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밭담 보전위한 직불제 도입...'밭담 장인' 발굴 인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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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밭담 보전위한 직불제 도입...'밭담 장인' 발굴 인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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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농업유산 제주밭담] (4) (사)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 강승진 이사장
"제주밭담, 농업과 환경, 제주다움을 지키는 소중한 문화유산"
"제주밭담 활용 6차산업화, 새로운 유형 융복합산업 기회 될 것"
1000년이 넘는 장구한 세월동안 제주 선인들의 노력으로 한 땀 한 땀 쌓아올려진 농업유산인 제주밭담.
 
제주지역의 밭담은 지역별 토양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이루며, 그 길이는 약 2만 2000km에 이른다. 그 장대함에 흑룡만리(黑龍萬里)로 불리기도 한다.
 
소중한 문화유산인 제주밭담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국가중요농업유산에 이어 2014년 세계식량농업기구(FAO)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제주에서는 세계농업유산 등재 이후 소중한 문화유산인 제주밭담의 가치를 보전.관리하면서 적절히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후속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마을공동체와 연계한 '밭담길'이다. 현재까지 8개 마을의 밭담길이 조성됐다. 밭담길에서는 마을공동체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엿볼 수 있고, 제주만의 아기자기한 풍경을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다. 농촌의 문화, 환경도 체험할 수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의 지속가능한 보전.관리.활용을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진행된 후속사업에서는 성과도 많았지만, 한계와 과제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제주밭담의 FAO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 7주년에 즈음해, 관계기관 및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제주밭담 보전관리사업의 성과와 과제, 향후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FAO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밭담. 세계농업유산 지정 7년을 맞아 제주밭담의 활용 및 보전.관리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한국자치경제연구원 제공>
FAO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밭담. 세계농업유산 지정 7년을 맞아 제주밭담의 활용 및 보전.관리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한국자치경제연구원 제공>

제주밭담이 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지 7년을 맞은 가운데,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 강승진 이사장은 제주밭담의 체계적 보전.관리를 위해 '세계농업유산직불제' 도입 및 일명 '돌챙이'로 불리는 제주밭담 장인을 발굴해 인증하는 제도의 추진을 제안했다.

또 "제주밭담을 활용한 6차산업화는 새로운 유형의 제주 융복합산업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6차산업화에 대한 적극적 필요성도 강조했다.

제주밭담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및 6차산업화의 기반을 다지는데 많은 활동을 해온 초창기 주역인 강 이사장은 최근 <헤드라인제주>와 가진 대담에서 제주밭담의 세계농업유산 등재 7년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피력했다.
  
강 이사장은 먼저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7주년을 맞은 소감을 묻자, "제주밭담 TF팀을 구성해 다소 생소했던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성사시켜냈던 기억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다른 한편으로는 제주밭담이 제주도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귀중한 세계농업유산자원이자, 세계가 인정한 고유한 세계유산임에도 불구하고 가치와 중요성이 낮게 평가되는 점이 있고, 아직도 관심과 지원이 미흡한 점이 있어 아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강 이사장은 "제주밭담은 전 세계가 농업유산자원으로 가치와 차별성을 인정한 세계중요농업유산이기 때문에 등재 7주년을 계기로, 지금부터라도 등재 10주년을 대비한 다양한 계획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면서 "체계적 준비와 대비를 위해 제주밭담 등재 10주년 추진위원회'도 구성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밭담의 가치 및 의미, 중요성에 대해 거듭 밝혔다.

그는 "제주밭담은 제주인의 삶과 정신 그리고 지혜가 담겨있는 ‘제주인의 상징성’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농사를 짓기 위하여 돌밭이라는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 지속가능한 제주지역의 농업․농촌을 만들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유산자원"이라고 말했다.

