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휙', '툭' 상습 쓰레기 투기, 클린하우스에 버려지는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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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휙', '툭' 상습 쓰레기 투기, 클린하우스에 버려지는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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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투기, 밤.낮없는 상습투기...배출 도우미는 '한숨'
검은색 대형 비닐봉투에 무분별하게 투기된 쓰레기들 ⓒ헤드라인제주
검은색 대형 비닐봉투에 무분별하게 투기된 쓰레기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연동의 한 클린하우스. "에헤이-, 이것 참" 짧은 탄식과 함께 비닐봉투에서 잡동사니들이 쏟아졌다.

봉투에 들어있는 잡동사니들은 쓰레기들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종량제 봉투에 담겨있지 않고 불법 투기된 생활 쓰레기들이다.

이내 한 남성이 집게를 집어들고 쏟아진 쓰레기들을 종류에 맞게 하나하나 구분하기 시작한다.

그는 바로 이 클린하우스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도우미 이상식씨(67)다.

쓰레기들이 뿜어내는 시큼하거나 역한 냄새는 쏟아진 내용물의 종류를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올해 1월 클린하우스 도우미로 선발된 이씨, 그가 근무하는 시간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4시간이다.

봉투 안 쓰레기들을 분류하고 있는 클린하우스 도우미 이상식씨ⓒ헤드라인제주
봉투 안 쓰레기들을 분류하고 있는 클린하우스 도우미 이상식씨 ⓒ헤드라인제주

이 시간동안 그는 주민들이 배출한 쓰레기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배출이 잘못된 쓰레기 더미를 끄집어내 땅으로 쏟아낸 후 하나하나 골라 종류에 맞는 수거함에 다시 버린다.

이러한 같은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쓰레기를 실으러 오는 수거차량이 요일별로 수거해가는 쓰레기가 달라 요일에 해당하는 쓰레기들을 제외한 쓰레기들은 따로 구분해놔야 한다.

이씨는 주민들이 쓰레기를 알맞게 배출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손사래를 치며 부인했다.

그는 "(클린하우스)앞에 빌라가 재건축 허가가 나면서 이사를 가는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며 "(주민들이)대형 폐기물 배출 스티커도 부착하지 않고 수납장이고 매트리스고 막 버리고 수거차량은 가져가지 않고 그대로 방치돼 있어 감당이 안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장 고질적인 쓰레기 투기꾼들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휙'하고 쓰레기를 던지고 가는 사람들이다"며 "던질거면 제대로 던지지, 수거함에서 팅겨나와 땅에 널부러져 있는데 쫓아가서 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이미 저 멀리 가있는데 어떻게 잡겠나"고 하소연했다.

실제 이씨는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차량을 막아 세운적도 있었지만, 투기범에게 오히려 멱살을 잡힌 적도 있었다.

봉투 안 쓰레기들을 분류하고 있는 클린하우스 도우미 이상식씨 ⓒ헤드라인제주
계속되는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와 관련해 고충을 털어놓고 있는 이상식씨 ⓒ헤드라인제주

그는 "(차량 운전자에게)쓰레기를 이렇게 버리고 가면 되느냐고 물었더니 차에서 웬 젊은 남성이 나와 '아저씨가 하는 일이 뭐냐, 이런일 하는거 아니냐'며 말하니 나도 화가나 멱살을 잡은 일도 있었다"며 "주민센터 직원들은 참으라고만 하는데 일을 하다보면 화가 나기도하고 별일이 다있다"고 회상하며 집게로 플라스틱과 종이 등 각종 쓰레기들을 골라냈다.

이씨가 말한 '별일'은 불법 쓰레기 투기범들의 만행이다.

그는 "한번은 내가 퇴근 직후 나무 뒤에서 클린하우스를 지켜본적이 있다"며 "상습적으로 투기를 일삼는 주민들은 지능범이다. 집안에서 내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쓰레기를 버리러 온다"고 말했다.

