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은 태어날 생명을 선착순으로 정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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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청은 태어날 생명을 선착순으로 정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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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업, 지원예산 소진 중단으로 '역풍'
찔끔 예산배정에 8월 바닥...9월 신청 산모엔 "돈없다" 거절
두 차례 추경편성에서도 외면, 도정.도의회 무관심 도마
道 "3차 추경 또는 내년 예산에 반영해 미지급자에게 지급할 것"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부터 제주지역에 한해 보건복지부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지원사업과 관련해 자체적인 추가 지원을 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상은 '선착순 지원'으로 이뤄져 조기 중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제주도 추가 지원분의 경우 올해 시행 첫 해임에도 예산이 조기에 소진돼 지난 9월부터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산모 등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급기에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제주도청은 태어날 생명을 선착순으로 정하나요?'라는 내용의 게시물까지 올라왔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는 출산가정에 전문교육을 받은 건강관리사가 방문해 산모의 건강 회복(영양관리, 체조지원 등)을 돕고, 신생아의 양육(목욕, 수유지원 등)을 지원하는 서비스이다.

이의 지원대상은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 5월부터 중위소득 150% 이하(기존 120% 이하)로 확대됐다.   

여기에 제주지역만의 추가 지원도 시행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1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어려워진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제주도에 주민등록을 둔 출산가정에서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본인부담금의 50%(최저 2만2400원~최대 40만원)를 정부지원금 이외에 추가로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비스를 제공받고자 하는 산모는 출산 예정 40일 전부터 출산 후 30일까지 산모의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 신청하면 된다. 복지로(www.bokjiro.go.kr)를 통한 온라인 신청도 가능하다.

그러나 제주도의 추가 지원은 올해분 사업비가 2억9200만원만 편성하면서 지난 8월 예산이 바닥나  조기에 종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 출산 관련 지원정책의 경우 '선착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음에도, 사실상 '선착순'으로 예산을 지원하면서 지난 9월 이후 출산한 산모의 경우 이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제주도의 추가 지원사업이 '생색내기' 내지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보건소를 찾았다가 예산 소진을 이유로 '지원 불가' 얘기를 들은 한 산모는 국민청원게시판에 '한심한 행정'을 비판하는 청원글을 올렸다.

이의 내용을 보면, 청원인은 지난 9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인 산후도우미 지원사업을 신청하러 보건소를 방문했다. 

보건소에서는 "정부지원금은 지원이 가능하나, 제주도에서 지원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본인부담금은 올해분 예산이 모두 소진되어 지원이 안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청원인은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마저 차별을 주고, 나 몰라라 하는 게 제주도정이냐"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지원사업에 누락되는 출산가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급예산을 확보하고 형평성에 맞게 모든 출산가정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제주녹색당도 이번 지원사업 중단 해프닝에 제주도정을 강력히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제주녹색당은 12일 성명을 통해 "애초 출산가정을 충분히 지원하기에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가 편성된 것이 예산 조기 소진의 원인임을 알 수 있다"면서 "이 사업에 최초 편성도 3억원에 미치지 못했고, 예산이 소진됐음에도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서 해당 사업을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차 추경에서 도로 건설 명목으로 34억8866만원, 도시계획도로 확충에 53억9400만원, 장기미집행도시계획도로대지보상에 36억7463만원이 반영되었다"며 "올해 제주도의 도로 신규·확포장 예산은 이미 1400억 정도가 편성된 바 있지만 아이와 산모 지원사업은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제주도는 도로를 까는 일이 생명을 돌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가"라며 "저출산을 대비한답시고 각종 전시용 정책을 내놓지만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쥐꼬리만한 예산에 사업 시행 역시 현실을 정확히 파악한 상황에서 이뤄지기 보다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태어날 아이들에게마저 선착순으로 줄세우는 행정을 당장 집어치워라"며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본인부담금 지원 예산을 긴급하게 편성해 태어날 아이들 모두가 적절한 돌봄을 누릴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도 "3차 추경 또는 내년 예산에 반영해 미지급자에게 소급 지급할 것"

한편, 이번 예산 조기 소진문제와 관련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편성됐던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이의 논의가 철저히 배제된 것으로 나타나 제주도정은 물론 도의회의 안이함 및 무관심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분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헤드라인제주>와의 통화에서 "2차 추경 심사과정에서도 이 사업 예산을 증액하는 것에 대해 논의는 됐었지만, 당시 코로나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데 논의가 집중됐었다"라며 "3차 추경에 반영하고, 그러지 못한다면 내년 예산에 반영해 올해 지급받지 못한 분들에게 소급해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처음 시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정부 사업의 기준에 맞춰 예산을 편성했는데 예상보다 호응이 좋아 내년에는 예산을 두배로 올려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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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21-10-12 16:55:45 | 14.***.***.188
2공항 예산으로 전용되어
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