또 "제주밭담은 제주인의 삶의 여정을 담아내고 있을 뿐 아니라, 강인한 도전정신과 지혜 등 제주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돌밭과 ‘뜬땅’이라는 열악한 환경을 일구어 지금의 제주농업을 일으켜 세운 손길이 제주밭담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면서 "더욱 단단히, 보다 아름답게 지키고 이어가는 것은 지금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먼저, 식량생산에 기여, 독특한 농업시스템, 생물종다양성에 대한 유지, 다양한 문화와 유수한 농업경관 보유 등 5가지 등재기준이 요구되는데, 제주밭담은 이러한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것"이라며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는 제주의 인문자원이 세계적으로 그 차별성과 규모를 인정받은 쾌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승진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 이사장. ⓒ헤드라인제주
강승진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 이사장. ⓒ헤드라인제주

제주밭담이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한 후 지난 7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묻자, 농촌다원적자원 활용사업과 제주밭담을 활용한 6차산업화사업, 세계중요농업유산 보전관리사업 등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그는 "이들 사업의 주목적은 제주밭담의 지속가능한 보전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제주밭담이 갖고 있는 다양한 가치를 알리고, 주민 인식변화를 추동하는 것"일마ㅕ "이러한 과정에서 보전관리를 위한 주민협의체가 결성되었고, 각계각층으로부터 농업유산의 가치 재인식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결과적으로 제주밭담의 다양한 가치 확대와 제주농업․농촌의 소득증대를 위해 사업 연계를 활용하고, 제주밭담의 미래가치를 더욱더 밀도 있게 강화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제주밭담이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되었음에도, 각종 개발 및 도시화, 기후위기, 농업형태의 변화 등으로 훼손될 우려가 제기되는데 따른 대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이사장은 "세계농업유산 등재 후 제주밭담 보전관리 및 활용을 위한 다양한 연계사업이 추진 중에 있는데, 농업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지속적인 보전관리 및 활용을 위해서 다양한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되어 있으나 추진 성과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라며 "따라서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시 수립되었던 중장기 종합계획을 중심으로 사업이 순차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 종합계획에는 밭담이 지속적인 보전관리 및 활용을 위해서 다양한 사업이 제시되고 있는데, 각종 개발 및 도시화, 기후위기, 농업형태의 변화 등으로 훼손될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토지주가 밭담을 허물더라도 현행 법과 제도로는 제어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를 보전해주는 방안으로 '세계농업유산직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제주밭담 장인(돌챙이) 발굴 및 인증제도 제안했다.

그는 "밭담 장인에 대한 지원과 역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왜냐하면 이분들이 돌아가신다면 재능이나 기록 등이 사라질 수 있어, 각 마을마다 제주밭담장인에 대해 추천을 받아 도지사의 인증서 수여와 역할을 부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밭담에 대한 기록과 더불어 향후, 밭담 데이터베이스 구축 필요성도 강조했다.
 
마을 공동체와 연계해 그동안 8개 마을에서 조성된 밭담길 가치와 관련해서는, "여느 트레일 코스와 비교하면 단순하고, 성취감은 떨어질 수 있지만 제주의 깊은 속을 느끼고, 척박한 환경 속에 살아왔던 제주인의 정신을 오롯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아직 밭담해설사의 양성과 밭담길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 이와 관련한 편의시설은 부족하고 준비 단계에 있지만, 지역주민과의 연계속에서 공동체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주민협의체의 활동이 구체화되고 강화되어진다면 지역민의 자발적 보전관리와 제주밭담길을 활용한 다양한 방안이 진행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홍보와 지역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중간조직체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면서 "또한 마을의 가치와 환경, 물리적 조사 등의 DB구축과 연구, 사업전개를 위해서 행정을 포함한 조직구조의 고민을 협의하고, 제주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치 추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밭담 자원을 활용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6차산업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이사장은 "제주밭담을 활용한 6차산업화사업은 균형발전위의 지역행복 생활권 선도사업에 선정되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추진된 바 있다"며 "농어업유산 지정을 통한 제주밭담의 다양한 가치 확대사업으로 제주밭담의 활용과 브랜드화, 보전과 가치 증강, 지역주도의 지속성 강화사업을 중점으로 추진했다"고 피력했다.

