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 첫 정기공연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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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 첫 정기공연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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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돌문화공원 공연장서 첫 선...'나의 아우라, 내 인생의 여왕'
'아우라', 상가리 문화공간 프로젝트 참여계기 조직된 동호회 
제주도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 정기공연, '나는 주부다'. <사진=아우라>
제주도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 정기공연, '나는 주부다'. <사진=아우라>

10월의 마지막 주말인 지난 30일,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공연장에서는 특별한 공연이 선보였다.

제주도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의 첫 정기공연이 그것이다.

아마추어 무용 동호회 ‘아우라’(아름다운 우리의 라라랜드)는 지난 2019년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문화공간 ‘마루’의 개관기념으로 지역주민들이 즉흥공연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해 조직된 즉흥무용 동호회이다.

이번 첫 정기공연은 2020년부터 국제행사와 지역행사에 참여하면서 다져 진 근육으로 온전히 자신들만의 즉흥 무용 시간을 만들어내었다는데 의미를 크게 했다.

아우라는 지역마을 축제와 국제행사에 참여하면서 공동체 예술활동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2019년부터 제주 즉흥무용동아리로 삼삼오오 모여 한국무용가 박수현과 함께 매주 한 번 만나 몸을 풀고 마음도 풀어가며 그야말로 ‘몸짓’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왔다.

무용 전공자는 단 한 명도 없었지만, 일상에 활력을 더하고 치유까지 이어지는 무용의 효과가 전달 된 것인지 2년 만에 스무명 가까운 회원이 모여들어 단단한 공동체가 되었다.  

특히 코로나라는 위기와 혼란 속에서 모임이 취소되거나 부분 모임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었는데,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위해 열심히 달려온 회원들은 영상을 통해서 개인 동작을 습득한 후, 조별로 동선을 맞추어 보는 등 탄력적인 연습 일정을 가지면서 불가능할 것 같았던 단독공연을 이뤄냈다. 

제주도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 정기공연, ' 4인 4색 '. <사진=아우라>
제주도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 정기공연, ' 4인 4색 '. <사진=아우라>
제주도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 정기공연, '동동'. <사진=아우라>
제주도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 정기공연, '동동'. <사진=아우라>

공연 내용은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 낸 ‘4인4색’, 우리 마음속의 아련한 그리움을 담아내는 ‘동동’, 평범한 주부들의 유쾌하고 건강한 일탈 ‘나는 주부다’,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몰랐던 우리들의 귀한 ‘숨’을 이웃과 함께 덜어내고 서로를 끌어주는 모습을 담은 ‘돛단배’가 인상 깊었다. 

무용안무를 지도하고 함께 참여한 이주연무용가의 무용 ‘AURA’는 관객들이 마지막 음악과 동작이 끝나는 순간이 되어서야 참았던 호흡이 터져 나오게 했다.

제주도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 정기공연, '돛단배'. <사진=아우라>
제주도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 정기공연, '돛단배'. <사진=아우라>
제주도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 정기공연, '숨'. <사진=아우라>
제주도 즉흥무용동호회 아우라 정기공연, '숨'. <사진=아우라>

동호회원들은 “나도 모르는 내 세상을 즉흥무용이 꺼내어 주었고 내 안에서 소리 죽이고 있던 아우성이 아우라에서 깨어나고 있다.”, “엄마, 며느리 그리고 여자이지만 아우라에서 나는 춤꾼입니다.”, “우연히 들른 낯선 곳 제주에서 진정한 나를 만나게 되었다.”, “무지개 너머의 꿀단지와 뜬구름 솜사탕을 잡으려 하는데, 왠지 가능할 것 같다.”라는 공연 소감을 남겼다. 

‘몸이 하는 말은 어떤 몸을 통해 전달되어도 아름다운 춤이 된다‘는 것을 몸소 깨달은 ’아우라‘가 보여준 1시간의 공연은 그저 평범한 주부도, 무용에 문외한인 사람도 예술인이 될 수 있고 누구나 마음속에 열정을 분출할 작은 불씨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AURA 이주연
AURA 이주연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의 감상은 공연을 마친 회원들에게 큰 위로와 힘을 주었다.

“그렇게 멋진 시공간에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오프닝부터 울컥했고 매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눈물이 후드득 떨어져서 옆에 앉은 아이보기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슬퍼서 난 눈물이 아니라 제가 위로를 받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사라진 저를 위한 위로 말이에요.” 

“오늘 보니 춤은 한 방향으로 흐르는 메시지가 아니더라고요. 춤을 추는 사람과 그걸 보는 사람, 서로의 감정이 오가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인 것 같아요. 관객은 단순히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아니라 무대와 공감하고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 내고, 그래서 좋은 에너지로 시공간을 함께 채운다는 걸 느꼈습니다.”

“무대에 계신 한 분 한 분 각자의 빛을 발하고 계셨어요. 그 아우라를 즐기다가 어느 한 분의 몸짓을 보면 또 순간 울컥. 또 누군가의 몸짓에 햇살을 보듯 환하게 미소가 지어졌어요.”

“This is it!” 

공동체의 마음이 하나로 달리는 한, 코로나라는 위기와 혼란도 생활예술활동으로 녹여낼 수 있음을 알려준 아우라의 도전.  나도 몰랐던 또 다른 나와 팀원들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울고 웃었던 에너지가 여실히 드러났던 첫 정기공연. 

“누구나 아우라가 될 수 있어요.”라는 멘트와 함께 오로지 몸짓, ’춤‘으로 그 에너지를 여지없이 발산했으며 관객과 하나가 되어 오랜만에 숨통이 트이는 순간을 만들어 내었다. 내년 제2회 정기공연이 벌써 기다려지는 아마추어생활예술인 모임 아우라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이 공연은 제주문화예술재단의 2021 예술동호회 및 생활문화예술 참여‧향유 활동지원 사업으로 진행됐다. <헤드라인제주>

*이 기사는 아우라 회원인 최세진씨가 기록하고, 한미라씨가 정리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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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yunjoo 2021-11-01 07:19:53 | 58.***.***.33
멋집니다 글만 읽어도 그 아우라가 느껴지고 울컥 감동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