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희의 '행복한 미술'] (18) 성읍1리 마을의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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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희의 '행복한 미술'] (18) 성읍1리 마을의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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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문화도시 서귀포’의 ‘마을별·문화권별’ 사업에서 ‘노지문화’를 바탕으로 개최하게 될 ‘성읍1리 마을’의 기획 배경을 설명하고 있으며, 다음 편까지 이어집니다.

◇ 두 번째 거점마을

지팡이가 멋스러워지는 것은 제법 세월을 겪은 이의 시선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민속마을’에는 10개의 지팡이에 의존하고 있는 ‘천년수(千年樹)’가 있다.

제주도는 조선 태종 16년(1416)부터 1914년까지 약 500년간 행정구역을 세 지역으로 나누었다. 한라산 북쪽이 ‘제주목’이었으며, 한라산 남쪽은 둘로 나누어서 서쪽이 ‘대정현’, 동쪽이 ‘정의현’이었다. ‘성읍민속마을’은 오랜 세월 ‘정의현의 도읍지’였다.

표선면 성읍1리의 ‘성읍민속마을’ 전경

5세기 동안 관아가 있었던 곳으로써, 전통을 보존하며 이어가는 ‘제주 성읍마을’이다. 특히, 제주의 주거생활을 알 수 있는 초가의 전통과 문화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서, 1984년 ‘제188호 국가민속문화재(794,213.3㎡)’로 지정되었다.

‘성읍1리마을’ 주최, ‘성읍민속마을보존회’ 주관으로 ‘정의골민속한마당축제’를 매해 개최하여 성읍마을 문화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

표선면 ‘성읍1리’의 ‘성읍민속마을’에는 정의현 관청건물이었던 ‘근민헌’, ‘느티나무와 팽나무’, ‘정의향교’, ‘돌하르방’, ‘초가’ 등으로 국가 지정 및 도 지정 문화재가 함께하고 있지만,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줄어들고 있다.

‘성읍1리마을’은 방문객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오던 중, ‘문화도시 서귀포’의 <거점마을>을 신청하고, ‘대포마을’에 이어 두 번째로 선정되었다.

서귀포시 문화도시의 경우, 2022년도는 사업의 3년 차로 중반기를 넘어섰다. 올해도 5개 분야의 20개 세부 사업을 추진한다. <거점마을>로 연결하는 ‘마을별·문화권별’ 사업은 그중 하나다.

‘문화도시 서귀포’의 비전은 <105개 마을이 가꾸는 노지문화 서귀포>를 통해 미래세대를 위한 <생태문화와 문화생태 도시>가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이하 센터)’는 가교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차츰 마을이 주체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위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거점마을>은 ‘센터’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갖게 된다. 마을의 ‘노지문화’를 안정적이고 창의적인 구도를 잡고, 밑그림과 적합한 채색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지원한다.

‘센터’와 ‘성읍1리마을’은 협약식을 맺었으며, 처음으로 진행하는 사업은 ‘연구조사’와 ‘전시’이다. 앞서 진행된 ‘성읍리노지문화연구조사단(이혜영 조사단 팀장)’은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성읍1리노지문화전시회(한정희 예술 감독)’는 오는 3월 25일 개막으로 진행 중이다.

‘성읍1리마을’의 연구조사와 전시회는 노지문화의 씨앗을 심는 단계이다. 이 과정은 연속성을 갖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기획과 방향을 펼치게 된다.

◇ 성읍1리마을의 탈바꿈

존재하는 생물은 ‘metamorphosis(탈바꿈)’를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을 보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애벌레가 나비로 탈바꿈되는 과정’이다.

생물체가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변신’에 있다. 애벌레의 관점으로 본 세상과 나비가 되어 본 세상은 색다른 화면을 보게 될 것이며, 선택의 기준점을 가르게 한다.

그간 ‘성읍1리마을’은 전통을 보존하고 계승하여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침착되어가는 이곳은 제주의 다른 마을보다 더 빨리 어두워졌으며, 추위 또한 오래 머물고 있다.

‘성읍1리마을’이 나비의 관점으로 날갯짓하는 방향을 찾을 때가 온 것이다.

‘센터’의 두 번째 <거점마을>로써, 변신하는 ‘성읍1리마을’의 과정은 <노지문화 & 예술>로 시작한다.

