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추가진상조사 자료집 '미국자료 Ⅲ,Ⅳ,Ⅴ' 발간
상태바
제주4‧3 추가진상조사 자료집 '미국자료 Ⅲ,Ⅳ,Ⅴ' 발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3 발발시기부터 1949년까지, 주요 문서 원문.번역본 수록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이 제주4‧3사건추가진상조사자료집 '미국자료 Ⅲ,Ⅳ,Ⅴ'를 펴냈다.

지난해 발간된 '미국자료Ⅰ,Ⅱ'에 이어 발간된 '미국자료Ⅲ,Ⅳ,Ⅴ'는 제주4‧3평화재단 미국자료 조사사업의 성과물이다.

재단은 지난 2018년 신설된 조사연구실의 주도로 2019년부터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조사팀을 파견하여 미군정청(USAMGIK), 미 군사고문단(KMAG) 등 남한 현지 기관 이외에도 극동군사령부(FEC), 연합군사령부(SCAP) 등 주한미군 상위기관이 생산한 약 38,500여매의 4·3 관련 문서를 수집한 바 있다. 

미국 현지 조사는 2001년 4·3중앙위원회가 실시한 이후 18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각 650쪽의 분량으로 출간된 '미국자료 Ⅲ, Ⅳ, Ⅴ'은 4·3 발발 시기인 1948년 4월 3일부터 1949년 연말까지 미군정 및 주한미군사고문단의 상급 기관에 보고된 주요 문서의 원문과 번역본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 미국 현지 조사에서 수집된 자료 중, 한반도와 제주를 바라보던 미군정청 및 군사고문단의 인식과 활동이 잘 드러나는 문서군인 RG554(미 극동군사령부, 연합군 최고사령관, 유엔군사령부 문서)의 4·3 관련 기록 4200여 매의 원문과 주요 내용을 번역·수록했다.

미국자료집은 문서를 날짜순으로 분류함으로써 당시 시대흐름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고 있다. 

1948년 4월 3일 무장대의 습격에 의한 제주도 경찰의 피해상황부터 1949년 12월 30일 미 군사고문단의 노고를 치하하며 국무부에 훈장 수여를 건의하는 미 대사 존 무쵸의 서신까지 격동의 세월을 파노라마처럼 그려내고자 했다. 

자료집에 담긴 각종 포고문, 명령서, 정보보고서 등은 당시 한반도정세 및 제주도민에 대한 미군정 및 미국 정부의 인식을 드러내고 당시 시대상을 포착하게 한다.

주한미육군사령관 존 하지 장군은 1948년 7월 13일 미 24군단 참모회의에서 당시 제주 인근에서 나포된 선박에 대해 “(군정장관) 딘 장군으로부터 추가 소식을 들었다"고 말하며 당시 제주 상황에 대한 미군정 지휘부의 지속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또 당시 9연대 장병들의 탈영으로 국방경비대를 "신뢰할 수 없다"고 여긴 반면, 제주도에 파견된 서북청년회에 대해 "경찰과 경비대를 지원한 것에 대하여 몇몇 미군 장교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보고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주한미군사고문단장 로버츠(Roberts) 준장은 1948년 12월 18일 이범석 국무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보고서를 인용하며 초토화 작전을 주도한 송요찬 중령에 대해 "대단한 지휘력을 발휘하였다"며 이를 "신문과 방송, 그리고 대통령의 성명에 의하여 (...) 대대적으로 선전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채병덕 참모총장은 1948년 12월 21일 "본인은 한국군 사령부가 송 중령의 임무를 자세히 보고 받을 것이며 적절한 훈장을 수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로버츠 준장은 1949년 1월 28일 유엔임시위원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폭도와 반란군을 소탕"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제주에 1개 대대를 추가 파병하겠다는 채병덕 참모총장의 서한에 대해 "최고 수준의 판단"이라고 극찬했다. 

로버츠 준장이 미 국방부 웨드마이어 중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1949년 4월 이승만 대통령의 제주 방문을 보고하며 "크게 환영을 받았습니다. (...) 홈런이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제주도민의 희생은 뒤로 한 채, 이승만의 순방을 국가를 위한 유익한 행동으로 평가했다.

극동군사령부 정보요약 보고에서도 우익세력의 행위에 대한 하지의 답변과는 달리 미군은 1949년 2월 20일 제주에서 민보단이 76명의 주민들을 창으로 찔러 살해했을 때 "그들에게 '주의(brought to the attention)'를 줄 필요가 있다"는 정도로 사건을 마무리 짓고 있음이 나타난다. 

수집된 미국자료 중에는 미군정과 군사고문단 수뇌부의 인식을 직접 기록한 자료들이 많고, 이런 정보를 미 정부 및 군 최고수뇌부가 공유, 인지하고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2001년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출간된 4·3중앙위원회의 미국자료집은 NARA의 분류체계에 따른 출처를 밝히지 않음으로써 증거자료로서의 가치가 반감됐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해당 문서들의 출처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증거력을 되살린 것은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제주4·3추가진상조사자료집-미국자료는 국내외 주요 기관 및 학술 연구 단체에 배포될 예정이다.

제주4‧3아카이브(http://www.43archives.or.kr)를 통해 일반인에도 공개될 예정이다. 

양정심 조사연구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현지 조사가 일시 중단된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현지 조사를 진행하고 수집자료를 자료집으로 발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