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빛나는 순간', 억척 제주해녀의 애환과 감동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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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빛나는 순간', 억척 제주해녀의 애환과 감동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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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출신 배우 고두심 주연의  '빛나는 순간' 언론 시사회
고두심 "해녀야말로 제주도의 혼이자 살아있는 정신"
"여성, 애환, 인간적인 면에 중점 두고 연기했다"
ⓒ헤드라인제주
'빛나는 순간' 스틸컷 ⓒ헤드라인제주

"살암시민 살암지매(살게되면 사는거야). 우리 해녀들은 가솜 속에 늘 그말을 품고 살아. 그 한마디에 모두가 견딜 수 있으니까. 살아가는데 힘든 것도 슬픈 것도 다 이겨낼 수 있으니까..." 극중 해녀 진옥(고두심)의 대사다.

거친 바다 아래서 일생의 대부분을 보내는 제주 해녀. 자비 없는 자연과 어울려 산 탓인지 많은 사람들은 해녀는 무뚝뚝하고 드세다며 손사래를 치곤 한다. 우리가 일견 알고 있는 해녀는 거친 파도와 싸우며 생계를 위해 평생 바다에 몸을 바친 강인한 여성의 모습이다. 

하지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해녀의 내면은 진솔하고 인간적이며 바다처럼 깊은 구석이 있다. 무엇보다 여성으로서 사랑과 행복이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주체이기도 하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제주 해녀의 다양한 모습과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 '빛나는 순간'의 언론 시사회가 지난 11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 소재 롯데시네마에서 제주 출신 배우 고두심과 소준문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에서 가장 먼저 개최됐다. 

◇"해녀는 바다 떠나서 못살아요. 팔자가 그래..."

영화 '빛나는 순간'은 제주에서 가장 명성 높은 해녀 진옥의 삶을 그린다. 

일생을 해녀로 살아온 진옥은 "바다에 한 번 발 딛게 되면 평생할 수밖에 없어"라는 자신의 말처럼 해녀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여성으로서의 삶도, 사랑과 행복이란 감정도 잊고 바다일에만 매진한다. 

그런 그녀에게 '빛나는 순간'이 찾아온다. 자신을 촬영하려고 서울에서 내려온 육지것(경훈-지현우)과 깊은 관계에 빠지게 된다. 바다가 연결시켜준 관계로부터 진옥은 한평생 물질만 해오며 겪었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렸던 여성으로서의 삶과 사랑이란 감정을 다시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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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순간' 메인 예고편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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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순간' 스틸컷.ⓒ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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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순간' 스틸컷 ⓒ헤드라인제주

하지만 선택의 갈림길에서 그녀는 끝내 다시 해녀의 길을 걷는다. 진옥은 말한다. 

"내가 슬퍼서 등 돌려도 바다가 자꾸 이리 오라고 손짓해요. 그러면 몸이 또 근질근질해지고... 해녀는 바다 떠나서 못살아요. 팔자가 그래..." 

◇"여성, 애환, 인간적인 면에 중점두고 연기했다"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고두심 배우는 이날 간담회에서 "다른 어떤 배우보다도 제주 해녀에 대해 남다른 애착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고 배우는 "이 작품의 배경이 제주도고 제주 해녀들이 숨 쉬는 과정을 다룬 영화다 보니 오랫동안 제주에서 살아온 '내가 적역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내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기대 속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바다에 나가 해녀삼춘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지냈었다. 물질을 하고 돌아온 삼춘들과 함께 고구마와 감자를 나눠먹었다''며 ''그분들이 그렇게 강인하게 살아왔으면서도 삶은 녹록치 않다는 것을 이해해왔다"고 설명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해녀 진옥 역할을 맡은 고두심 배우 ⓒ헤드라인제주

