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희의 행복한 미술] (16) 제주현대미술관 변종필 관장, 실감콘텐츠와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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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희의 행복한 미술] (16) 제주현대미술관 변종필 관장, 실감콘텐츠와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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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20년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춰서는 시기에 정부의 계획을 보면서 적어도 이 사태가 심각해질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도 공모를 통해 선정된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며, 그것은 다양한 실감콘텐츠로 즐길 수 있게 된다.”

현재, 팬데믹은 아직 과거 속에 묻어 둘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고, 모든 실행은 그것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실감콘텐츠 계획을 벌써 충족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사업은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한 <공립미술관 실감콘텐츠 제작 및 활용 지원사업>에 제주현대미술관이 선정되면서 시작되었다.

제주현대미술관 변종필 관장. ⓒ헤드라인제주
제주현대미술관 변종필 관장. ⓒ헤드라인제주

◇ 뮤지엄에서 실감콘텐츠 지표는 시작되었다!

2018년 개관한 ‘빛의 벙커’는 대부분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과 도민에게 놓칠 수 없는 미디어아트의 경험과 만족을 주었고, 2년 만에 누적 관람객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같은 맥락의 콘텐츠를 선보이는 ‘아르떼뮤지엄’이 개관하였다.

올해는 공공기관인 제주현대미술관에서 몰입형 실감콘텐츠를 개관하였으니 미술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새로움은 무엇일까 기대하게 만든다.

바닥 면적으로 보자면 빛의 벙커 2,970㎡, 아르떼뮤지엄 4,620㎡, 제주현대미술관 16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제주현대미술관 실감콘텐츠 규모는 먼저 개관한 두 공간에 비해 협소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반드시 차별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제주현대미술관에서는 2021년 초반 사업콘텐츠 개발용역 착수보고회를 갖고, 문화예술 공공수장고 다목적실을 몰입형 영상 공간으로 구축하고, 저지문화예술인마을과 연계한 아트이음길을 조성했다. 그리고 ‘몰입형 콘텐츠’와 ‘AR도슨트’의 실감콘텐츠로 실현했다.

‘AR도슨트’ 콘텐츠는 저지문화예술마을을 AR을 통해 대면 안내가 없이도 직접 산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저지마을의 지도 오류가 많아서 바르게 잡는 것부터 진행했는데, 처음 계획처럼 더 구현하지 못한 점이 아쉽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실감콘텐츠는 인간의 오감을 자극해 몰입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에 기반한 융합 콘텐츠(VR, AR, MR, 고해상동영상, 홀로그램, 외벽영상 등)”라고 했다.

제주현대미술관에서는 “실제로 체험하는 느낌의 음향, 이미지, 영상 등을 디지털 방식으로 개발한 실감콘텐츠”로 발표했다.

실감콘텐츠(Immersive Content)의 특징은 몰입감(immersive), 상호작용(interactive), 지능화(intelligent) 등 3I를 통해 높은 현실감을 제공하고 경험의 영역을 확장한다.

IT산업과 게임의 영역에서만 두드러질 것 같은 이 기술은 팬데믹으로 인해 뮤지엄으로 빠르게 접속했다.

문화예술 공공수장고에서 ‘제주의 자연, 현대미술을 품다’라는 주제로 <살아있는 작품전>과 <숲이라는 이름에 묻힌 나무>를 ‘몰입형 실감콘텐츠’로 경험할 수 있다. 기술의 특성상 지난 6월 말부터 한 달 동안 시범운영을 하고 무료로 개방한 뒤, 유료로 전환했다.

<살아있는 작품전>은 제주현대미술관의 120여 점의 소장품으로 각 작품을 확대, 콜라주, 오버랩, 반전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여 창작 영상을 완성했다.

전시장소인 공공수장고의 다목적실은 165㎡의 규모로 최대 높이는 8m인데 건물의 측면에 삼각형 벽이 생기는 박공지붕 형태를 이루고 있다.

독특한 천장 구조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매핑(mapping,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평면의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변환하는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법)했는데, 이는 국내 미술관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다.

육면체의 모든 면적을 활용하여 살아 움직이는 현장감으로 음향과 함께 연출했다. 빔프로젝트마저 보이지 않도록 처리해서 깔끔하게 느낄 수 있다.

