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기 '붉은겨우살이' 사진전...한 여름에도 크리스마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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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기 '붉은겨우살이' 사진전...한 여름에도 크리스마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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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에도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까? 한라산의 '붉은겨우살이'를 사진으로 담으며 이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 정상기 사진작가의 전시회가 제주신화월드에서 개최된다. 

정상기 작가의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전시가 오는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석달에 걸쳐 제주신화월드 랜딩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다. 제주신화월드 첫 초대전이다. 

정상기 사진가는 10년 전 겨울, 한라산 영실에서 윗세오름을 오르던 중 우연히 눈에 들어온 붉은 겨우살이의 붉은 빛깔과 고귀한 자태에 매료돼, 오로지 한라산의 '붉은 겨우살이' 를 주제로 한 사진 작업에만 열중해왔다.

엄동설한, 만물은 움츠러들고 숨죽이는 계절, 한라산의 나무들은 앙상하게 빈 가지를 드러내지만, 1100고지 이상에서 서식하는 붉은 겨우살이는 당당하고 아름다운 자태로 자신을 드러낸다. 

그는 매년 붉은 겨우살이를 피사체에 담기 위해 혹한의 계절이 오면 한라산을 오르는데 이를 두고 '애인을 만나러 간다'고 표현할 만큼 겨우살이에 매혹됐다. 그동안 많은 사진가들이 한라산의 사계풍경과 꽃과 나무들을 주제로 작업을 해왔지만, 붉은 겨우살이를 주제로 이렇게 사진작품으로 이끌어 내 전시를 한 사례는 그가 처음이다.  

붉은 겨우살이는 생존방식이 매우 독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스로 번식하지 못하고, 오로지 산새들을 통해서만 번식을 할 수 있는 기생식물이다. 그러니 자태가 빼어나지 않거나 산새들의 눈에 띄지 않으면 겨우살이는 자손 번식을 할 수 없는 운명이다. 

한 겨울 높은 산에 나뭇잎들이 다 떨어질 때를 기다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겨우살이는 잎을 떨구고 난 앙상한 빈 나뭇가지 꼭대기에 새집처럼 똬리를 튼다. 한겨울 눈 덮인 산속에서 새들의 먹이가 귀해질 때 산새들이 쉽게 자신을 알아보고 열매를 따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늘을 날다가 앙상한 나뭇가지 끝에 새집처럼 자리하고 있는 겨우살이를 제 집으로 착각한 산새들은 추운겨울 겨우살이 열매를 먹고 다른 나무 가지에 앉아 배설을 하여 겨우살이를 번식시킨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사진으로 만나는 붉은 겨우살이는 현무암을 상징하는 검은 색과 화산섬의 화산 폭발을 연상시키는 붉은 색의 강렬한 대비가 인상적이다. 복잡한 배경과 색을 빼고, 오직 흰색, 붉은 색, 검은색으로만 표현된 그의 사진작품은 흡사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정상기 사진가는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의 강인함과 생존의지는 흡사 척박한 환경에서도 지혜롭게 삶을 일궈온 제주도민의 삶과도 닮아있다"며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기인 만큼 겨우살이의 아름다움 빛깔과 자태, 그리고 생존방식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따뜻한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시에 대한 사항은 정상기 작가에 전화(010-3691-9011)로 문의하거나 홈피이지(joungsanggi.com 또는 정상기.com)를 참조하면 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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