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역사교사모임 "한국사 교육시간 감축, 제주4.3 설 자리 잃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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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역사교사모임 "한국사 교육시간 감축, 제주4.3 설 자리 잃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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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내년 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 한국사 교육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 역사 교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역사교사모임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사 시수 감축은 필연적으로 제주4.3 등 현대사 교육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사 교육을 축소.왜곡하려는 교육부의 시도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교사모임은 "현행 한국사 교육과정은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던 국정교과서 획일화를 비롯한 현대사 교육 약화 등 역사교육 왜곡을 역사학계와 역사 교사, 학생, 시민들의 저항으로 막아내고, 어렵게 마련한 수업 시간이며 교육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교육 정상화를 위한 오랜 노력의 결과 한국사는 2015 교육과정에서 6단위 미만 감축 금지, 2개 학기 이상 편성이라는 의무조항이 생겨 비로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며 "시수 확보는 중학교는 전근대사 중심, 고등학교는 근현대사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사 교육과정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였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과정에 제주 4·3항쟁 또한 해방 후 새로운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노력과 국가 폭력에 맞서는 시민의 저항이라는 시대적 의미를 바르게 찾아 현행 교과서 속에 풍부하게 담을 수 있었다"며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고등학생들은 제주 4·3을 학교 한국사 수업을 통해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교사모임은 "하지만 이번에 추진되는 교육과정 기준에 따르면 고등학교 교육 현장에서 역사교육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교사모임은 "교육부는 이번 교육과정 개정은 필수 이수 학점을 줄이고 자율 이수 학점을 늘려 선택과목을 자유롭게 들으라는 취지라는 그럴듯한 말로 한국사 시수의 감축을 변명하고 있지만 현행 대입 체제를 고려하면 각 학교의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은 기준 학점 이상으로 편성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특히 교사들이 우려하는 점은 학습 내용이 시간의 순서대로 연결된 한국사 과목의 특성을 고려하면 줄어든 시간만큼 현대사 교육이 약화 될 것이 자명하다"며 "이는 지역 사회의 끈질긴 노력으로 바르게 잡아가고 있는 한국사 속 제주 4·3항쟁의 올바른 이해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사모임은 "한국사 시수 감축이 이루어진다면 줄어든 시간만큼 나중에 배우는 현대사 수업은 진도에 쫓겨 파행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는 필연적으로 제주 4·3과 제주 4·3의 진상 규명을 위한 지역 사회의 노력 등을 충분히 다룰 시간이 부족해짐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자리 잡은 제주 4·3 항쟁 교육이 날개를 펴기도 전에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그럴듯한 말로 한국사 교육을 축소·왜곡하려는 교육부의 시도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와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2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교육과정은 필수 이수 학점을 줄이고 자율 이수 학점을 늘려 선택과목을 자유롭게 들으라는 취지로 마련됐으며, 기존 한국사 교육 시간 연간 102시간(6단위)를 80시간(5학점)으로 감축하는 내용이 담겨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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