바닥에서는 움직임 센서가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효과가 추가되니, 청소년 세대는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미디어아트도 결국엔 평면의 영상인데, 제주현대미술관은 모든 면적을 영상으로 가득 채워서 육감을 자극하고 있다. 거울을 통해 확장성이 있는 공간을 움직이면서 감상하는 것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팁이다.

변 관장은 “마치, 잭슨 폴록의 올 오버 페인팅(All Over Painting)과 같죠!”라고 설명한다.

ⓒ헤드라인제주
김주연, 존재의 가벼움(제주현대미술관) ⓒ헤드라인제주
ⓒ헤드라인제주
살아있는 작품전(공공수장고) ⓒ헤드라인제주

관람객은 공공수장고의 실감콘텐츠와 제주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감상하는 순서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어떤 쪽을 먼저 경험해도 다시 같은 작품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평면의 작품이 어떻게 영상으로 변화하는지 알 수 있게 되고, 실감으로 접하게 된 작품을 다시 원본 작품으로 감상하면서 호기심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 제주현대미술관의 실감콘텐츠로 몰입하다!

각 뮤지엄에서는 장소의 한계성 때문에 주로 기획전시에 집중하면서 소장품을 감상할 기회가 적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변종필 관장은 실감콘텐츠 사업에서 소장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았다.

기존의 전시 형태로 소장품 전시를 진행하면서, 다시 이 작품들로 실감콘텐츠를 구현한 것이다. 미술 작품을 기술과 매체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펼쳐 보였다.

뮤지엄 실감콘텐츠에서 중심 재료는 ‘미술작품’과 ‘이미지’를 이용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화를 소재로 하는 것이 대중의 이해를 위해 편리한 것이 될 수 있겠지만, 이제는 ‘한국’의 것을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기에 제주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활용하여 실감콘텐츠를 완성했다는 점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상업시설에서 시행하지 않는 관람 인원을 제한하여 쾌적한 감상 환경을 제공해 준다. 그렇다 보니 러닝타임의 처음과 끝을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적절한 러닝타임은 평균 2시간을 상영하는 영화에서도 지루하거나 흡입력이 강했다고 평가하듯이 개인의 차이가 발생한다.

향후 실감콘텐츠의 운영 방향은 미디어 작품 교체 시 기획이나 공모 등을 통해 국내외 작가들의 참여를 통한 영상관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작가들의 예술성에 기반한 몰입형 실감콘텐츠로 특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국내외 작가들이 미디어아트 작품을 창작하고 발표하기 위해 제주현대미술관을 이용하는 것이다.

2021년 제주현대미술관에서는 언택트 시대와 미래세대를 위해 다변화하는 상황에서 뮤지엄이 나아가야 할 실감콘텐츠 지표로서 점을 찍었다.

입체로 가는 과정에서, 뮤지엄은 미술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할 텐데 본질과 함께 대중의 관심이 집중할 수 있는 장치를 적절히 혼용해야 할 것이다. 쉽지 않다. 아무도 입체의 완성작품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제주현대미술관 실감콘텐츠에서 아쉬운 점은 ‘규모, 완성도, 예산, 콘텐츠’로 꼽을 수 있다.

상업시설에서는 계획부터 미디어아트와 실감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해 공간의 크기, 형태에 집중하여 출발했다. 그러나 공공기관에서는 건축하기 어려운 행정과 구조 때문에 기존 시설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으로 상업시설보다 협소한 규모를 갖게 된다.

제주현대미술관 실감콘텐츠는 미술의 원본 작품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원작의 감동을 잘 전달해야 한다. 이번 결과물에서는 원작의 채도, 명도, 선명도, 마티에르의 구현과 전달력이 다소 부족하다. 결론은 원작을 통해 재생산하는 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으므로 현장에서 원작을 감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험이 없었던 첫 시도의 결과물이기에 다음을 더 기대해 본다.

만족의 상태는 저마다의 단계와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것을 맞추기는 어렵다. 다만, 완성도의 차이에서 큰 역할은 예산이 차지한다. 우리는 다양한 시각 매체에 노출되어 살면서 매일 비교하고 분석하는 것을 멈추지 않게 된다. 예산의 차이로 화면의 질이 달라지고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면서 어깨가 움츠러드는 것이다. 낮은 예산으로 성공하는 영화도 있다. 단순한 행운으로만 보기 어려운데 시나리오와 함께 콘텐츠의 힘이 중요하다.

