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산불재난에 개막 앞둔 '제주들불축제', 전격 중단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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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산불재난에 개막 앞둔 '제주들불축제', 전격 중단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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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상황 속 '오름 불놓기' 적절성 논란...제주시 중단여부 검토
시민단체 "들불축제 중단하고, 재난상황 고통 나누는데 나서야"
사진은 지난해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열린 제주들불축에의 '오름 불놓기'. 

제주의 대표적 문화관광축제인 '제주들불축제'가 개막(3월 18일) 일주일을 앞두고 전격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강원도와 경북지역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국가적 재난상황이 발생한데다, 피해가 커지면서 전 국민이 안타까워하고 산불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축제를 강행하는 것은 국민적 정서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소재 새별오름에서 열리는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오름 불놓기'다. 

오름에 불이 훨훨 타오르는 장관을 연출하기 위해 불을 지피는 내용의 축제가 현 산불재난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산불재난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자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이러한 논란이 이어지자, 축제 개최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제주시 관계자는 "축제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개최여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시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는 들불축제의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이번 들불축제의 중단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오미크론이 창궐하고 있고, 국가적 재난에도 축제를 강행할 경우 제주도와 제주도민에 대한 전국적인 우려와 비난을 자초할 것"이라며 "제주시는 축제를 중단하고 산불재난의 고통을 나서는데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시민들이 제주시 게시판에 들불축제 중단을 요청하면서, 축제에 쓰일 예산을 타버린 산림을 되살릴 나무를 심는데 기부하도록 제안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국에 알려졌다"면서 "제주시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제주도와 제주도민의 품격이 결정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들불축제가 진정한 우리나라의 문화관광축제가 되려면, 전국적인 재난에 공감하고 도움의 손길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을 때, 국민으로부터 인정받는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가 될 것"이라며 "그것이 제주도의 이미지를 높여 제주관광에 기여하는 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시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제24회 제주들불축제를 개최하기로 하고 준비를 해 왔다.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온택트(Ontact) 축제'로 진행되며, 오름 불놓기는 19일 저녁 예정돼 있다.

현재 대부분의 준비가 마무리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가적 산불재난으로 중단여부가 이번 주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들불축제는 제주 최대의 노동력이던 말과 소의 건강한 양축을 위해 방목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늦겨울에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와 새해 첫 정월대보름 액막이와 소원기원 의례를 1997년 관광·문화적 측면에서 재현한 축제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속 4회 정부지정 우수축제로 선정됐고, 2019년과 2020년에는 문화관광체육부의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됐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추진위원회가 주관한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축제 콘텐츠 협회’에서 주최한 '제10회 대한민국 축제 콘텐츠 대상'을 수상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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