또 "연계협력 부분은 제주밭담을 활용한 건강과 치유사업을 진행했는데, 농촌마을 6차산업화에 의한 소득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였고, 농촌관광의 발전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주의 청정 1차 산업과 농업유산을 브랜드화한 2차 가공식품 및 기념품, 그리고 밭담길을 포함한 농촌체험과 고유의 음식문화는 새로운 유형의 제주 융복합산업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농업․농촌의 가치는 자발적인 지역민의 의지가 중요하며, 이러한 인식변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전개와 연구가 동반되어야 한다"면서 "청년들에게 로컬콘텐츠의 다양성을 개발하도록 기회부여가 조성되고, 농업․농촌의 행복한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또 "제주농업․농촌의 근간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화산섬, 그 자체이며, 선대들의 지혜와 정신을 후대에게 이어주고,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의 가치 확대를 통해 제주만의 특별한 미래농업의 발전 토대를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 브랜드는 제주 전역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6차산업 경영체와 연계해서 체험, 판매 등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주밭담 문화유산이 관광산업에도 적지않은 기여를 하고 있음도 강조했다.

강 이사장은 "종전 제주도에서 1500만명 관광객을 달성하는 데에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뿐만 아니라 세계농업유산인 제주밭담 자원들이 많이 기여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관광사업과 연계해서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담을 마무리하면서 "제주밭담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것은 제주밭담과 관련된 농업시스템이 세계적으로 그 차별성과 규모를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제주도 차원에서 보면, 유네스코 5관왕에다 인문분야에서는 최초로 FAO 농업분야까지 세계유산으로 지정됨으로써 세계적으로 유일한 6관왕 지역이라는 쾌거를 이룬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이어 "제주밭담은 무엇보다도 농업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농업이 지켜지면 환경이 지켜지고, 환경이 지켜지면 제주다움이 지켜지면서 제주도는 유수한 관광지로 자리매김을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때문에 제주밭담을 보전.관리하는데 도민 모두가 중지를 모아야 한다"며 "제주도는 세계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섬관광지로서 귀한 보물섬이기 때문에 제주도의 최고 상위개념을 세계유산으로 내세워서 제주의 가치를 높일 경우, 제주도의 미래는 매우 희망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 이사장은 제주연구원에 재직하면서 선임연구위원 및 제주밭담 기반구축사업단장, 제주농업.농촌6차산업화지원센터장 등을 역임했고, 제주도 정책전문위원과 제주도 농어업유산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햇다.

또 제주대학교 겸임교수 및 대통령 직속 제주-세종자치분권․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강승진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 이사장. ⓒ헤드라인제주
강승진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 이사장. ⓒ헤드라인제주

    
다음은 사단법인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 강승진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 제주밭담의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및 6차산업화의 기반을 다지는데 많은 활동을 하신 초창기 주역으로 평가받고 계신데, 먼저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7주년을 맞은 소감은. 

- 돌이켜 보면, 한편으로는 제주밭담 TF팀을 구성해 다소 생소했던 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를 시켰던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다. 다른 한편으로는 제주밭담이 제주도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귀중한 세계농업유산자원이자, 세계가 인정한 고유한 세계유산임에도 불구하고 가치와 중요성이 낮게 평가되는 점이 있고, 아직도 관심과 지원이 미흡한 점이 있어 아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제주밭담은 전 세계가 농업유산자원으로 가치와 차별성을 인정한 세계중요농업유산이기 때문에 등재 7주년을 계기로, 지금부터라도 등재 10주년을 대비한 다양한 계획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 체계적 준비와 대비를 위해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 등재 10주년 추진위원회'도 구성 필요성도 있다.

