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천 정비사업, 원형.환경 파괴 심각...이대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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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하천 정비사업, 원형.환경 파괴 심각...이대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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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하천정비사업 전면 재검토 촉구
"자연친화적 정비지침 유명무실...홍수피해 예방근거 희박"
오라동주민센터 위쪽 부근에서 남쪽 현대자동차 대리점까지 약 400m 구간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천정비공사.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오라동주민센터 위쪽 부근에서 남쪽 현대자동차 대리점까지 약 400m 구간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천정비공사.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도가 홍수피해 방지를 위해 추진하는 하천정비 공사 과정에서 원형 및 환경파괴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내 하천 정비사업 관련 현장 확인결과 포클레인 등이 투입되는 공사로 원형이 상당부분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그 대표적 예로 제주시가 지난해 여름 착수해 올해 4월 완료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한천 오라지구 지방하천정비사업(한천 고호우안 1지구)의 오라동주민센터 기점 남쪽 400m 구간 정비사업 현장을 꼽았다. 

이 단체는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하천 양쪽에 석축을 쌓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한천 고유의 모습이 파괴되고 있다"며 "이 구간뿐만 아니라 그동안 한천은 하천정비 기본계획에 의해서 공사구간을 쪼개기를 하는 정비공사 방식을 하면서 원형이 많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천 정비공사는 오는 4월이면 완료되지만, 문제는 앞으로도 다른 구간에서의 한천 정비공사는 쪼개기 방식으로 계속될 거라는 점이다"며 "현재 사업 구간의 하류인 동산교(제주시외버스터미널) 아래 부근 한천도 당장은 아니지만, 하천정비 기본계획에 포함된 상태여서, 예산만 확보되면 이곳 하천정비공사도 그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한천은 무수천과 더불어 산북 지역에서 가장 큰 하천으로, 한라산 백록담 정상에서 발원하여 제주 시내를 관통하는 하천으로서 크면서도 경관과 생태계가 훌륭한 하천"이라며 "현재 정비공사 현장에서 남쪽으로 거슬러 올라간 오등동 마을 남쪽에는 경승지로 유명한 방선문이 있는데, 한천의 아름다운 경관이 하류 부근에 이르러서는 하천정비 사업에 의해 상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제주도 당국은 하천정비 공사로 하천의 원형이 훼손되는 것이 논란이 되자 지난 2005년 8월에 ‘자연 친화적 하천정비사업 추진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며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이 지침은 유명무실화된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행정당국은 예전처럼 하상(河床, 하천의 바닥)을 건드리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석축을 쌓기 위해서는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제주 하천 고유의 모습이 속수무책으로 파괴되고 있다"면서 "사실상, 말만 남은 자연 친화적 하천정비 방침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러다 보니 하천정비는 현재까지 하천 파괴의 가장 큰 주범으로 꼽힌다"며 "하천정비 공사 방식 중에서 가장 많이 하는 옹벽 및 석축 건설은 오히려 유속을 증가시키고 세굴(주로 물흐름이나 파랑에 의해 해안, 하상, 제방, 해저 또는 전환 수로의 바닥이 침식되는 현상) 시에 급격히 붕괴하여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다"고 강조했다.

"공사 과정에서 물 웅덩이를 의미하는 '소(沼)'와 기암괴석을 훼손하고 하천에 사는 수많은 생물의 이동 통로를 차단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육지부와는 전혀 다른 제주도 건천의 아름다운 지형과 생태계를 훼손하면서까지  하천정비 사업을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라며 "사실상 공사를 위한 공사, 토건 자본을 위한 토건 공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하천정비의 가장 큰 명분으로 홍수피해를 들고 있으나 그 근거는 너무나 희박하다"며 "그동안 많은 하천정비사업이 몇몇 홍수피해 민원을 근거로 수십억, 수백억 원의 공사를 벌이는게 과연 타당한지 이제는 재검토가 필요한데, 제주환경연합에서도 제주시당국에 현재 공사중인 한천 정비의 근거인 홍수피해 민원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정보공개 청구햇지만, 구체적인 사실 제시 없이 ‘태풍 시 인근 지역주민 등 유선을 통한 민원접수’라고만 간단하게 답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거가 희박한 홍수피해를 근거로 이처럼 제주 하천의 소중한 자연유산, 문화유산을 없애도 되는지 묻고 싶다"며 "백번 양보해 지속적인 침수피해가 일어나고 있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하천정비를 하며 하천 원형을 훼손할 것이 아니라 침수피해 지역의 토지를 매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이 단체는 "제주도 당국은 현재 하천정비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꼭 하천정비를 해야 하는 곳이 있다면 제주도의 하천 특성에 맞는 하천정비지침을 새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  

동산교 아래의 동산물(용천수) 전경. 이곳도 하천 정비 기본계획에 포함돼 있어 공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동산교 아래의 동산물(용천수) 전경. 이곳도 하천 정비 기본계획에 포함돼 있어 공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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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2021-02-15 12:39:55 | 223.***.***.197
하천관련 위원회 위원님들은 뭐 햄신고?

보는눈 2021-02-08 16:22:24 | 39.***.***.161
이섬에 하천도 큰자산입니다 그대로의 모습으로 관리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하천복개 하지마시고 하천에 굴착기 들어가서 하는공사 다접어야 합니다 양측면 무너지는거나 보국나하구 말입니다 도댓체 사진에 공사건 몇번 봣는데 혈세가 누수되고 생각이 있는 공사인가요 한심합니다

주민 2021-02-05 21:15:22 | 223.***.***.12
한라산과 연결된 마을마다 지형적으로 하천이 있는데
무분별한 정비공사로 신비한 아름다운 다양한 모습
원형이
훼손되고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