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의 역사에 대해 뒤척거리며 정리하기 시작 한 지도 어언 3년이 흘렀다. 또한 헤드라인제주에 처음 연재 했던 날은 2019년 5월 28일로 어느덧 2년 여 라는 시간동안 ‘제주농업의 뿌리 찾아서’라는 주제로 80여 편의 연재글을 올렸다. 이제 집필 3년, 연재 2년의 과정을 마무리 하려 한다.
연재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많은분들의 격려가 힘이 되었고 집필 방향에 대한 많은 분들의 지적들도 있었다. 관심을 갖어주신 분들에 대해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돌이켜 보면 3년간의 집필, 2년간의 연재를 마치며 생각 나는 순간은 제주 농업의 역사에 대한 내용이 착상이 되었을때 집필 내용을 잊지 않으려고 스마트폰에 메모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었다. 그리고 눈만 뜨면 새벽에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곤 하였다.
이렇게 뒤척이던 3년 여의 시간이 흘렀다. 여느 때는 피로감에 쌓여 쉴 때도 있었지만 1∼2주 간격으로 연재를 하려고 쉬지 않고 달려왔다. 특히 농업과 관련한 전문적인 일을 하고 있어 제주농업의 역사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 되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현재의 제주라는 시공간에서 나의 위치를 찾고 제주 농업의 역사와 가치를 찾고 싶은 생각에 열정을 다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집필 전에는 제주는 화산폭발의 섬, 태풍의 길목, 잦은 외세의 침탈 등의 어느 나라, 어느 지방보다도 농업활동을 영위하기에는 불리한 여건이라는 막연한 추측만 했었다. 집필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의 제주의 역사문화도 농업활동에서 시작되었고 제주민들의 생활 현장 곳곳에는 제주 농업 역사의 숨결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물론 제주의 옛 문화는 대륙문화와는 달리 해양문화가 주를 이루어 참고할 근거 자료가 많지 않음을 안타깝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제주의 역사는 변방의 역사로만 알고 있었던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하였다. 한반도의 서울 지방이 우리 민족의 주 무대였고 제주라는 섬은 반도의 맨 남쪽 끝, 그것도 바다 건너 자리 잡은 최변방으로만 알고 있었다는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을 이번 집필과정에서 느꼈다.
역사를 전공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주 역사에 대해서는 더더욱 문외한으로 서술하는 과정에서 제주 역사 문화 관련 선행 기술한 분들의 자료를 활용하였고, 농업 현장에서의 나의 생각을 서술하였다. 제주농업, 제주역사, 우리나라 농업역사 등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음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하지만 지방자치제 이후 제주학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높아지고 있음을 느꼈다. 제주가 세계자연유산, 세계문화유산, 세계지질공원, 밭담의 세계농업유산 등재 등 많은 성과가 이루어진 것은 제주학에 관심을 갖고 헌신하신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으며 그분들이 노력한 결과의 산물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를 연재함에 있어 문명이 형성되기 이전인 ‘선사시대의 제주농업’에서는 제주의 화산폭발, 석기·청동기 시대의 한반도 농업, 구석기 시대 제주, 신석기 제주의 농경 흔적, 청동기 시대 농경 시작, 제주의 늦은 농업활동, 고인돌로 보는 옛 제주인의 삶의 방식, 토기의 발전과 선사시대 제주 농업, 철기시대 탐라 형성의 흔적들 등을 집필하였다. 문자가 도입되어 기록이 남아 있는 ‘역사시대의 제주농업’에서는 탐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미군정기, 현대까지로 구분하여 발자취를 기술하였다. 전반적인 제주농업의 역사를 집필하고 난 후, ‘재배작물 도입의 역사’에서는 감귤, 축산업, 잡곡류, 맥류, 서류, 인경채소, 엽채류, 과채류, 근채류, 낙엽과수, 서양채소, 시설농업, 약용작물, 열대과수, 화훼 등 분야별 작물 도입의 역사를 재배의 역사를 기술하였다.
그리고, ‘역사속의 제주농업문화’에서는 제주밭담, 곶자왈, 오름, 태풍, 바람, 용천수, 토양, 섬농업, 식물분포, 농기구, 민속놀이, 방목문화, 음식문화, 제주의 술, 의생활문화, 입도문화, 민란, 세시풍속, 수눌음문화 등 제주의 대표되는 농업 문화유산에 대하여 정리하였다. 마지막으로 ‘제주농업의 미래’에서는 제주농업 역사의 교훈을 토대로 농업의 지속성 유지, 안전한 먹거리 생산, 농업의 다원적 기능, 가치형 농업, 환경 보전형 농업, 스마트 정밀 농업, 통일농업, 사회적 농업 등의 필요성을 거론하는 등 제주농업의 역사를 탐색적으로 고찰하면서 미래의 제주농업 가치를 찾고자 하였다.
코로나 극복과 함께 제주의 농업·농촌이 모두에게 가치를 함께하는 시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휴식을 취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격려와 질책을 해주신 모든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나름대로 제주농업의 역사를 정리해 보았지만, 여러분의 격려와 질책이 힘이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
최근 들어 빠르게 변하는 산업화, 정보화, 글로벌화의 흐름 속에 제주농업의 정체성 및 가치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앞으로도 제주농업의 가치를 가꾸기 위한 활동을 나의 삶의 증요한 영역으로 가꾸어 나가고 싶다.
아무튼 개인적으로도 새롭고 낯선 방식으로 진행하였던 이번 연재가 여러분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제주의 역사를 정리 함이 무슨 큰 도움이 되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가꾸고 보존해나갈 제주농업의 가치를 함께 공유했던 소중한 추억이라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다.
지금까지 정리하였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가 우리가 가꾸고 나가야 할 제주농업의 가치 유지에 조그마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마음속 깊이 담아본다.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코너는?
농촌지도사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는 제주농업의 역사를 탐색적으로 고찰하면서 오늘의 제주농업 가치를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획 연재글은 △'선사시대의 제주의 농업'(10편) △'역사시대의 제주의 농업'(24편) △'제주농업의 발자취들'(24편) △'제주농업의 푸른 미래'(9편) △'제주농업의 뿌리를 정리하고 나서' 편 순으로 이어질 예정입다.
제주대학교 농생명과학과 석사과정 수료했으며, 1995년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 근무를 시작으로 해,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부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원 등을 두루 거쳤다. <편집자 주>
한정희의 '행복한 미술'을 연재하면서,
마지막 글을 읽고 나니 아쉽습니다.
이성돈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귀한 글을 읽게 되어 큰 기쁨과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자료를 출판해주시면 더 많은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 감사합니다.
코로나와 무더위로부터
안전하고 평안한 여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