그 후에는 여느 상황과 마찬가지로 한바탕 실랑이를 치루고 돌려보냈다고 한다.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에 음식물이 그대로 보관돼 있다. 이에 이씨는 음식물은 처리 기계에 버리고 비닐은 일반쓰레기, 플라스틱은 수거함에 버리는 작업을 했다.  ⓒ헤드라인제주
버려진 플라스틱 용기에 음식물이 그대로 보관돼 있다. 이에 이씨는 음식물은 처리 기계에 버리고 비닐은 일반쓰레기에, 플라스틱은 수거함에 버리는 작업을 했다.ⓒ헤드라인제주

'쓰레기를 이렇게 가지고 오면 안된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버려야 한다', '음식물과 일반 쓰레기는 나눠서 버려야 한다'는 말들은 이씨가 주민들에게 하루에 수십 번씩 전하는 수식어구들이다.

쓰레기를 버리러 온 주민들의 행각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클린하우스 안쪽 모퉁이에 작업 도구인 집게와 빗자루, 장갑 등을 놓고 가곤 했는데 이것마저 가져가는 주민이 있어 이제는 청소도구들을 들고 다닌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집게는 2번, 빗자루는 3번이나 가져가 이제는 놓고갈 엄두가 안난다"며 "도구를 잃어버릴 때마다 사비로 충당해야 되니 잘 챙기고 다녀야 한다"고 말하며 씁쓸한 현실 속에서도 하릴없이 미소를 띄웠다.

플라스틱 수거함에 투기된 무분별한 쓰레기들. ⓒ헤드라인제주
플라스틱 수거함에 투기된 무분별한 쓰레기들. ⓒ헤드라인제주

고질적인 불법주차 또한 이씨를 힘들게 하고 있다.

그는 "클린하우스 바로 앞에 차를 대고 가는 경우도 많다"며 "작업을 해야 되는데 한시간씩 차를 대버리면 그만큼 지연돼 퇴근도 늦어진다"고 한숨과 함께 고충을 털어놨다.

잘못 배출된 쓰레기들을 일일히 땅에 펼쳐놓고 새로이 분류 작업을 해야 되는데 차가 세워져 있으면 옆 길가에서 종류별로 분리해 수거함까지 옮겨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클린하우스를 관리하려면 사실상 누군가 24시간 상주를 해서 지켜야 한다"며 "이렇게 밤에 와서 정리를 해놔도 아침에 오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누구인지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다"며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해 쓰레기 투기꾼들을 찍어도 어디까지나 근무를 하고 있을때만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클린하우스 도우미 이씨는 고질적인 불법 쓰레기 투기로 인해 어느 영화에서나 볼법한 끈질긴 형사처럼 투기꾼들을 추적하고 그들의 잘못된 습관을 저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주시 내 다른 클린하우스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도2동의 217번과 208번 클린하우스에서 도우미 김재홍씨(69)가 어둑한 길가 사이로 쪼그려 앉아 검은 비닐봉투에 든 쓰레기들을 펼쳐놓고 일일히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

클린하우스에 쌓인 무단 투기 쓰레기들을 새로이 분류하고 있는 클린하우스 도우미 김재홍씨 ⓒ헤드라인제주
클린하우스에 무단으로 투기된 쓰레기들을 새로이 분류하고 있는 클린하우스 도우미 김재홍씨 ⓒ헤드라인제주

김씨 또한 주민들이 쓰레기를 올바르게 버리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땅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가리키며 "이것 좀 봅써게!(이것 좀 보세요)"라며 "정말 못살쿠다(못살겠다)"고 표독스레 말하며 분주히 불법으로 투기된 쓰레기들을 종류별로 골라내기 바빴다.

김씨가 가르킨 쓰레기들은 플라스틱과 종이, 비닐이 뒤섞여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이 날은 일요일이라 플라스틱과 비닐 종류를 배출해야 하지만, 불법 쓰레기 투기를 상습적으로 일삼는 사람들에게 요일별 배출제도는 다른 나라의 이야기인 듯 했다.

그들도 그럴 것이, 김씨야말로 재활용도움센터이자 자신의 그릇된 행동을 올바르게 처리해주는 해결사와도 같기 때문이다.

