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결과 묵사발, 민의 왜곡...의견서 논리도 황당한 궤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의견서의 내용은 참으로 황당하고, 당혹스럽기 그지 없다. 도민의견을 수렴해 놓고 묵사발을 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도백의 정치적 소신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절차적 민주성의 심각한 훼손이다. 도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독선적 역주행에 다름 없다.
제주도는 이날 오후 제2공항 건설을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공문 형식으로 국토부에 보냈다고 한다. 그것도 마치 도민 의견 수렴 결과인 것처럼 포장해 제출했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원 지사는 국토부에서 이날까지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의견을 제출하라고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출하는 것처럼 설명했다.
그러나 어불성설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후 원 지사의 기본적 입장은 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국토부에 제출하고, 국토부로 하여금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랬던 원 지사가 최근 국토부가 의견을 달라고 요청하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응했다.
국토부의 의견제출 요구는 다분히 '책임 회피'의 성격이 짙었다. 사실 제2공항 문제는 도민의견 수렴 절차가 모두 완료되면서 국토부의 결단만 남은 상태였다. 강행하든, 철회하든,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집중포화를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었던 국토부로서는, 결과적으로 이번 의견 제출을 통해 결정의 책임을 제주도정으로 전가시킬 수 있게 됐다.
국토부가 처음부터 이런 계산을 염두에 두고 의견제출을 받은 것이라면, 비겁하고 치졸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제주도정 역시 이러한 점은 충분히 간파하고 있었다. 원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제주의 미래가 걸린 제2공항 추진 여부에 대한 책임을 제주도정에 떠안기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이를 핑계로 해 의견서를 제출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해석을 곁들인 의견 제시는 엄연한 '말 바꾸기'이다.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국토부에 제출하겠다는 당초 입장이 진심이었다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별도 의견은 자제했어야 했다.
그러나 원 도정은 오히려 한술 더 떠, 조사결과에 대한 황당한 해석까지 내놓으며 민의 왜곡 논란까지 자초했다.
내용을 정리해 보자. 국토부에 제출한 의견서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차원이다. 하나는 제주 제2공항 사업추진 필요성에 대한 의견, 다른 하나는 도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이다.
전자의 경우 제주도정이 건설 당위성을 줄곧 견지해 온 만큼, 이의 원론적 입장의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역시 도민의견 수렴이 끝난 시점에서 국토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성 문제가 제기될 소지는 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고 하자.
후자의 조사결과에 대한 입장은 조사결과 데이터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원 도정은 '결과 해석'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무리수를 뒀다.
조사결과에 대한 해석 내용도 황당하기 짝이 없다. 왜곡도 이런 왜곡이 없다. 상식 이하의 궤변이다.
이번 조사는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제2공항 관련 도민사회 찬반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제2공항 건설여부를 결정하는 도민들의 첫 자기결정권 행사이자 최종 선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도민의견을 수렴해 달라는 국토부의 요청에 의해 추진됐고, 제주도와 도의회가 많은 논의 끝에 객관적이고 합리적 방법으로 '여론조사' 실시에 합의하면서 극적으로 진행됐다.
합의된 조사방법은 2개 조사 기관을 선정해 제주도민 각 2000명을 표본으로 하는 전체 도민조사를 실시하되,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별도 조사도 병행하는 방식이었다. 여론조사가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주도와 도의회가 참여하는 '공정관리 공동위원회'도 구성됐다.
조사 결과 도민 다수의 의견은 '반대'로 확인됐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반대 51.1%, 찬성 43.8%,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반대 47.0%, 찬성 44.1%로 나타났다. 2개 기관 모두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비록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별도 조사에서는 '찬성' 의견이 높게 나타났지만, 제주도민 전체 조사에서 나타난 결론은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다.
한 마디로 도민의 선택은 '반대'인 것이다.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도민보다, 반대하는 도민들이 더 많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그럼에도 원 도정의 의견서 내용은 정말 황당 그 자체이다.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된 전체 제주도민 조사 결과의 데이터 부분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반면, 찬성 여론이 높은 성산읍 주민 조사부분만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성산지역 주민들의 압도적인 찬성 의견을 고려하면, 제2공항 입지에 대한 지역주민 수용성은 확보된 것으로 이해되며, 제2공항을 적극 추진하라는 요구로 해석됨."이라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전체 도민 조사 결과와 관련해서는 뒤이어 기술하고 있지만, 객관적 조사 결과는 전혀 기술하지 않고 주관적 해석만 늘어놓았다.
