주민센터에 장비를 동원해 치워달라고 협조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연동주민센터 관계자는"상황이 심각해 보여 얘기를 듣고 즉각 현장 확인 후 수거업체 입찰을 진행했다. 이번 주 낙찰되면 다음 주에 계약을 진행, 늦어도 그다음 주 내로 처리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최대한 신속하게 쓰레기를 수거하겠다"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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