갖가지 생활쓰레기들로 넘쳐나고 있는 이도2동의 한 클린하우스 ⓒ헤드라인제주
갖가지 생활쓰레기들을 분류하고 있는 김재홍씨 ⓒ헤드라인제주

김씨는 묵묵히 한참을 고르고 담고 다시 뿌리고 담아냈다. 불법 투기된 쓰레기들은 작은 체구에 김씨에게 새로운 일을 끊임없이 던져주고 있었다.

그는 "대낮이든 밤이든 무분별하게 버리고 간다"며 "배출시간이 아닐때는 가림막을 내려 수거함을 막아놓아도 의류함과 음식물 쓰레기 수거기계 옆으로 죄다 던져놓고 간다"고 전하며 쓰레기 투기꾼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곳 클린하우스에 경우 CCTV가 수거함쪽에만 비추고 있어 의류함 주변에는 사각지대가 발생해 투기를 해도 사실 상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정리한 김씨는 이내 고철 수거함을 힘겹게 온몸으로 들어 세운다.

고철 수거함 속 음류수 캔, 참치 캔을 비롯한 각종 캔들이 아래로 쏠리며 칼칼한 소리를 자아냈다.

그렇게 한쪽으로 몰린 고철 쓰레기들 사이로 유리병과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띄엄띄엄 보인다.

김씨가 캔.고철 수거함 속 다른 종류의 쓰레기들을 골라내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씨가 캔.고철 수거함 속 다른 종류의 쓰레기들을 골라내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내 김씨는 고철 속 비닐봉지, 플라스틱 등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김씨는 "수거함을 아래로 눕혀 청소해야 안쪽까지 확인해서 골라낼 수 있는데, 불법 쓰레기들이 많은 날에는 함이 무거워져 들기가 힘들다"며 "수거함 하나를 청소하는데 1시간 가까이 걸릴때도 있는데, 여기 뿐만 아니라 곧 있으면 다른 클린하우스도 가야한다"고 말하며 결코 만만치 않은 고된노동에 대해 토로했다.

그가 하루에 들어올리는 수거함은 5개에서 6개 정도로 캔.고철과 플라스틱 등 요일별로 배출하는 쓰레기들을 담는 칸들이다. 

누군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들을 종류에 맞게 배출시키려면 수거함 안쪽에 묻혀있는 쓰레기들까지 확인해서 끄집어내야 하기때문이다.

이후 플라스틱 수거함도 세워 안쪽까지 확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후 플라스틱 수거함도 세워 안쪽까지 확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김씨는 이렇게 매일 주민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에 대한 무게를 들어올리고 있다.

쓰레기 정리 과정 중 가장 치우기가 곤란한 쓰레기는 무엇인지에 묻자 김씨는 "음식물을 먹고 남은 배달용기(플라스틱)들인데, 플라스틱에 버려져 있어 일반쓰레기로 다시 옮겨야 한다"며 "이런 것들은 대부분 안에 음식물 쓰레기와 젓가락, 포장지 등 온갖 종류의 쓰레기들이 있어 또 다시 분리수거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말처럼 배달용기의 소재는 플라스틱으로 돼있으나 음식물이 묻은 이상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플라스틱 수거함에 버려진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헤드라인제주
플라스틱 수거함에 버려진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헤드라인제주

이 같은 내용을 몰라서 플라스틱이라는 이유만으로 플라스틱함에 버릴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플라스틱으로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오후 5시 30분에 출근했다는 김씨는 저녁 8시가 지나도록 끊임없이 쓰레기들을 흩뿌리고 다시 주워 담았다.

이날 2시간이 넘도록 분류 작업을 한 김씨. 또 다른 클린하우스를 나서야 한다고 했다. ⓒ헤드라인제주
이날 2시간이 넘도록 분류 작업을 한 김씨는 곧 또 다른 클린하우스로 이동했다. ⓒ헤드라인제주

김씨가 들어올리는 수거함의 무게는 인근 주민들의 양심의 무게였다.


같은 날 밤 9시 탑동 광장 주변에 위치한 클린하우스에서는 좀 전과는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쓰레기들과 힘겹게 분투하고 있는 다른 클린하우스 도우미들과는 달리 이 곳 클린하우스는 말끔히 정돈돼 있었다.

