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4.3의 완전한 해결과, 제주형 기본소득 시범적 도입, 제주를 순환자원 혁신도시로 육성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제주4.3평화공원 평화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산업의 중심, 평화·인권·환경수도, 제주'를 만들기 위한 제주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제주지역 9대 핵심공약으로 △'폐기물 제로' 순환자원 혁신도시 육성 △탄소중립 선도지역 육성 △제주형 기본소득 시범 도입 △제주4.3의 완전한 해결 △중앙-지방정부간 협력모델 구축과 제주의 자치분권 완성 △제주도 국가 항만 인프라 확충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 △일과 휴식, 관광을 충족하는 워케이션 성지 조성 △바이오헬스 및 우주데이터 산업 육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경을 넘는 하늘길이 막히면서 제주를 찾는 국내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와 동시에 제주도민은 코로나19 확산, 쓰레기 폭탄, 하수 오염으로 일상을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주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원"이라며 "전 세계 관광객이 에너지를 충전하고 삶의 동력을 회복하는 곳이 바로 제주인데, 제주를 제주답게 회복시키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특별자치도로 완성해 나가겠"고 밝혔다.

◇ "'순환자원 혁신도시'로 육성...환경보전기여금 도입"

그러면서 첫번째로 제주를 폐기물 제로의 순환자원 혁신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인구 및 관광객 증가로 기초환경시설 수용량이 초과되어 도민과 관광객의 생활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 △제주 지하수 보호와 물관리체계 혁신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순환자원 혁신도시 육성을 약속했다.

그는 "제주는 인구와 관광객의 증가로 생활폐기물 배출량 1위 지역으로, 기초환경시설인 하수처리 수용량이 초과한 지 오래이고 도내 쓰레기 매립장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면서 "이제 제주의 패러다임은 개발중심 관광도시에서 대한민국의 환경수도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 상수도 누수율이 43.3%에 이르렀는데, 제주의 지하수 보호와 보전을 위해 물관리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을 지원하고 지하수와 해양의 오염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보전기여금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하수종말처리 인프라 확대, 통합물관리체계 구축 지원과 같은 환경 분야에 재정을 투입해 도민 생활의 질을 높이겠다"고 피력했다.

이 후보는 "제주의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을 실현하고 재활용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제주도 폐기물은 제주도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제주 순환자원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재활용 산업의 일자리 창출로 전환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탄소중립 선도지역으로...에너지 고속도로 정착 지원"

햇빛과 바람의 섬 제주를 탄소중립 선도지역으로 육성하겠다며, 이의 이행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 △남는 전력 그린수소 생산자원으로 활용 △에너지원,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 △분산에너지특구 지정 △송배전망 인프라 구축 에너지고속도로 정착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남는 전력을 그린수소 생산 자원으로 활용해 탄소중립을 달성하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에너지원을 태양광․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하고 전기차, 그린수소, 스마트 그리드와 같은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해 분산에너지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송배전망 인프라를 구축하는 이른바 에너지 고속도로를 제주에 가장 먼저 정착시키겠다"고 덧붙였다.

◇ "기본소득, 제주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햇빛연금.바람연금 도입"

자신의 핵심정책인 '기본소득'을 제주에서 시범적으로 먼저 실시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제주형 기본소득 시범 도입으로 도민의 경제기본권을 실현하겠다"면서 △제주형 기본소득 시범적 실시 △햇빛연금, 바람연금으로 제주도민의 소득을 확대를 약속했다.

그는 "제주도의 물가는 연일 오르지만 도민의 임금수준은 전국에서 최하위 수준"라며 "이재명 정부의 기본소득 정책을 제주에 시범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도민이 직접 에너지협동조합을 만들고 주민소득형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도록 지원해 햇빛연금, 바람연금으로 제주도민의 소득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 "제주4.3 완전한 해결...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지속적 진상조사와 평화‧치유산업에 대한 국가지원 확대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알뜨르 비행장에 제주평화대공원 조성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제주 4․3을 완전히 해결해 평화와 인권의 상징이 되도록 만들겠다"며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지속적 진상조사와 평화 ‧ 치유 산업에 대한 국가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제주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해 세계적인 과거사 해결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2년간 제주도민의 인내와 노력 끝에 지난해 2월 제주4․3특별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12월에는 배상과 보상을 위한 보완 입법이 이뤄졌다"며 "신속한 행정력을 발휘해 올해 차질 없이 보상금을 지급하고 가족관계 특례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 아픔의 상징인 알뜨르 비행장에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이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제주특별행정지원청 설치...제주법원 서귀포지원 설치"