실감콘텐츠도 개별 프로그램으로 축약할 수 있으니, 이를 축제 형식으로 꾸릴 필요가 있다.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실시간 영상, 설치 예술과 브이제잉(VJing)을 중심으로 열리는 세계적 축제인 ‘매핑 페스티벌 (Mapping Festival)’과 실감콘텐츠를 활용한 미술 축제의 방향도 제안한다.

집약하여 아쉬운 점 모두를 더한다면 하나의 강력한 실감콘텐츠 탄생을 예고할 것이므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분배하지 않은 예산으로 하나의 공간에서 진행한다면, ‘K-ART 실감콘텐츠 축제’를 기획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상업시설에 견줄 수 있는 구심점이 생길 것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의 주제를 ‘한국 미술’로 풀어낼 수 있고, 국내와 국외의 모든 대중에게 ‘K-ART’의 메시지를 ON·OFF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뮤지엄에서 실감콘텐츠를 기획하면서 가장 큰 문제점이자 어려운 점은 ‘예술인’과 ‘작품’에 있다.

선례가 없는 실감콘텐츠 작업에서 예술인과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부터 어려움이 따른다. 까다로운 저작권 문제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제주현대미술관의 경우, 평면과 입체의 작품을 이용하여 새롭게 창작 영상물로 완성하는 가운데 원작의 변형이 생기게 된다. 이를 어디까지 소통할 것이며, 그 범주와 내용을 객관화하기 어렵다.

상업시설에서는 주로 저작권이 만료된 예술가를 선정했기 때문에 원본의 작품을 이용해 자유롭게 창작하고 새롭게 구성한 미디어아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 따라서 많은 어려움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예술은 어렵다고 대중에게 외면당하기 쉬운데, 예술과 실감콘텐츠의 만남은 한층 복잡해졌다.

가끔, 가장 복잡한 문제가 쉽게 풀리는 경우가 있으니 여유를 갖고 기다려본다!

ⓒ헤드라인제주
소장품전 Ⅰ(제주현대미술관) ⓒ헤드라인제주

◇ 제주현대미술관의 과거, 현재, 미래

미술관에서 관장은 2년의 임기를 갖게 되는데, 직원 중에서 가장 짧은 기간 근무하고 전반적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행정조직도 유사한 기간으로 근무하고 인사이동을 하게 된다. 그들은 “2년만 참자!” 혹은 “벌써 2년이 지나갔네!”라고 표현하는데, 독이 되었는지 약이 되었는지 시간이 흘러야 효험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서 상태를 잘 봐야 한다.

뮤지엄은 많은 사람이 오간다. 관계자와 직원부터 관람객까지 모두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성장하는 뮤지엄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오는 6월부터 실감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는 제주현대미술관 변종필 관장의 인터뷰를 통해서 전반적인 운영에 관해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 제주현대미술관 실감콘텐츠는 무엇을 경험하는 것일까요?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에서 미술관 현장의 전시를 대체하면서, 이때 미술관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깊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해외 유명 뮤지엄에 가면 주요 소장품에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국내의 뮤지엄은 소장품에 관하여 깊은 관심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전시를 기획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습니다.

제주현대미술관도 어떤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잘 보여주지 못하고 계속 소장만 해온 셈입니다. 앞으로 소장품은 상설전시로 이어져야 하고, 소장품 하이라이트 책자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제주현대미술관은 어떤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고, 원본이 갖는 아우라에 관심을 두게 하는 것이 큰 목적입니다. 미디어 아티스트에게는 새로운 공간이 마련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실감콘텐츠 사업이 시작되고 난 후의 소감은?

많은 지자체와 국공립 뮤지엄뿐만 아니라 사회의 트렌드가 된 실감콘텐츠의 관심이 높아지고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제주현대미술관의 실감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려고 합니다. 추구하는 방향이 전부 실현된 것이 아니지만, 다른 실감과는 차별화가 되어 있다는 평가를 들었을 때,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제주현대미술관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해서 일구었다는 것입니다. 관장으로서 좋은 계획으로 실행을 한다 해도, 과거에 경험이 없었던 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것이 제주현대미술관을 위하는 것이고, 곧 제주 미술계의 발전이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지금까지 직원들과 제주현대미술관의 활성화를 위해 뜻을 모은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문체부 공모사업을 통해서 이제 공간을 마련한 것인데, 하드웨어가 구축되었다고 봅니다. 계속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인력이 필요하고 예산과 직결된 사안입니다.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면 정체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빛의 벙커를 예로 들어서 영상 콘텐츠를 세계적 명화 시리즈로 구성하여 선보였기 때문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 공간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기대치를 품게 되니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됩니다.