고 배우는 진옥 역할을 위해, 해녀의 진짜 모습들을 알리기 위해 해녀하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리곤 하는 강인함보단 '여성', '애환', '인간적인 면' 등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제주도는 지형 자체가 척박하고 아픔이 큰 곳이다. 그런 곳에서 운명적으로 해녀의 삶을 살아온 분들이 애환, 여자로서 놓으면 안되는 감성의 줄을 끝까지 붙들고 빛나는 순간을 맞이했다는 것, 희망이 끈을 놓지 않고 살아낸다는 것에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녀분들이 살기 위해서 바다에 있지만 그래도 바다는 언제나 아름답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래서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것은 차마 잡지 못한다고 했다. 아름다운 순간을 이해할 수 있는 그분들의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소준문 감독 ⓒ헤드라인제주

소준문 감독도 "타자의 시선으로 해녀의 삶을 바라보려하지 않았다. 강인하면서도 인간적인 해녀들의 삶을 현실감 있고 생생하게 포착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해녀는 강인한 여성이다, 척박함을 일궈내야 한다는 등 한쪽으로만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면도 존경스러우나 해녀도 상처가 있고 다양한 감정도 느끼는 존재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해녀야말로 제주도의 혼이자 살아있는 정신"

'빛나는 순간'이 여성으로서의 해녀, 삶의 애환과 인간적인 면이 있는 해녀를 그렸더라도, 그럼에도 극 중 "해녀의 삶은 이승반 저승반을 오가", "해녀 할 바에 소가 되는 게 낫다는 옛말이 있어", "바다에 한 번 발 담그면 평생이야", "물 속에서 숨 참는 게 죽기보다 힘든 일이야"와 같은 대사는 그들의 강인함과 뚜렷한 정신력을 보여준다.

ⓒ헤드라인제주
'빛나는 순간' 메인 예고편 ⓒ헤드라인제주
ⓒ헤드라인제주
'빛나는 순간' 메인 예고편 ⓒ헤드라인제주

고 배우 역시 그런 해녀야말로 제주도의 혼이자 살아있는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그분들의 주름과 손의 마디 마디를 보면서 '아 바로 이것이다'라고 생각했다''며 "그 정신이 곧 제주도의 혼이라고, 해녀들이 이렇게 오랜 시간 버텨준 덕에 제주도가 지금도 살아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 작품을 하면서 해녀분들의 그 정신들을, 인고의 시간을 보낸 강인함을 어떻게 표현해서 녹여낼 수 있을지, 아름다운 힘으로 발산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고 배우와 제작진들은 제주해녀의 진솔한 삶을 스크린 속에 보다 잘 담기 위해, 해녀들의 마음을 생동감 있게 그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고 배우는 "진심을 담아 연기하기 위해 원래 수영을 잘 못해서 수영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소 감독도 "주민들과 해녀분들께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괜히 마을만 어지럽히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마을 주민들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주력했다. 그 덕에 촬영 내내 그들과 가족처럼 지낼 수 있었고 그들의 삶을 보다 생동감 있게 그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헤드라인제주
'빛나는 순간' 스틸컷 ⓒ헤드라인제주
ⓒ헤드라인제주
'빛나는 순간' 스틸컷ⓒ헤드라인제주

양정훈 촬영 감독도 "그 지역에 계신 분들이 영화를 봤을 때 이질감이 없게 느껴져야 한다. 이 부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으며, 홍지연 미술 감독도 "영화의 전체적인 컨셉은 부조화 속의 조화다. 도심과 촌, 바다와 숲, 나이든 여자와 젊은 남자, 이 모든 것들이 이질적이지만 서로 어우러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 순간이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컨셉을 잡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제주해녀의 삶과 그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영화 '빛나는 순간'은 제주 언론 시사회를 시작으로 오는 14일 서울 시사회에 이어 30일 정식적으로 상영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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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당 2021-06-20 19:59:32 | 116.***.***.165
이창준 기자님 제주어 표현이 어설풉니다.
"살암시민 살암지매(살게되면 사는거야) =살암시민 살아지매

출처 : 헤드라인제주(http://www.headlinejeju.co.kr)

해녀 2021-06-12 15:56:59 | 175.***.***.2
영화 보고싶네요
많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