건입동의 한 클린하우스. 수거함 앞 종류별로 모아진 쓰레기들은 봉투 그대로 배출하면 된다. ⓒ헤드라인제주
건입동의 한 클린하우스. 수거함 앞 종류별로 모아진 쓰레기들은 봉투 그대로 배출하면 된다. ⓒ헤드라인제주

이곳 도우미 ㄱ씨는 "예전에는 말도 못하게 심각했지만 요즘은 그나마 괜찮아졌다"며 "CCTV가 비추지 않는 음식물쓰레기 처리 기계 주변으로 가끔씩 버리고 갈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거함에 주변에 떨어진 있는 쓰레기들을 빗자루로 쓸어담고 가끔씩 종량제 봉투에 담겨있지 않은 불량 쓰레기들을 정리했다.

그런데 이날 밤 9시 30분쯤 일도 1동에 위치한 클린하우스에서는 다소 특이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클린하우스 옆 공간에 빈 수거함들이 무더기로 방치돼 있던 것이다.

사용하지 않는 쓰레기 수거함들이 클린하우스 옆 공간에 방치돼 있다. ⓒ헤드라인제주
사용하지 않는 쓰레기 수거함들이 클린하우스 옆 공간에 방치돼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곳 클린하우스를 관리하는 도우미 ㄴ씨는 "근무를 할때부터 있었는데 아마 쓰지 않는 예전 수거함들이라 이곳에 갖다 둔 것 같다"며 "주민센터에서 갖다 놓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세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도1동주민센터 관계자는 "해당 수거함들은 쓰레기 운반차량의 리프트 규격에 맞지 않아 기계로 들어올릴 수가 없고 손으로 옮기기에는 무게가 나가기 때문에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현재는 임시방편으로 마대를 이용해 비닐, 형광등 등을 담아두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수거함들은 최소 지난해 8월 전부터 방치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시방편으로 쓰고 있는 마대들은 운반차량이 주기적으로 수거하러 오지 않아 수거함을 넘어 밖으로까지 쌓아져 있었다.

쓰레기들로 꽉 찬 수거함과 그 앞으로 쌓인 생활 폐기물들  ⓒ헤드라인제주
쓰레기들로 꽉 찬 수거함과 그 앞으로 쌓인 생활 폐기물들 ⓒ헤드라인제주

이에 일도1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일도1동이 좁다보니 수거함들을 따로 놓을 공간이 없는 상황이라 쌓아둔 것"이라며 "제주시청과 협의해서 빠른 시일 내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행정의 무분별한 물품 방치 행태와는 반대로 이곳 쓰레기들은 종류에 맞게 수거함에 배치돼 있었다.

ㄴ씨는 "(쓰레기를)버리러 오는 주민들은 대부분 배출 절차를 잘 지키고 있다"면서도 "주차장과 붙어있다보니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자주 버리고 간다"고 설명했다.

주차장과 인접해 있는 클린하우스 ⓒ헤드라인제주
주차장과 인접해 있는 클린하우스 ⓒ헤드라인제주

실제 이곳 클린하우스는 차량 10여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과 인접해 있는데다 CCTV 또한 반대쪽 종량제 수거함 쪽에 설치돼 있어 누가 버렸는지 확인 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이날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유흥시설과 음식점, 원룸 등이 몰려있는 연동의 거리는 많은 인파들로 붐비고 있었다.

바닥 곳곳에는 불법 전단지를 흩뿌리고 다니는 차량들로 인해 전단지들이 널부러져 있다.

이곳의 클린하우스 실태는 상당히 심각했다. 

종량제 봉투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아무 비닐봉투에 담겨져 수거함 위로 쌓인 쓰레기더미들은 흡사 '쓰레기 대잔치'를 방불케 했다.

무단 투기 쓰레기들로 넘쳐나는 연동의 한 클린하우스 ⓒ헤드라인제주
무단 투기 쓰레기들로 넘쳐나는 연동의 한 클린하우스 ⓒ헤드라인제주

원룸으로부터 배출된 생활쓰레기, 음식점으로부터 나오는 큼지막한 박스들, 유흥시설로부터 끊임없이 나오는 술병들로 매우 '장사'가 잘되는 클린하우스였다.