◇ 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제주밭담의 가치 및 의미, 중요성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전통적 농업제도, 생물다양성, 문화․경관적 다양성 등이 부적절한 개발전략 등으로 위협받고 있다는 인식하에 2002년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 GIAHS)를 도입하였다.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먼저, 식량생산에 기여, 독특한 농업시스템, 생물종다양성에 대한 유지, 다양한 문화와 유수한 농업경관 보유 등 5가지 등재기준이 요구된다. 즉, 농산물의 생산과 주민의 생계유지에 얼마나 기여하는가, 고유한 농업기술을 보유하고 있는가, 역사가 오래되며 전통농업문화는 존재하는가, 농업유산이 특별한 경관을 형성하는가, 생물다양성 보존과 증진에 기여하는가와 같은 여러 가지 기준에 부합해야만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다. 제주밭담은 이러한 등재기준에 충족되어 2014년에 등재된 것이다. 물론, 그 유산을 효율적으로 보존·관리하고 적절히 활용하기 위한 전략도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제주밭담 농업시스템은 이러한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제주밭담이 무엇인가요라고 많은 분들이 물어보는데, 제주인의 삶과 정신 그리고 지혜가 담겨있는 ‘제주인의 상징성’이라고 할 수 있으며, 농사를 짓기 위하여 돌밭이라는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여 지속가능한 제주지역의 농업․농촌을 만들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유산자원이라고 할 수가 있다. 제주밭담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는 제주의 인문자원이 세계적으로 그 차별성과 규모를 인정받은 쾌거라 할 수 있다. 제주밭담은 제주인의 삶의 여정을 담아내고 있을 뿐 아니라, 강인한 도전정신과 지혜 등 제주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라 하겠다. 돌밭과 ‘뜬땅’이라는 열악한 환경을 일구어 지금의 제주농업을 일으켜 세운 손길이 제주밭담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추진할 당시 제주연구원 제주밭담 기반구축사업단장과 제주농업.농촌6차산업화지원센터장을 역임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이었나.

- 저는 제주연구원에서 1차산업 중에 주로 농업분야를 중심으로 연구를 해 왔다. 저의 전공이 농업경제이지만, 그중에 자원경제 중심으로 논문과 연구를 하다 보니, 제주도의 다양한 자원을 연계 및 활용하기 위한 연구와 사업에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기조를 중심으로, 제주도에 기여할만한 연구가 없는 가해서 고민하던 중에, 일본에서 개방화․고령화 해결과 소비자 요구 변화에 적합한 틈새산업으로 6차산업을 국정과제로 하고 있는 것을 참고하게 되면서, 제주도에 가장 적합한 새로운 산업이 바로 6차산업이다 라고 해서 2014년 제주연구원에 제주농업.농촌6차산업화지원센터가 설립되었고, 제가 센터장을 맡아 6차산업 관련 연구를 주도적으로하게 되었다.

또한 제주자원을 연계한 활용방안을 고민하던 중에 중앙정부에서는 삶의질 향상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농업유산 제도를 도입하였고, 이를 위한 연구과제로 제주밭담을 가지고 사업을 제안함. 이에 제주밭담이 농업유산으로 선정되면서 제주밭담 기반구축사업단장과 제주농어업유산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농촌다원적자원 활용사업으로 제주밭담의 국가농업유산 지정과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에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제주밭담을 활용한 6차산업화, 제주밭담과 함께하는 힐링플랫폼 구축 등 세계농업유산 제주밭담을 가지고 다양한 중앙정부 지원사업을 추진하는데 기여했다고 본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인 제주밭담과 관련해서는 세계자연유산(거문오름) 선흘지역의 블랙컬러특구 지정을 위한 기초연구, 세계자연유산을 연계한 농촌지역 발전 방안,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위한 연구(제주해녀를 중심으로) 등의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 제주밭담이 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후 7년이 지난 지금, 어떤 변화가 있었나.

