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 관광, 내가 가고 싶은 곳 선택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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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애 관광, 내가 가고 싶은 곳 선택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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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 이야기] 박성진/ 제주도관광약자접근성안내센터

워라벨을 중요시하는 현대사회에서 관광활동은 매우 중요한 여가활동의 수단이며 2019년도 우리나라 국내여행 경험률은 92.4%, 여행 횟수는 평균 7.6회(2019년 국민여행조사)에 달한다. 하지만 장애인, 노인, 임산부, 아동 등 관광약자의 현실적인 국내여행 횟수는 얼마나 될까?

통계청에서 조사한 2020 통계로 보는 장애인의 삶을 보면 2019년도 여가활용(주말 기준) 중 관광활동은 장애인 7.1%, 비장애인 17.2%로 비장애인이 약 2배 정도 높은 것을 볼 수 있고,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인 삶 패널조사' 에 따르면 2019년 장애인의 국내여행 경험률은 21.3%, 국외여행 6%밖에 되지 않으며 여행 다녀온 적 없음이 75.1%에 달한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관광환경 조성 미흡과 여행사슬의 단절 요인이 크다고 생각한다.

나는 관광약자 접근성 안내센터에서 근무 하고 있다. 관광약자 접근성 안내센터에서는 관광환경 접근성 모니터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접근 가능한 관광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환경조성이다.

2018년도에 모범음식점을 대상으로 접근성 현황 파악을 위해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445개소 중 폐업 및 조사를 거부한 31개소를 제외한 414개소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이 중 접근 가능한 모범음식점은 176개소로 전체의 43%로 절반도 되지 않으며, 모든 평가 항목에서 적절 평가를 받은 곳은 53개소로 13%에 머물렀다.

# 접근 불가능한 식당 

2019년도에는 관광호텔 및 가족호텔, 휴양콘도미니엄 195개소를 대상으로 관광숙박업소 접근성 모니터링을 진행하였다. 종합 평가 결과 모든 평가항목에서 적절 평가를 받은 106개소 중 혼자 혹은 동행자의 약간의 도움으로 접근이 가능한 관광숙박업소는 45개소로 50% 이하 수준이었으며, 장애인 객실을 운영하지 않는 숙박업소는 28개소로 조사되었다.

관광지의 경우 2020년 상반기 관광지 140개소에 대한 접근성 모니터링 조사결과로 17개 조사항목 중 가장 양호한 시설로는 주출입구의 단차제거(82%)와 주출입구 접근로(75%), 관람로 보행환경(64%), 장애인화장실 접근로 환경(62%)순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를 할 수 있으나 타 항목의 접근성은 평균 50% 정도 수준에 머물렀고 점자블럭은 14%만 적절하게 설치된 것으로 나타나 시각장애인의 안내 및 환경의 정보제공을 위한 접근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접근 불가능한 관광지 

이처럼 현재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관광진흥법에 관광취약계층의 관광복지 증진 시책 강구 등 정책적인 법률이 있으나 미흡한 점이 많고 환경조성이 잘 되어있지 않아 현실 속 장애인의 경우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찾기보다는 갈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 여행사슬(정보수집, 관광지로의 이동, 관광, 거주지로의 이동)의 첫 단추부터 막히는 셈인 것이다.

관광지 및 음식점 모니터링을 진행할 때 항상 아쉬운 것이 있었다. 이동에 대한 접근성과 장애인 주차장 설치, 단차가 없는 등 물리적인 측면에서 접근성이 좋은 곳이지만 장애인 화장실이 없을 때에는 착잡한 마음과 분노가 동시에 일었다.

관광약자 접근성 안내센터에서 조사한 2020년 상반기 관광지 모니터링 조사결과에 따르면 140개소 중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된 곳은 66%(남녀 구분 설치 53%, 공용설치 13%)이나 미설치된 곳이 34%에 이른다. 이지제주 홈페이지에 등록된 음식점의 경우 339개소 중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된 곳은 26개소로 7.7%밖에 되지 않는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당연히 여기게 되는 생리현상이지만 장애인에게는 생리현상 조차 큰 장벽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관광지만이 아닌 음식점, 숙박시설 등 모든 시설에는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법적 기준에 맞추어 설치하여 누구나 편리한 관광을 하는 환경 즉 유니버셜디자인이 적용되어 누구나 동등하고 편리한 여행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조성 후에 관리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또 여행사슬(정보수집, 관광지로의 이동, 관광, 거주지로의 이동)에 일련의 과정들이 어우러져 단절되지 않는 여행사슬이 되게하는 것이 중요하다.

접근 가능한 관광에서 중요한 요소 중 또 하나는 장애인식 개선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란 말속에는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으며 서로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인 삶 패널조사'에 따르면 2019년 일상생활에서 존중받는 정도의 조사결과로 거의 존중받지 못하는 편이다가 41%에 달하며, 인권증진강화 되어야 할 부분에서는 비장애인 대상 장애인식 및 인권교육 강화가 42.8%로 1순위로 뽑혔다. 이처럼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장애인식 개선이 부족하다. 2018년부터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법정의무 교육으로 지정하고 있으나 직장 내뿐만 아니라 관광산업, 일상생활 등 인식개선 교육이 더욱 폭넓게 이루어져야 하고, 정책적으로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햇살이 따스히 비추는 어느날, 어느시간에 갈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이 아닌 내가 가고싶은 곳 어디든 선택하여 갈 수 있는 여행을 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박성진/ 제주도관광약자접근성안내센터>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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