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남수 의장 "시범으로 끝난 특별자치도, 이쯤되면 폐지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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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남수 의장 "시범으로 끝난 특별자치도, 이쯤되면 폐지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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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열린 제402회 임시회 개회사를 하고 있는 좌남수 의장. ⓒ헤드라인제주
8일 열린 제402회 임시회 개회사를 하고 있는 좌남수 의장. ⓒ헤드라인제주

좌남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8일 열린 제402회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특별자치도를 출범시켰지만 이에 합당한 국가 재정지원 비중이 늘지않고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이야 말로 특별자치도의 민낯"이라며 "이쯤되면 특별자치도마저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좌 의장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15년이 지났다"며 "특별자치도가 되면 도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제주가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다만 도민의 희망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별자치도의 본질은 자기 결정권과 자주 재정권에 있다"며 "제주특별법에도 외교, 국방, 사법을 제외한 대폭적인 권한 이양을 명시하고 있지만 도민이라면 누구나 수긍할만한 자기 결정권을 부여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치단체 부활, 시장 직선제조차 우리 뜻대로 하지 못하면서 특별자치도를 추진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며 "32년만에 개정된 지방자치법과 비교하더라도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특별자치도가 되고 말았다. 초라한 시범자치도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좌 의장은 "특히 특별행정기관의 균특분도 매년 감소하면서 늘어난 사무와 인력 증가분에 따른 충당은 지방비로 메꾸어나가며 도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국가 지원은 줄고 도민 부담은 늘고 있어도 제주도정은 예산확보를 위해 중앙정부와의 협상과 설득논리 개발은 부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별자치도가 아니었다면 국가지원지방도와 국도 건설관리, 신항만 건설, 환경처리시설 구축 등의 소요 사업비는 국가가 부담해야 할 예산"이라며 "하지만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국비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아 도비로는 예산이 없어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얼마 전 도민과의 대화도중 제주특별자치도를 어떻게 보느냐는 저의 질문에 다발성 중증 환자로 비유하며 빨리 치료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이미 도민들께서도 제주특별자치도의 실상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좌 의장은 "특별자치도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우리의 자치 역량에 달려있다. 결코 구호로만 달성될 순 없다"며 "제주도정이 스스로 자치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서 특별자치를 하겠다는 것은 자기기만이며 자기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중앙정부를 탓하는 이유와 변명에 앞서 제주도정이 책임지는 적극적인 자세로 정부가 약속한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고 자기결정권과 자주재정권을 갖춘 제대로 된 특별자치도를 추진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좌 의장은 국회에 교육의원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에 대해 "의사결정권 훼손과 중앙 정치권만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제주특별법에 부여된 교육특례 활용을 위해 교육의원 제도를 충실히 이행했는지, 제주자치도에 부합한 진정한 교육자치가 무엇인지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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