- 과거 농업․농촌에 기대되던 역할은 식량안전, 환경보전 등이었으나, 현재는 관광, 휴양 등의 문화적 기능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에 따라 농촌지역의 경쟁력, 지역자원의 가치 현실화 등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농촌에 대한 접근방법이 대두되었고,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인식변화와 함께, 전통농업 제도, 생물다양성 등에 대한 위협의 해결책으로 2002년도에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는 농업유산 보전을 제시하며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GIAHS)를 도입했고, 2014년 제주밭담 농업시스템 등재를 포함하여 올해 8월 기준 22개 국가의 62개 세계중요농업유산을 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된 세계농업유산 등재 추진사업으로 농촌다원적자원 활용사업과 제주밭담을 활용한 6차산업화사업, 세계중요농업유산 보전관리사업, 모니터링 연구용역 등을 들 수 있다. 사업의 주목적은 제주밭담의 지속가능한 보전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제주밭담이 갖고 있는 다양한 가치를 알리고, 주민 인식변화를 위한 교육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보전관리를 위한 주민협의체가 결성되었고, 각계각층으로부터 농업유산의 가치 재인식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가고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에 대한 인식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제주의 밭담은 오랜 시간 제주선조들이 묵묵히 삶을 일구며 이어온 지혜이고 상징이다. 더욱 단단히, 보다 아름답게 지키고 이어가는 것은 지금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제주밭담의 다양한 가치 확대와 제주농업․농촌의 소득증대를 위해 사업 연계를 활용하고, 제주밭담의 미래가치를 더욱더 밀도 있게 강화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 제주밭담이 세계농업유산으로 지정되었음에도, 각종 개발 및 도시화, 기후위기, 농업형태의 변화 등으로 훼손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또 토지주가 밭담을 허물더라도 현행 법과 제도로는 제어할 방도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농업유산의 지속가능한 보전관리를 위한 정책 제언을 해주신다면.

- 2013년 국가농업유산 지정과 2014년 세계농업유산 등재 후 제주밭담 보전관리 및 활용을 위한 다양한 연계사업이 추진 중에 있는데, 농업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지속적인 보전관리 및 활용을 위해서 다양한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되어 있으나 추진 성과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따라서,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시 수립되었던 중장기 종합계획을 중심으로 사업이 순차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중장기 종합계획에는 밭담이 지속적인 보전관리 및 활용을 위해서 다양한 사업이 제시되고 있는데, 각종 개발 및 도시화, 기후위기, 농업형태의 변화 등으로 훼손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또 토지주가 밭담을 허물더라도 현행 법과 제도로는 제어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를 보전해주는 방안으로 세계농업유산직불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람이 있다면 제주밭담장인(돌챙이)에 대한 지원과 역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왜냐하면 이분들이 돌아가신다면 재능이나 기록 등이 사라질 수 있어, 각 마을마다 제주밭담장인(돌챙이)에 대해 추천을 받아 도지사의 인증서 수여와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밭담에 대한 기록과 더불어 향후, 밭담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위해서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 마을 공동체와 연계해 그동안 8개 마을에서 밭담길이 조성되었는데, 밭담길 사업에 대해 외부의 시각에서 평가를 해주신다면.

- 제주지역은 수성화산활동으로 탄생한 화산섬으로 섬전채의 77%, 경지의 60%가 화산회토 토양으로 땅을 일구면 돌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며 그 때문에 밭농사가 99.9%를 차지한다. 이 화산회토 토양을 어떻게 보호하고 관리하느냐가 농사의 관건이다. 즉, 제주시를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 토양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밭담유형, 농촌문화, 농작물재배 등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이러한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밭담길을 조성하였다.

