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각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감액이 이뤄진 것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가 6일 '충격적'이라고 표현하며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날 오전 열린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박호형) 제400회 제2차 정례회에서 허법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각 상임위원회별 계수조정 감액분에 대한 의견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강성민 의원(이도2동을)의 질문에 "충격을 받고 있다"라며 "상임위원회에서 삭감된 것들에 대해 재검토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 도의회 상임위원회의 계수조정이 모두 완료되지는 않았으나, 감액의 경우 △복지위원회 73억6912만원 △환경도시위원회 159억6000만원 △농수축경제위원회 164억5770만원 △문화관광체육위원회 116억4100만원으로 각각 확인됐다.

5개 상임위원회 감액분을 모두 합하면 약 562억2800만원 가량의 감액이 이뤄진 것으로, 지난해 예결위 심사에서 최종적 삭감액인 411억1230만원보다도 규모가 151억1570만원 커진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감액 규모가 크다는 의견이 있는데, 각 상임위원회가 판단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어떻게 생각하시나"라고 허 실장의 의견을 물었다.

허 실장은 "예산안 편성의 책임자는 저인데, 저희들이 예상하거나 각 위원회와 논의.협의를 해 온 결과를 충격적으로 넘어서는 결과"라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도의회 상임위원회 위원들의 감액 결정을 존중하지 못하겠다는 말씀인가"라고 물었고, 허 실장은 "존중해야 한다. (예산 증액.삭감은)의회 권한 사항이고 저희들이 예산 편성한 결과를 그렇게 보시는 것이기 때문에 존중 안 한다는 말씀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강 의원이 다시 "예결위에서는 어떻게 갔으면 좋겠느냐"라고 물었고, 허 실장은 "원만하게 협의를 하면 좋겠다"라며 "다 열어놓고 얘기를 할 것이다. 상임위에서 삭감된 것들도 재검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질의에 나선 민주당 홍명환 의원(이도2동갑)은 허 실장이 '충격적'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국회나 의회에서 의결된 예산은, 99%는 집행부가 편성한 것이고, 1%를 의회나 국회가 하는게 관행이라고 본다"라며 "너무 충격받지는 마시고, 예산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 달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허 실장은 "예산증가율에 상응하는 삭감이라는 것은 용인할 수 있다고 본다"라면서도 "타시도 상황과도 비교해 보면, 경기도가(삭감액은) 800억이다"라고 답했다.

경기도의 경우 새해 예산안이 30조원을 넘어서 제주도 예산안에 5배에 달하지만, 삭감 규모가 비슷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이다.

이에 홍 의원은 "(삭감 규모가 큰 것은)도리어 예산 편성이 잘못됐다고 볼 수 있다"라며 "세수에 대한 세입 편차가 너무 심하다. 내년 추가경정예산안 규모가 벌써 나오는데, 400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 실장은 "(4000억은)의회의 분석"이라고 답했고, 홍 의원은 "초과세수도 (제주도의 예상과)10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라며 제주도의 예산 분석이 잘못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농민수당 부분도, (40만원 지급을)합의했던 것인데, (20만원만 편성하며)난리가 났었다"라며 "이런 문제들을 보면 제주도가 변화해 움직여야 한다. 충격받았다고 하시는데, 충격받지 말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