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일주일 앞둔 '제주들불축제', 국가적 산불재난에 전격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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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일주일 앞둔 '제주들불축제', 국가적 산불재난에 전격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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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강원.경북지역 산불 피해주민과 아픔 함께 하며 취소 결정"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놓기' 전경. 

[종합] 제주의 대표적 문화관광축제인 '제주들불축제'가 개막(3월 18일) 일주일을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강원도와 경북지역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국가적 재난상황이 발생한데다, 피해가 커지면서 전 국민이 안타까워하고 산불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축제를 강행하는 것은 국민적 정서와 맞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제주시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소재 새별오름에서 개초할 예정이던 제24회 제주들불축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제주시 관계자는 "최근 강원·경북지역에 전례 없는 산불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코로나19 상황 또한 악화되고 있어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들불축제를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되어 이같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 등은 모두 취소된다.

다만, 들불축제 부대행사로 진행할 계획이던 새희망 묘목나눠주기 행사와 지역특산물 판매 홍보를 위한 라이스커머스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또 이번 축제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지역예술인들의 문화예술공연은 강원.경북지역 산불 재난이 수습된 후 별도의 기회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정윤택 제주시 관광진흥과장은 "강원·경북지역이 뜻하지 않는 산불로 많은 피해를 입은 주민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또한 산불 진화 및 수습에 헌신해 주시는 산불진화요원, 자원봉사자들 노고에도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하루속히 피해 복구가 완료되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제주들불축제는 취소하지만, 내년 제주들불축제는 도민과 관광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층 더 발전된 축제 개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밝혔다

한편, 제주시는 강원.경북지역 산불 재난으로 인해 국민적 우려가 커지자 최근 제주들불축제의 정상적 개최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왔다. 

오름에 불이 훨훨 타오르는 장관을 연출하기 위해 불을 지피는 내용의 축제가 현 산불재난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았고, 산불재난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자초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의견 수렴 중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 축제 개최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이번 들불축제의 중단을 공식 요구하자 곧바로 '취소' 결정을 내렸다. 
 
제주들불축제는 제주 최대의 노동력이던 말과 소의 건강한 양축을 위해 방목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늦겨울에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와 새해 첫 정월대보름 액막이와 소원기원 의례를 1997년 관광·문화적 측면에서 재현한 축제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속 4회 정부지정 우수축제로 선정됐고, 2019년과 2020년에는 문화관광체육부의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됐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추진위원회가 주관한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축제 콘텐츠 협회’에서 주최한 '제10회 대한민국 축제 콘텐츠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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