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도전을 위해 도지사직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사임통지서가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제출된 것과 관련해 좌남수 도의회 의장이 유감을 표명하며, "의회가 견제와 감시를 뛰어넘어 도정을 견인하고 도정 안정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좌 의장은 원 지사의 사임통지서가 제출된 2일 오후 1시30분 도의회 의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지사 사퇴에 따른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좌 의장은 "제주 출신으로서 대통령 선거 출마 도전이라는 점은 매우 뜻 깊고 환영할만한 일"이라면서도 "코로나 대응, 제주 4·3해결 마무리, 제2공항 갈등 해소, 제주특별법 전부개정, 제3차 종합계획 수립 등 산적한 제주 현안 해결을 위해 도민과 약속한 도지사로서 임기를 끝내지 못한 채 조기에 중도 사퇴해 도정 공백이 한층 우려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지사, 행정부지사, 정무부지사 3인의 도정 지휘체계도 도지사 사퇴와 함께 정무부지사까지 자동면직됨에 따라 앞으로 남은 11개월 동안 행정부지사 1인 권한대행으로 축소된 비상체제로 운영될 수 밖에 없어 심각한 우려를 금할 길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좌 의장은 "제주도정은 코로나19라는 급박한 위기 대응체계가 고통받는 도민들을 위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더욱 견고하고 강력히 작동할 수 있도록 코로나 방역에 총력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며 "코로나 지역 확산 저지와 도민사회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철저한 방역관리로 신속하고 빈틈없이 위험에 대비하며 도의회 또한 코로나 대응에 도정 역량을 집중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또 "제주도정은 제주 현안사업들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그 해결에 적극 앞장 서 주시기 바란다"며 "저희 도의회는 도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기능을 대폭 강화해 도정 현안을 한층 더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좌 의장은 "시급한 현안들이 권한대행을 이유로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일 없이 일관성있게 추진돼야 한다"며 "특별자치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진정한 지방분권 실현과 도민의 삶을 지키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민생경제 안정과 도민 불편 해소에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제주도정은 도의회와 더욱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며,저희 도의회도 그 어느 때보다 집행부와 소통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양 기관이 상시적이고 체계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해 상호 협력하며, 도의회가 견제와 감시를 뛰어넘어 도정을 견인하고 도정 안정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좌 의장은 "도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의정 구현에 더욱 매진하겠다"며 "그 어느 때보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도지사 사퇴로 실망이 크실 도민들을 위로하고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소명과 책무를 다하기 위해 의회가 먼저 도민에게 다가가 함께 소통하며 도민의 불안과 걱정을 덜어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좌 의장은 앞으로 새로운 도지사가 선출돼 취임하기 까지 남은 11개월간 행정부지사가 홀로 도정을 맡게 되는 상황과 관련해 "도지사와 행정.정무부지사 세 명이 하던 일을 행정부지사 혼자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행정부지사가 새로운 정무부지사를 임명하면, 협의하며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회 입장에서는 남은 기간 공백을 줄이기 위해 정무부지사 임명 절차를 밟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좌 의장은 일부 도의원들이 차기 정무부지사로 거론되는 상황과 관련해 "현직 도의원이 가게 된다면 도의원직을 그만두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성이 낮을 듯 하다"고 선을 그었다.

남은 기간이 11개월에 불과해 정무부지사를 맡을 사람이 없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남은 기간에 관계 없이, 행정부지사 혼자 도정을 운영하는 것 보다는 정부부지사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다.<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