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물 흐르고 악취 펄펄'...제주 해안가 우후죽순 설치 배수관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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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물 흐르고 악취 펄펄'...제주 해안가 우후죽순 설치 배수관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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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해안도로 일부 음식점들, 갯바위에 시멘트 부어 배수관 설치
경관.자연파괴 심각...제주시 "즉각 현장 나가 조치할 것"
ⓒ헤드라인제주
지난 28일 오후 제주시 용담3동 어영공원 인근 갯바위에 시멘트를 부어 설치된 배수관들과 펌프시설. ⓒ헤드라인제주

올레길이 조성돼 있고, 다양한 음식점과 카페뿐만 아니라 유명 관광지 어영공원도 들어서 있어 하루에도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제주시 용담해안도로.

하지만 아름다운 이 모습과 대조적인 모습이 해안가 갯바위에서 보였는데, 일부 음식점에서 마구잡이로 설치한 배수관이 그것이다. 이 배수관들은 갯바위 여기저기에 난잡하게 설치됐는데, 미관상의 문제는 물론이고 해양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매우 커 보였다.

<헤드라인제주> 취재진은 지난 28일 오후 6시 30분 제주시 용담3동 어영공원 인근 공유수면에 설치된 배수관들을 살펴봤는데, 단순히 경관을 해치는 수준을 넘어, 녹물이 흐르고 시멘트로 작업되는 등 해양을 오염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어영공원 인근에는 올레길 17코스가 조성돼 있고 카페, 음식점이 밀집해 있어 날마다 많은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찾는다. 이날도 포근한 봄 날씨에 노을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해안도로를 따라 걷고 있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갯바위를 보곤 인상을 찡그리곤 했는데, 갯바위 곳곳에 난잡하게 설치된 인근 음식점들의 배수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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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바위에 시멘트를 부어 고정시킨 배수관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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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바위에 시멘트로 고정된 배수관들. ⓒ헤드라인제주

배수관들은 하나당 길이가 족히 5m는 돼 보였으며, 대부분의 배수관들이 바다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갯바위에 시멘트를 부어 고정돼 있었다.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자연을 심각하게 파괴하면서 설치된 것이었다.

또 물을 끌어오고 내보내기 위한 펌프시설도 설치돼 있었는데, 이 역시도 갯바위를 훼손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배수관은 녹이 슬어 녹물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바다 위에 잠겨 있는 한 배수관에서는 악취가 풍기기도 했는데, 인근 마을어촌계 어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침수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하수관로을 따라서도 배수관이 설치돼 있었는데, 지금 당장은 큰 문제가 되진 않았으나, 배수관과 그것을 고정시키기 위해 놓인 큰 돌들로 인해 하수관로가 막힐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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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관로 안으로 설치된 배수관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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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관에 설치된 배수관 밑으로 녹물이 흐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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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관에 설치된 배수관과 펌프시설. ⓒ헤드라인제주

이날 해안도로에서 산책을 하던 마을주민 ㄱ씨는 "이곳 해안도로를 산책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아름다운 제주 바다의 옥에 티다. 누가 보더라도 주변 경관이나 자연 파괴를 신경 쓰지 않고 설치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라고 질타했다.

또 같은 곳을 산책하던 시민 ㄴ씨도 "스쳐 지나가면서 볼 때는 그냥 그렇구나 싶었는데, 제대로 살펴보니까 문제가 큰 것 같다"며 "태풍이 불거나 큰 파도가 쳐서 떠내려갈 위험도 있어 보이고, 무엇보다 갯바위에 시멘트 작업을 한 것은 너무 한 것 같다. 환경파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이곳에 설치된 배수관들은 인근 음식점들이 수족관에 바닷물을 채우고 내보내기 위한 용도로 설치한 것이다. 간조와 만조 때 별로 배수관 연결을 달리하기 때문에 갯바위 곳곳에 여러 개의 배수관을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 공유수면관리․매립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배수관 사용을 위해 별도의 공유수면 점용 허가를 받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를 위해 모터나 펌프 등 별도의 장치를 설치할 때에는 반드시 행정 기관에 준공 인가를 받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갯바위에 시멘트 작업을 하는 등 인위적으로 자연을 훼손하는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제주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정식적인 인허가 절차를 밟아 펌프를 설치한 것인지 즉각 확인해 볼 것"이라며 "갯바위 훼손, 녹물 발생 등의 상황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종합적인 점검을 위해 바로 현장에 나가보겠다"고 밝혔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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