현재 밭담길은 제주시를 중심으로 동쪽에 성산읍 2개소(어멍아방밭담길, 난미밭담길), 구좌읍 2개소(감수굴밭담길, 진빌레밭담길)와 서쪽에 한림읍 2개소(수류촌밭담길, 영등할망밭담길), 애월읍 2개소(물뫼밭담길, 공세미밭담길) 등 8개 마을에 밭담길이 조성되어 있다.

밭담길은 밭작물 재배지역을 우선 대상으로 그 마을의 역사, 경관, 문화와 재배작물 등 마을환경을 느끼면서 로컬푸드 등을 구입하고, 마을을 관통하면서 체험하고 쉴 수 있도록 마을주민이 작명하고 코스선정을 추천하여 조성되었기 때문에 공동체의 공간으로서 생활을 느낄 수 있는 에코뮤지엄의 개념도 내재하고 있다. 약 1시간 이내에 가족단위로 걸으면서 쉴 수 있는 산책길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런 이유에서 여느 트레일 코스와 비교하면 단순하고, 성취감은 떨어질 수 있지만 제주의 깊은 속을 느끼고, 척박한 환경 속에 살아왔던 제주인의 정신을 오롯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밭담해설사의 양성과 밭담길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 이와 관련한 편의시설은 부족하고 준비 단계에 있지만, 지역주민과의 연계속에서 공동체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주민협의체의 활동이 구체화되고 강화되어진다면 지역민의 자발적 보전관리와 제주밭담길을 활용한 다양한 방안이 진행되리라 기대한다.

지속적인 홍보와 지역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중간조직체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마을의 가치와 환경, 물리적 조사 등의 DB구축과 연구, 사업전개를 위해서 행정을 포함한 조직구조의 고민을 협의하고, 제주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치추구를 강조하고 싶다.

◇ 밭담길이 조성된 마을을 대상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6차산업화도 적극적으로 제안해 오셨는데, 제주밭담을 활용한 6차산업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 제주밭담을 활용한 6차산업화사업은 균형발전위의 지역행복 생활권 선도사업(연계협력)에 선정되어 2016년~2018년도 까지 추진된 사업이다. 농어업유산 지정을 통한 제주밭담의 다양한 가치 확대사업으로 제주밭담의 활용과 브랜드화, 보전과 가치 증강, 지역주도의 지속성 강화사업을 중점으로 추진하였고, 연계협력 부분은 제주밭담을 활용한 건강과 치유사업을 진행하였다. 농촌마을 6차산업화에 의한 소득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였고, 농촌관광의 발전토대를 마련하였다.

제주의 청정 1차 산업과 농업유산을 브랜드화한 2차 가공식품 및 기념품, 그리고 밭담길을 포함한 농촌체험과 고유의 음식문화는 새로운 유형의 제주 융복합산업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농업․농촌의 가치는 자발적인 지역민의 의지가 중요하며, 이러한 인식변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전개와 연구가 동반되어야 한다. 청년들에게 로컬콘텐츠의 다양성을 개발하도록 기회부여가 조성되고, 농업․농촌의 행복한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할 시기라 보며, 개발과 기후변화 등은 농업유산뿐만 아니라 현재를 돌이켜 보게끔 만드는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제주농업․농촌의 근간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화산섬, 그 자체이며, 선대들의 지혜와 정신을 후대에게 이어주고,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의 가치 확대를 통해 제주만의 특별한 미래농업의 발전 토대를 이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 브랜드는 제주 전역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6차산업 경영체와 연계해서 체험, 판매 등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 제주도는 전국대비 1차산업 비중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농업.농촌 유산자원 사업화와 관련해 참고할만한 해외사례 또는 국내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  현재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지역은 62개소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밭담, 청산도구들장논, 금산인삼, 하동녹차, 담양대나무 등 5개소가 등재되어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본인 경우,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지역에서 관광객 증가뿐만 아니라 세계중요농업유산 브랜드를 다양하게 활용함으로써 농가소득 증대에 많은 기여가 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위해 많은 노력과 지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지역 또한 1500만명 관광객을 달성하는 데에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뿐만 아니라 세계농업유산인 제주밭담 자원들이 많이 기여된 것으로 생각한다. 국내에서는 제주밭담과 동시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청산도구들장논인 경우, 다양한 농업유산 중장기 사업과 연계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홍보를 극대화함으로써 청산도에 방문자를 증대시키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 이사장도 맡고 계신데, 센터의 역할은.