물론 클린하우스들을 방문하는 손님들은 정당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온갖 쓰레기들을 자연스럽게 투기했다.

클린하우스를 방문했을 당시 도우미는 퇴근한 시각이라 만나볼 순 없었다.

클린하우스 맞은편에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ㄷ씨는 클린하우스 도우미가 정리를 하러 왔었냐는 질문에 "이미 저녁 6시에 와서 한번 치우고 9시에도 와서 치우고 갔다"며 "이 곳 클린하우스는 말할 것도 없이 막 버리고 간다"고 말했다.

이어 "차로 와서 쓰레기를 버리고 가기도 하고 중국인들도 많이들 버리고 간다"며 "이동네가 술집, 밥집에 원룸도 모여있어 아무나 와서 버리고 간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 클린하우스 근처에서 불법 쓰레기 투기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기다려본 결과, 채 5분도 안되 한 청년이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고 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단 쓰레기 투기를 하고 있는 주민 ⓒ헤드라인제주
쓰레기를 무단 투기 하고 있는 주민 ⓒ헤드라인제주

이후 남성과 여성이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긴 쓰레기들을 수거함 위로 던지며 쓰레기 더미의 고도를 높여주고 자리를 떠났다.

한 주민은 캐리어와 종이박스 등을 클린하우스 수거함 앞에 놓아 불법 쓰레기 투기의 현장을 한층 더 장식하고 돌아섰다.

무단 쓰레기 투기를 하고 있는 주민 ⓒ헤드라인제주
쓰레기를 무단 투기 하고 있는 주민 ⓒ헤드라인제주

이 주민에게 불법 쓰레기 투기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당황스런 기색을 보이며 말 없이 가던 길을 갔다.

인근 음식점에서 나온 한 직원은 망설일 것도 없이 검은색 큼지막한 봉지를 수거함 사이로 놓고 가 빈틈없이 불법 쓰레기들로 클린하우스 공간을 메웠다.

무단 쓰레기 투기를 하고 있는 주민 ⓒ헤드라인제주
쓰레기를 무단 투기 하고 있는 주민 ⓒ헤드라인제주

또 다른 주민은 편의점 로고가 그려진 비닐봉투에 쓰레기들을 담아 자연스럽게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수거함 위 쓰레기 더미의 몸집을 키워주고 갔다.

무단 쓰레기 투기를 하고 있는 주민 ⓒ헤드라인제주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고 있는 주민 ⓒ헤드라인제주

그가 던진 비닐봉지는 묶여있지 않아 쓰레기들이 다시 땅바닥에 흩뿌려졌다.

이곳과 불과 300m 정도 떨어진 인근 클린하우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와 관련해 연동주민센터 관계자는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워낙 투기가 심해 하나하나 잡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클린하우스의 CCTV를 보다 높은 화소의 카메라로 교체해 불법 쓰레기 투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연동의 또 다른 클린하우스, 이 날은 플라스틱을 배출해야 하는 날이다. ⓒ헤드라인제주
연동의 또 다른 클린하우스, 이 날은 플라스틱을 배출해야 하는 날이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관계자는 클린하우스 쓰레기 투기와 관련해 "단속은 각 읍면동에서 실시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자주 하지는 못한다"며 "자주는 못해도 CCTV 단속 등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기 차량의 번호를 정확히 인식하고 단속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클린하우스 도우미들이 불법 쓰레기를 막고자 쫓아도 가보고 사진도 찍어보고 멱살도 잡아 봤지만 매일 되풀이 되는 불법 쓰레기 투기에 한숨과 피로만 늘어간다.

매일같이 수거함에서 잘못 배출된 쓰레기들을 뒤적거리며 온갖 오물과 잡동사니들을 조우하는 클린하우스 도우미들의 뒷모습에는 쓰레기 배출에 대한 결여된 시민의식이 비춰지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쓰레기를 분류하고 있는 클린하우스 도우미 김상식씨 ⓒ헤드라인제주
쓰레기를 분류하고 있는 클린하우스 도우미 이상식씨 ⓒ헤드라인제주

 

클린하우스 도우미의 뒷모습 ⓒ헤드라인제주
쓰레기를 분류하고 있는 클린하우스 도우미 김재홍씨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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