이를 위해 ‘성읍1리노지문화전시회’는 사진작가 4인(고영일-고경대:큰바다영, 강정효, 50BELL(오영종), 임종도)이 <성읍새김>의 전시 주제로 작업한 사진 및 영상작품을 성읍민속마을의 ‘마방터’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성읍1리노지문화전시회 ‘성읍새김’ 전시장소 - ‘마방터’

제주의 초가 원형을 간직한 ‘성읍민속마을’의 바탕에 예술의 관념을 새기고, 그 플롯은 노지문화로 성읍1리의 과거 · 현재 · 미래를 새긴다.

<성읍새김> 예술전시를 통해 마을주민이 문화를 주체적으로 접근하여 성읍마을의 고유한 문화 번식을 염원한다.

노지문화를 배경으로 기획한 <성읍새김>은 마을주민, 시민, 관람객과 함께하고 문화 모방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무엇보다 성읍마을에서 주체적으로 ‘문화거버넌스’의 실현을 기원한다.

리처드 도킨스가 『THE SELFISH GENE 이기적 유전자』에서 정의한 ‘밈(meme)’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성읍마을의 활기차고 따뜻한 온기가 지속될 수 있는 ‘노지문화 밈’으로 진화할 것을 그린다.

<성읍새김>의 전시 주제에 담긴 마지막 함축적 의미는 ‘비석새김’에 있다. ‘비석’은 세상을 떠난 인물의 사적을 칭송하고 후세에 오래도록 전하기 위해 글을 새긴 돌로써, ‘성읍1리노지문화전시회’를 계기로 활기찬 ‘성읍1리마을’의 미래를 각인하는 것이다. (한정희 예술감독)

다음 편은 <문화도시 서귀포와 함께하는 성읍1리 노지문화 전시회>의 ‘전시 소개와 작품 평론’으로 이어집니다.

# 에필로그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로 처음 손을 내민 <거점마을>은 ‘대포마을’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센터장과 대포마을회장은 만남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대포마을회 정관의 문화 향약’을 추가하였다.

멈추지 않고 이어진 ‘노지문화전시회’, ‘마을연구조사’, ‘문화협약식’을 치렀다. 쉽지 않은 과정을 2년 만에 완성했다. 바다를 배경으로 경관이 수려한 구) 전투경찰대 초소는 인적이 드물었던 곳이었으나 <대포마을노지문화전시회>를 계기로 올레길 제8코스 구간으로 변경되었으며, 26일 동안 3,000여 명의 마을주민, 올레꾼, 관람객 등이 다녀가면서 대포마을을 인식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었다.

<2021~2022 대포마을 정기총회>에서는 ‘이광준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하였다. 뒤이어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화도시’를 위한 첫 번째 <의장상>을 ‘고두산 대포마을회장’에게 전했다.

믿음, 결속력, 추진력, 행운이 따라준 첫 번째 <거점마을>의 온기가 두 번째 <거점마을>인 ‘성읍1리마을’에도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소망한다.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의 사업으로 ‘대포마을’과 ‘성읍1리마을’의 노지문화 전시를 기획하면서 깊고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다. 제주를 사랑했던 마음이 표피에서 내면으로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 <한정희 예술감독>

 

한정희의 '행복한 미술' 코너는?...

한정희 디렉터 ⓒ헤드라인제주
한정희 디렉터 ⓒ헤드라인제주

한정희의 '행복한 미술'은 다양한 기관의 전시 · 기획자 · 작품 · 작가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하여, 문화·예술인들의 지위를 향상하면서 미술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취지에서 연재합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행복을 찾는 과정에서 미술이 촉매제가 되기를 바라면서, 연재를 읽고 작품을 감상하는 계기 마련과 미술을 통해서 개인의 행복한 일상을 마주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한정희 아트 디렉터가 총괄 기획한 전시로는, 2021 대포마을노지문화전시회, 2020아트페스타in제주(5th), 2019 제주국제평화센터 ‘평화의 꿈’ 및 'DMZ 평화 생명의 땅', 2018 제주해짓골아트페어, ICC JEJU 제주2015쇼케이스 '아트&아시아', 2015 서귀포예술의전당전시실개관기획전 '서귀포에 살다', 2015/2016 서귀포시교육발전기금마련전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문화 기획, 언론 기고, 미술 연구조사, 미술 강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정희 예술 감독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미술관·박물관학과 졸업

예문사 「학예사를 위한 소통하는 박물관」 공저

제8기 제주특별자치도 축제육성위원회 위원

서귀포시 감귤박물관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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