"전체 도민 여론의 가장 큰 특징은 제2공항 인근 지역은 압도적으로 찬성한 반면 공항에서 먼 지역은 반대가 우세하다는 점", "제2공항 계획 발표 당시 현저하게 우세하던 찬성 비율이 추진 과정에서 낮아진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관광객 급증에 따른 제주의 환경관리 역량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분석됨"이라는 내용이 그것이다.
전체적으로 반대가 많았다는 내용은 단 구절 찾을 수 없다. 다짜고짜 예정지와 먼 지역은 반대가 우세하고 가까운 지역은 찬성이 높다고 기술하는 것도 모자라, 찬성 비율이 낮아진 이유에 대한 별도 설명까지 붙였다.
전체 도민 여론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했음에도 '분산적 해석' 기술법으로 초점과 본질을 흐리는 일명 '물타기'를 행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궤변' 나열은 도민을 완전히 우둔한 존재로 인식하는, 오만함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궤변으로 가득 찬 의견서 작성도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받아서 했다니, 놀랍고 어이없다. 도대체 어떤 전문가 집단이 이런 한심한 조언을 했단 말인가.
놀라운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원 지사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과정에서 이번 여론조사의 의미를 폄훼하고 부정하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제주의 미래가 걸리고, 6년 넘게 온갖 절차 진행한 부분을 어느 한 시점에서 여론조사 숫자로 결정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생각한다"는 발언이 그것이다. 이는 자신과 도의회가 합의로 결정한 도민의견 수렴 방법인 '여론조사'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에 다름 없다.
정말 여론조사 숫자로 결정하는 것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면, 왜 여론조사에 합의를 했는가.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도민들은 도정의 '도민 여론조사'라는 기만적 의견수렴에 완전히 농락당한 셈이다.
결국 이번 원 도정의 의견서 제출을 둘러싼 논란은 여론조사 해석 답변의 무리수, 조사 결과에 대한 왜곡 논란, 도민의견 수렴 절차로 진행됐던 여론조사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결과물인 것처럼 무력화시켰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도민의 뜻을 거역한 민의 배반이다.
원 지사의 '민의 배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국내 1호 영리병원으로 추진됐던 녹지국제병원 관련 공론조사를 수용해 실시해 놓고 '불허' 권고라는 결과를 무시하고 허가를 내주면서 큰 파문에 휩싸인 바 있다.
비록 결과적으로 병원 개설허가가 취소되면서 위기를 모면했지만, '소통과 협치'에 심각한 결함을 드러냈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도정의 정무라인 인력은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소통구조는 꽉 막혀 있는 듯 하다.
민의를 배반하고, 독선과 불통 행정의 민낯을 드러낸 황당한 의견서 제출, 그에 따른 도민사회 갈등과 분열의 책임은 전적으로 원희룡 지사가 져야 할 몫이다. <헤드라인제주>
그때 진보처럼
그때 보수처럼
몸서리가쳐진다
자기들이뭐하는지도 모른다
무책임한 선동
말살된 이성위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빨간 동백꽃이
톡하고 모가지를 꺾을 때
다시 시작되었다
제2공항이라는 이름으로
제2의 사삼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일하는자!
떠드는자!
선동하는자!
부화뇌동하는자!
침묵하는자!
그들은 그게 새로운 사삼인줄 모르고
영락바다 고돌이처럼
꽥꽥울며 바둥거리다
양은냄비 속에서
하얗게 죽어 갔다
자신이 떠든 것이
자신이 소리지른것이
자신이 한 행위가 무언지도 모르고
행복한척 웃으면서 피토하고
죽어갔다
그렇게 사삼은 다시 시작되었다.
대통령 도지사 국회의원
기타 정치꼬붕들이
동쪽배로 서쪽해녀 배를 가르고
서쪽대나무로 동쪽삼춘
허연 뱃대기를 고망난돌만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