제주현대미술관도 시작했으니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보여 줄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콘텐츠 개발, 인력, 자본은 이제 제주도의 과업으로 이어져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 실감콘텐츠 사업에서 아쉬운 점은?

미술관은 아직도 어려운 장소입니다.

실감은 영상이라는 매체이기에 익숙하지만, 콘텐츠가 결국 미술작품이기 때문에 관람객을 위해 도슨트 운영도 느끼고 있고, 안내 책자를 만들어서 더 친절한 이해를 도우려 할 계획입니다.

또한, 굿즈 상품 연계는 저작권 문제, 상업적인 것과 연결되는 어려운 부분 때문에 실행을 못 하고 있습니다. 차츰 전시와 연계한 작품을 굿즈 상품으로 연계해서 나아가야 합니다.

◆ 제주현대미술관의 홍보 방안은?

전시 비용을 절감해서라도 홍보에 투자해야 더 많은 관람객이 방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팔로우 수가 300여 명 정도에서 홍보를 시작했는데 현재는 2천여 명이 되었습니다. 제주현대미술관을 홍보함으로써 제주지역 미술계 전반의 가치를 함께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술관으로서 역할을 벗어나면 안 되겠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너무 폐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은 공감하지 않으면 죽어가는 것입니다. 예술은 작가, 작품, 관람객 모두가 함께 공감해야 살아나는 것입니다. 공감이라는 단어는 추상적이고 공허하게 보이는데, 홍보를 통해서 직접 느끼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헤드라인제주
안윤모, 제주 아침에 희망을 낚다-성산일출봉, 162x130, 2007 ⓒ헤드라인제주

◆ 제주현대미술관에 어떤 관람객이 더 오길 바라는가?

제주도민이 더 많이 찾아주길 기다립니다.

대략 관람객 분석을 했는데, 10명에서 8명이 관광객이면, 2명이 도민입니다. 근처의 김창열미술관은 9명이 관광객이고, 1명이 도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립미술관의 경우 7명이 도민이고, 3명이 관광객입니다.

도민에게 제주현대미술관은 특별한 흥미가 없다면 찾아오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관람객을 모을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좋은 전시와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최해야 합니다.

◆ 제주현대미술관장으로서 더 보여주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뮤지엄에서는 대부분 빌바오 효과를 성공사례로 참조하게 되는데 예산과 규모 등 발전적인 부분에서 현실과의 차이가 큽니다. 목표는 같지만, 현장에서 가능한 방안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미술품을 소장할 수 있는 공간은 중요하기 때문에 공공수장고는 확충이 되어야 하고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지자체에서 공공수장고를 운영하는 것은 제주가 처음 사례로 굉장히 선도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선도적인 역할을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가는 다른 문제입니다.

제주의 공공수장고 규모는 10년 정도를 보고 건축했는데 현대미술 작품은 규모가 크고 다양해서 벌써 60% 이상 채워졌습니다. 소장품을 보석처럼 보여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주에서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처럼 개방형이 되어 전시 관람도 가능하면서 수장의 기능도 필요합니다.

예술가는 끊임없이 작품을 창작하고 완성하는데, 정작 이것을 보존하고 수장할 수 있는 공간은 매우 협소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예술가의 책임으로 전가할 수도 있겠지만, 좋은 작품을 지차제 혹은 국가가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자체가 하나의 랜드마크가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제주현대미술관을 통해서 저지마을이 활성화가 되도록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은 계획이 있습니다. 저지마을의 운영위원회가 있는데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역할과 기능이 필요합니다. 시너지 효과를 낼 가교의 역할이 없는데 이런 노력을 하고 싶고 연계한 전시도 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제주현대미술관이 노력한다고 완성할 수 없고, 마을 공동체와 모든 관련 기관이 함께 노력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시간도 걸릴 것입니다.

ⓒ헤드라인제주
이정록, Tree of life5-4-1, 120x160, 2013  ⓒ헤드라인제주

◆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어려운 점은?