- 6차산업은 1차산업(유.무형자원)에 2차산업(제조.가공)과 3차산업(관광.서비스.판매.유통 등)을 융복합한 산업을 말하며, 개방화․고령화․소비자 욕구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 매우 필요한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도는 1차와 3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타 지역에 비해 매우 높고, 여기에 2차산업 경쟁력을 높일 경우, 매우 유망한 산업으로 육성이 가능하다. 특히, 제주도는 다양한 역사, 문화, 관광자원뿐만 아니라 섬관광지로 세계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보물섬이라고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제주방문 1500만명 6차상품 잠재소비자인 관광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타지역에 비해 6차산업이 매우 유리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농업농촌6차산업화지원센터는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4년 4월 제주연구원내에 설립되었고, 2019년 10월에 사단법인으로 창립하여 제주 농업농촌의 6차산업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국가인증제도인 6차산업화 사업자인증평가 및 사후관리, 농가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현장코칭', 6차산업 생산제품의 판로확대를 위한 '안테나숍' 운영, 유통플랫폼 사업 등 현장중심의 맞춤형 사업을 지원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제주는 청정이미지와 FAO세계중요농업유산인 제주밭담,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5관왕이라는 브랜드가치를 보유하고 있어 6차산업화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는데, 올해 8월 현재 중앙정부에서 인증한 6차산업 사업체 수가 122 경영체이며, 인증사업자에서 다양한 제품생산과 더불어 체험상품도 만들어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하고 있다. 6차산업에 관심 있는 분들은 제주농업농촌6차산업지원센터(전화 064-722-7914)에 문의하거나 홈페이지(http://www.제주6차산업.com)를 참고하면 된다.

◇ 마지막으로 추가적으로 덧붙일 말씀이 있다면. 

- 먼저, 제주밭담이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되었다는 것은 제주밭담과 관련된 농업시스템이 세계적으로 그 차별성과 규모를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주도 차원에서 보면, 유네스코 5관왕에다 인문분야에서는 최초로 FAO 농업분야까지 세계유산으로 지정됨으로써 세계적으로 유일한 6관왕 지역이라는 쾌거를 이룬 셈이다. 이는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도정정책,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인 것으로 제주도민 차원에서는 지천에 깔려 있어서 그 중요성을 몰랐던 제주밭담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와 더불어 자손만대에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는 중요성을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제주밭담은 무엇보다도 농업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농업이 지켜지면 환경이 지켜지고, 환경이 지켜지면 제주다움이 지켜지면서 제주도는 유수한 관광지로 자리매김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제주밭담을 보전.관리하는데 도민 모두가 중지를 모아야 한다. 유럽에 가면 빨간 지붕 경관을 보고 많은 관광객들이 감탄하는데, 이렇게 만든 계기는 빨간 지붕 기와재료가 그 지역에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한 재료이기 때문에 그 지역자원을 활용해서 빨간색 지붕을 만든 사례이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은 선조들이 만들어 놓은 유산이나 유적, 유물 등을 가지고 후세들이 먹고 살고 있는데, 제주도도 제주자원인 돌을 이용한 다양한 경관이나 시설물과 스토리를 만들어서 차별화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제주도는 세계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섬관광지로서 귀한 보물섬이기 때문에 제주도의 최고 상위개념을 세계유산으로 내세워서 제주의 가치를 높일 경우, 제주도의 미래는 타관광지와 다르게 매우 희망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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