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국토교통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그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시민사회단체가 강력 항의하고 나섰다.

제주도내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7일 오전 정부 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환경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국토부를 규탄했다.

기자회견에는 비상도민회의 강원보.박찬식.김정순 상임대표, 오창현 사무처장, 천주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인 강승수 신부, 정의당 세종시당 강형석 생태위원장, 대전녹색당 오현화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 단체는 "국토부는 도민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제주도민의 결정을 존중해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전면 중단하고 즉각적으로 제2공항 백지화를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제주도민과의 약속을 지켜 제주도민의 선택을 지원하라"며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제주도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제2공항 백지화를 즉각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월 전도민적 합의 절차를 통해 진행됐던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는 지난 5년여간 이어진 첨예한 찬반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제주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계기였다"면서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는 국토부의 동의와 중재하에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손을 잡았고 지역 언론사들의 주관하에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또 "도민여론조사를 통해 도출된 결론은 '제2공항 '반대'였다"면서 "제주도민은 성산읍을 예정지로 하는 제2공항 건설이라는 '공항인프라 확충방식'은 아니라고 판단했고, 관광객 확대라는 양적 팽창보다 질적인 관리를 원했고, 지나친 개발보다는 보전의 균형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어떠한 화려한 수식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환경수용력 한계는 도민 스스로 피부로 매일매일 절감하고 있으며 더 이상의 관광 확대, 공항 추가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면서 "그럼에 불구하고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환경부에 제출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현재 제2공항 반대로 표출된 도민의 뜻을 정면에서 거부하고 있는 동맹세력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원희룡 지사와 국토부 항공담당 관료들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토부는 도민들이 '반대'를 택했지만 도민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4개월째 직무유기 중이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했고, 정부여당이 당·정 협의를 통해 제주도민들에게 확약했던 '도민의견 수렴 존중'이라는 정부와 도민사회의 공식적인 합의를 공공연한 태업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원 지사가 국토부에 '정상적 추진' 의견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서도 국토부와의 '공모'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도민 전체의 여론조사에 '별도의 성산주민 여론조사'를 끼워 넣은 것은 반대가 높은 전체 도민의 여론조사 결과를 희석화하고 성산지역의 찬성여론은 높다는 것을 계속 강조하면서 제2공항 추진의 불씨를 살리려는 목적이었다"며 "이는 국토부 항공담당 관료들과 원 지사의 지속적인 공모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또 "도민여론조사 결과와는 정반대로 원 지사가 찬성 의견을 별도로 개진한 것 역시 국토부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사전 교감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민의 뜻도 거부하면서까지 끝끝내 원희룡 지사와 한 몸처럼 움직이는 국토부는 대통령과 정부여당보다 더 위에 있는 권력을 가진 무소불위의 부처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과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에게도 화살을 겨냥했다.

이들 단체는 "민주당과 제주지역 국회의원들도 도민들의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당·정 협의를 통해 도민의견수렴 합의 절차를 진행 완료했으면 그 결과를 존중하고, 정책결정에 반영한다는 즉각적인 '결과 수용'을 발표해 후속조치에 착수해야 했는데, 민주당은 지금 도대체 뭘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대통령의 약속과 당·정 협의와 국민과의 약속까지 거부하고 있는 정치적인 국토부 항공관료들을 그대로 용인해선 안 된다"면서 "지금 당장 국토부가 제2공항 백지화 선언을 하도록 곧바로 2차 당·정 협의를 열고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또 제주지역의 3명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이렇게 무기력한 국회의원들을 도민들은 본 적이 없다"면서 "자기 지역구가 공항예정지에 포함됐기 때문에 도민의 뜻조차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전제 대한민국과 제주도를 위한 입법 활동을 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환경부에 제출하는 것을 용인하고 환경부가 부동의 해주기만 기다려선 안 된다"며 "지금 당장 지역의 세 국회의원들은 한자리에 모여 도민여론조사 결과 그대로 국토부에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제2공항 백지화 선언을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또 "내년 도지사선거 때까지 방치하다가 선거에서 공약으로 제2공항 백지화를 약속하면 국토부 관료들이 들어줄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면서 이번에 이 문제를 확실히 매듭짓지 못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응할 것임을 경고했다.

이들 단체는 "촛불을 들었던 제주도민이 강력히 촉구한다"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 국토부에 대해 '제2공항 계획 백지화'를 거듭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