자치분권의 완성과 중앙-지방정부간 협력모델 구축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제주특별행정지원청 설치 △이양된 특별행정기관의 중앙-지방정부간 협력모델 구축 △제주지방법원 서귀포지원 설치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래 16년이 지났는데, 특별자치제도 도입과 기초자치단체 폐지는 행정의 민주화, 주민직접참여, 균형발전 측면에서 부족함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또 "제주의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 재정이 감소함에 따라 행정서비스의 만족도는 낮아졌고 풀뿌리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따라서 제주특별행정지원청 설치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이양된 특별행정기관의 중앙-지방정부 간 협력모델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주지방법원 서귀포지원을 설치해 사법 서비스의 질을 높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국제크루즈 거점항만 인프라 확충...농산물 해상운송비 지원"

제주의 농수축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제주 국가항만 인프라 확충을 통해 해양문화의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사람과 물류의 자유로운 이동권 확보 △국제크루즈 거점항만으로서 해양문화플랫폼 역할 지원 △스마트농수산업플랫폼 구축 △농산물통합물류센터 건립 등 물류체계 개선 △농산물 해상운송비 택배비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제주의 미래 성장기반인 국가항만 인프라를 확충해 사람과 물류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확대하고, 구도심 지역에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국제 크루즈 거점항만으로서 해양문화 플랫폼 역할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전자상거래를 위한 스마트 농수축산업플랫폼 구축, 농산물통합물류센터 건립, 농산물 해상운송, 택배비 지원으로 제주 농축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상급 종합병원 지정...감염병 전문병원 설치"

상급 종합병원 지정, 감염병전문병원 설치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제주에는 중증질환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상급종합병원, 신종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전문병원이 없다"면서 "수술실, 회복실과 같은 전문치료 병상 수도 타 지역보다 부족한 실정"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관광객과 유동인구가 많은 제주의 특성을 감안해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고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치하겠다"면서 "또한 중증 치료를 위해 외지로 나가야 하는 원정 진료의 불편을 해소하고 제주도 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 "일과 휴식, 지역 경제 살리는 '워케이션' 성지로 조성"

제주를 일과 휴식, 지역경제도 살리는 ‘워케이션(Workation)’ 성지로 조성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 ․ 원격 근무가 일상적인 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면서 "제주가 일과 휴식, 관광이 접목된 워케이션의 성지로 자리 잡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주 어디서나 원격근무가 가능하도록 디지털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유니버설 디자인을 기반으로 이동에 제약이 없는 워케이션센터를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워케이션센터 이용자에게 지역상품권 할인 구입을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며 "워케이션과 연계해 국제적 수준의 스포츠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바이오헬스.우주데이터산업, 제주 미래산업으로 육성"

바이오헬스와 우주데이터산업을 제주의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이를 위해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환경자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 △항공우주연구원 데이터 센터를 설치 △ 항공우주기업과 우주데이터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제주만의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며 "제주도 생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해 환경자원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항공우주연구원 데이터 센터를 설치해 항공우주기업과 우주데이터산업을 육성하겠다"면서 "바이오헬스와 우주데이터 산업을 제주의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제주도 생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해 환경자원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고, 항공우주연구원 데이터 센터를 설치해 항공우주기업과 우주데이터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 9대 공약 리스트에 빠진 제2공항.신항만.해저터널 입장은?

한편, 그동안 민주당 제주선대위 차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공약과 대립각을 세웠던 제2공항과 신항만 건설, 해저터널 등 개발이슈는 이번 9대 공약 리스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이 후보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과정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짤막하게 밝혔다. 

이 후보는 먼저 제주 제2공항에 대해 "제2공항은 민들간 논쟁도 매우 격화되고 있고, 타당성과 정부의 방침도 매우 달라서, 쉽게 어느 방향으로 단언하기 어렵다"면서 "전에도 그랬지만,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맞다"고 피력했다. 

이어 "지역 현안은 주민들의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제2공항 건설 타당성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주민들간 논쟁, 정부 방침 등을 지켜본 후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취지의 다소 유보적 입장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가 서울-제주 고속철의 해저터널 건설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대선 공약에서 빠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검토 중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 후보는 해저터널을 검토하다가 공약에서 제외했는데 이에 대한 앞으로 구상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해저터널은) 오래된 논쟁거리다. 저희로서는 확정하기 어려워서 검토중이라는 말씀 드린다. 아직은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으로, 이 공약을 완전히 철회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검토를 거쳐 이의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기자들이 서울~제주 고속철에 대해 다시 묻자, "지역 공약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답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신항만 건설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9대 핵심공약을 통해 '국가항만 인프라 확충' 및 '국제크루즈 거점항만' 지원을 제시했다.  

신항만 건설은 민선 6기 도정에서 처음 건의된 후 추진됐고,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포함되면서 기본계획 고시가 이뤄진 상태이나 탑동 해상을 대단위로 매립해야 하는 등의 환경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여전히 찬반 논란이 많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당 제주선대위가 최근 신항만 개발에 대해 '난개발' 취지로 비판을 가하면서 이 후보의 입장이 주목됐다.

앞서 지난주 제주를 방문한 윤석열 후보는 △제주 제2공항 조속 착공 △초대형 크루즈선 접안 가능한 제주 신항만 건설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