제일 안타까운 점이 14년이 된 미술관에 1명의 학예연구사가 근무하는 것은 매우 희한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관에 홍보팀이 따로 없습니다. 학예사들은 업무가 많은데 홍보 업무까지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전문성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일을 진행하려고 하면 전문성을 두지 않는 것이 답답합니다. 그 한계를 못 벗어나는 것이죠. 하지만, 학예사가 열심히 하고 있고 학예 인턴이 보강되어 열심히 잘하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제주비엔날레도 인력 구성을 하지 않고 추진할 계획과 기대만 하는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이상적인 것을 정해놓고 실현 가능한 방안과 계획 없이 이상을 추구하다 보면 추상적인 것으로 끝날 것이며 한계에 부딪힐 것입니다. 제주비엔날레도 시작했으면 지속하면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한데 처음부터 완성된 것을 원하고 잡음이 많아서 성장 원동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요청하는 것인데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제주의 공공기관과 유관 기관의 공통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결과만 보고 관람객이 늘었다는 형식적인 질문은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더 힘들게 만듭니다. 행정에서는 관련 기관을 자주 방문하면서 소통하고 발전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제주현대미술관의 중요 발전방안은?

도민이 아끼고 사랑하는 미술관이 되는 것을 추구하는데, 도민이 자랑하는 미술관이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에서 아직 조명되지 않은 작가들, 신진작가들, 동시대 작가들을 많이 소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주도립미술관은 제주 미술의 역사 전체적으로 큰 틀을 갖고 가는데, 제주현대미술관은 좀 더 동시대 미술의 작가와 작품에 관심을 두는 것이 맞습니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제주도립미술관 소속이 되어 있는데, 이것이 문제라기보다 제주현대미술관이 얼마나 독립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관이냐는 것이죠. 또, 예산 충원이 안 된다면 발생할 문제는 계속 나올 것입니다. 독립성을 주면서 예산을 충원해주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어떻게 펼칠 수 있느냐와 균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발전 방향의 큰 역할은 관람객의 피드백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듣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미술관의 기본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관람객이 방문해서 만족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학예 인력이 부족한 사항은 전 관장과 함께 이곳에서 근무한 모든 학예사가 공통으로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이런 기본적인 조건이 채워져야 우리가 기대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제주의 문화·예술 인프라는 풍부하다고 봅니다. 이것을 잘 보여주기 위해 네트워크를 발전시켜야 하는데, 공공미술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한정희 예술감독)

변종필 제주현대미술관장 

<주요 약력>

- 미술평론가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관장

-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겸임교수

- 국제캠퍼스 평생교육원 객원교수

- 원로작가디지털구축운영위원(예술경영지원센터)

<주요 전시 수행실적>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2014년‘선물’전(한국박물관협회 2014년 전시우  수기관 선정)

- ‘심플simple’ 연례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 ‘심플2017’-장욱진과 나무(장욱진탄생 100주년 기획전1)

- 장욱진의 먹그림 線․禪․善(장욱진탄생 100주년 기획전2)

<저서>

 - 『아트 비 하인드』 arte, 2017

 - 『장욱진_단순함의 아름다움』 다림, 2018

<공저>

- 『단색화미학을 말하다』 마로니에 북스, 2015

- 『손상기 삶과 예술』 사문난적, 2013

- 한국미술평론가협회공저『한국현대미술가 100인』 사문난적, 2010

<수상>

-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주최 미술평론 공모 당선-미술평단 2008

- 2009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부문 당선

 

<한정희의 '행복한 미술'> 코너는?...

한정희 디렉터 ⓒ헤드라인제주
한정희 디렉터 ⓒ헤드라인제주

한정희의 '행복한 미술'은 다양한 기관의 전시 · 기획자 · 작품 · 작가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하여, 문화·예술인들의 지위를 향상하면서 미술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취지에서 연재합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행복을 찾는 과정에서 미술이 촉매제가 되기를 바라면서, 연재를 읽고 작품을 감상하는 계기 마련과 미술을 통해서 개인의 행복한 일상을 마주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한정희 아트 디렉터가 총괄 기획한 전시로는, 2020 아트페스타in제주(5th), 2019 제주국제평화센터 ‘평화의 꿈’ 및 'DMZ 평화 생명의 땅', 2018 제주해짓골아트페어, ICC JEJU 제주2015쇼케이스 '아트&아시아', 2015 서귀포예술의전당전시실개관기획전 '서귀포에 살다', 2015/2016 서귀포시교육발전기금마련전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문화 기획, 언론 기고, 미술 연구조사, 미술 강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정희 예술 감독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미술관·박물관학과 졸업

예문사 「학예사를 위한 소통하는 박물관」 공저

제8기 제주특별자치도 축제육성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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