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 누구냐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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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누구냐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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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수영 / 동부소방서 119구조대
동부소방서 119구조대
양수영

당신은 말벌을 코앞에 두고 차분할 수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가 대부분일 것이다. 사람들은 말벌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으로 무서워하는 대상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적어도 등산, 성묘 등 산을 찾는 빈도가 높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등산을 안 할 것인가? 매년 성묘철 마다 두려움에 떨며 성묘를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필자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이, 공포의 대상인 말벌에 대하여 제대로 숙지하여 즐거운 산행과 안전한 성묘철을 보내고자 이 글을 쓴다.

말벌의 여왕벌은 따뜻한 봄철이 되면 동면을 마치고 나와 둥지를 짓고 산란을 시작한다. 그 후 여름을 거쳐 가을이 되어갈 즈음에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천 마리까지 구성하는 하나의 사회를 만든다. 한편, 사람들은 가을엔 추석이 다가와 성묘를 다니거나, 청량한 날씨에 가을 산행 등 야외활동이 많아진다. 이 두 시기가 맞물려 벌 쏘임 사고가 가을철에 집중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엔 총 3아과 533종의 말벌이 서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말벌(벌집이 여러층이며 외피로 덮여있음)과 쌍살벌(벌집이 단층)로 분류되는데 우리는 종류를 불문하고 말벌을 만났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첫째로, 무조건 그 자리 피해야 한다. 말벌의 공격이 시작되었다고 그 자리에서 대항하거나 엎드려 있으면 말벌의 집중공격 대상이 되기 때문에 벌집에서 최소 20m이상은 떨어져야 한다. 말벌이 1-2마리라고 호기롭게 잡으려 들거나 팔을 휘두르면 말벌은 자신의 집을 공격한다고 판단하여 집단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두 번째로, 주변을 잘 관찰하는 것이다. 벌초를 가거나 산행중 말벌이 반복으로 같은 위치에 날아다니면 그 주변은 벌집이 있을 확률이 높다. 무시하고 지나가거나 예초기를 작동시키면 사람의 발걸음과 예초기의 진동이 말벌에겐 공격 신호로 전달되어 말벌의 공격이 시작될 수 있으므로 등산 및 벌초 시 주변을 잘 살피며 행동하고, 벌집이 발견된 경우, 119나 전문가에 연락하여 안전하게 제거한 후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말벌의 습성을 충분히 숙지하고 벌 쏘임을 최소화하자. 말벌의 천적은 곰, 오소리, 담비 등 짙고 어두운 색의 포유류이다. 그래서 말벌은 어두운 색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산에 갈 일이 있다면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또한 사람의 신체 부위 중 검은색 털이 있는 머리를 주로 공격하기 때문에 챙이 넓은 모자를 쓰면 더욱 좋다. 그리고 향이 진한 화장품이나, 향수, 알코올 발효성 음료, 탄산음료 등 향이 빨리 퍼져 말벌을 유인할만한 요인을 사전에 차단해두는 것이 좋다.  <양수영 / 동부소방서 119구조대>
 

*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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