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약속한대로 도민 뜻 존중해 제2공항 계획 철회해야"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 제주도민 대상 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되자, 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 제2공항 건설 중단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19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제주도민은 제2공항 반대를 선택했다"면서 "이는 새로운 제주를 바라는 제주도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정부는 당초 약속한대로 제주도민의 뜻을 존중하여 제2공항 건설계획 중단을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번 여론조사는 새로운 제주를 만들어 나갈 대전환점"이라며 "제2공항을 둘러싼 제주도민의 반대투쟁은 본격적인 난개발이 시작된 지난 80년대 이후 40여 년간 이뤄져 왔던 관광개발 중심, 정부주도 중심의 난개발에 종지부를 찍는 경이로운 역사적 반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제2공항 사업은 첫 시작부터 도민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강행됐다"면서 "지난 6년간 제2공항 예정지로 선정된 성산지역 주민들과 제주도민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된 도민의 뜻에 따라 국토부는 당초 제주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존중하고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약속대로 제2공항 건설사업 백지화를 즉각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반대'가 다수 도민의 뜻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여론조사 설문 항목을 공항인프라 확충 대안들 중 ‘현 제주공항 확충’과 ‘제2공항 건설’을 비교 선택하도록 했다면 여론조사 결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을 것"이라며 "그런데 제2공항 대안만을 전제로 하는 찬·반 여부 조사에서도 두 여론기관 모두 반대가 높았는데, 이는 제2공항 반대가 다수 도민의 뜻이라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번 조사는 국토부, 제주도정, 제주도의회 3자가 공동 합의해 시행됐고 국토부는 그 결과에 대해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누차 공언한 바 있다"고 전제, "문재인 대통령도 2019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도민 선택'에 대한 약속을 역설했다.
이어 "정부 여당과 국토부장관이 협의한 2019년 2월 당정협의 역시 '국토부는 향후 제주 제2공항 추진에 있어 제주특별자치도가 합리적, 객관적 절차에 의해 도민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제출할 경우 이를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 존중한다'고 했다"며 "따라서 국토부는 도민의 뜻에 따라 제2공항 건설사업 백지화를 즉각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여론조사는 합리적·객관적 절차에 의해 공정하게 진행된 공론화 과정이었으며 제주도민의 민의가 그대로 반영된 민주주의적 의사결정이었다"면서 "이번 실시된 도민여론조사는 단순한 여론동향을 읽기 위한 참고용 조사가 아니라 공론조사와 주민투표 방안에 버금가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도민공론화 절차였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결과에 대해서는 모두가 수용하고 승복해야 한다"면서, "원희룡 도정은 문 대통령의 약속과 정부 여당과 국토부의 당정협의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에 따라 제2공항 갈등해소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 "국토부는 도민의 뜻에 따라 제2공항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면서 "도민들의 실질적인 요구사항인 공항 이용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터미널 신축과 공항대중교통 개선, 관제운영시스템 첨단현대화 등 현 제주공항의 전면적인 시설개선에 즉시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현 제주공항 첨단 시설개선 계획을 즉각 수립해 시행할 것도 주문했다.
이들 단체는 "이제 도민의 선택은 끝났다"면서 "이제는 모두 도민의 선택을 존중해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을 매듭짓고 상처를 치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도정과 도의회는 찬반으로 갈등을 지속해 온 성산읍 공동체가 다시 건강한 공동체로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성산 지역의 우수한 환경적, 인문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역발전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비상도민회의는 도정, 도의회 등과 함께 공동체 회복과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이번 도민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도록 끝까지 함께 노력하고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개 여론조사 기관에서 실시한 제주도민 각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해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반대 51.1%, 찬성 43.8%로 반대여론이 월등히 높았다. 반대와 찬성의 격차는 7.3% 포인트. '어느쪽도 아니다'는 1.6%, 모름 또는 무응답은 3.5%로 조사됐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반대 47.0%, 찬성 44.1%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내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모름 또는 응답거절은 6.1%, 어느쪽도 아니다는 2.7%였다.
반면, 성산읍 주민 각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2개 기관 조사 모두 '찬성' 의견이 많았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