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시공원 내 아파트 건설, 강행해서는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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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도시공원 내 아파트 건설, 강행해서는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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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코로나19 혼란 틈탄 제주시의 도시숲 개발 밀어붙이기
도시공원 개발, 주민의견 수렴 생략...'셀프 인.허가'...업자와 '한통속'?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조감도. ⓒ헤드라인제주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조감도. 공원 내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도시숲 환경 파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도시공원 민간특례개발사업과 관련해, 제주시당국의 행보를 놓고 말들이 많다. 

제주시 중부공원과 오등봉공원 내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것을 둘러싸고 환경훼손 난개발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나, 무엇이 그토록 급한지 막무가내로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환경단체에서 '막가파식 행정'이라고 성토했을까. 무엇보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주민의견 수렴절차는 무시하면서, 개발사업자와는 협약이다 뭐다 하면서 '한통속'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점이 심히 우려스렵다.  

제주시의 이번 사업 추진에서 제기되는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 속전속결 인가절차, '주민의견 수렴'도 생략하고 밀어붙이기

첫째, 절차적 민주성이 결여된 채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시는 지난 18일 두 도시공원 민간특례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각 사업자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10월 26일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를 마친 후 불과 한달 여만에 이뤄진 것이다.

협약체결의 내용은 4일 후인 지난 22일 언론에 공개했다. 이는 단순한 협약이 아니라, 두 도시공원의 개발계획의 확정을 공식화한 것이다. 

제주시가 밝힌 향후 추진 일정을 보면, 내년 1월 중 공원조성계획 결정(변경) 및 고시를 한다고 한다.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 지정 등의 절차도 동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2~3월에는 실시계획 인가 신청을 하고, 4~5월 제주도의회에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동의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되기 이전인 내년 6월에는 두 공원 개발사업에 대한 실시계획 인가 및 고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 6개월만에 모든 인.허가 절차를 마치겠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일사천리, 속전속결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가 빠져있다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 초안 작성과 주민의견 수렴이 생략된 것이다. 제주시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주민 등의 의견수렴을 거친 경우 환경영향평가서의 의견수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다. 민간특례개발이 예고된 2개 도시공원 중 오등봉공원의 경우 심각한 환경생태계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분출돼 왔다. 토지주 등도 일방적 사업강행을 반대하고 있다.

이해관계인들의 대립이 있고, 갈등이 우려되는 사안이라면,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작성이나 '의견 수렴'은 응당 거쳐야 할 절차이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소통행정의 기본이다. 

그럼에도 '생략 가능' 운운은 시민을 위한 행정의 자세 내지 태도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의견수렴을 하지 않을까 핑계를 삼을 만한 구실을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권위주의적 행정의 오만과 불손의 극치이다. 말로는 소통행정을 표방하면서도, 과거 '불통'의 고질병이 다시 도져나온 듯 하다.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가.

◇ 제주시와 업자 '한통속' 사업구조...인.허가 절차도 '셀프 심의'

둘째, 이 개발사업의 인.허가 절차가 '셀프 승인'에 다름 없다는 점이다.

이번 도시공원 민간개발사업은 사실상 제주시와 민간개발업체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어서 인.허가 절차는 근본적으로 모순이 있다. 

오등봉공원의 경우 제주시와 ㈜호반건설 컨소시엄이 사업시행자로 돼 있다. 중부공원도 제주시와 제일건설 주식회사 컨소시엄이 맡고 있다. 이 개발사업의 계획수립권자도 제주시이고, 사업의 승인기관 또한 제주시이다.

제주시가 사업시행자이면서 승인기관이기도 하니, '셀프 심의'에 '셀프 승인'이 아닐 수 없다. 

제주시가 단 몇개월 내에 모든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사업에 본격 착수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내년 1월 계획 결정 고시와 사업시행자 지정, 2~3월 실시계획 인가 신청, 6월까지 인가 완료를 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절차를 진행시켜 나가겠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도시공원 사업에 투자되는 재정규모가 1조 2000억원대에 이르는데도, 최소한 민간 업자의 자본조달 능력 검증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오라관광단지 등 다른 개발사업에 적용했던 것과도 다른 '잣대'이다. 

이처럼 손쉽고, 속전속결식으로 진행되는 인.허가 절차는 일반 개발사업에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도시공원 사업시행자로 참여하고 있는 민간업체의 경우 엄청난 특혜를 받고 있는 셈이다.
 
◇도시숲 대단위 아파트는 슬쩍 덮어놓고, '문화.예술 콘셉트'?

셋째, 도시공원 개발사업에 대한 시민 홍보에 있어서도 '시민문화공원 프레임'이 설정돼 편향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시는 협약식 행사에 대해 뒤늦게 브리핑하면서, 도시공원 숲을 밀어내고 건설하게 될 아파트단지 개발 부분은 뒤로 슬쩍 덮고, '문화공간' 조성 부분만 집중 강조했다.

제주시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두 공원 민간특례개발사업의 총 투자규모가 '1조 2000여억원'이라는 것과, 오등봉공원은 '문화.예술 콘셉트'로, 중부공원은 '가족공원 콘셉트'로 설정됐다는 것이다. 

마치 1조 2000억원이라는 사업비가 도시공원을 가꾸기 위해 투자되는 것처럼 연결되고 있다. 

대단위 아파트단지 개발로 인해 도시숲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뒤에 가려져 있다. 

실제, 오등봉공원 사업은 전체 공원면적 76만 4863㎡ 중 12.4%인 9만 5426㎡ 면적을 비공원지역으로 지정해 총 1429세대 규모의 대단위 공동주택 단지(지하 3층, 지상 14층 규모)가 건설될 예정이다.

비록, 나머지 공원 지역에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으나, 사업의 초점은 '아파트 건설'이 핵심이다. 투자 규모도 총 8262억원 중 5822억원이 비공원시설, 즉 아파트건설에 집중 투자되는 것으로 돼 있다.  

중부근린공원 개발사업도 마찬가지다. 총 21만 4200㎡ 면적 중 21%에 해당하는 4만 4944㎡ 면적에 782세대 규모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15층 규모)를 건설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곳 투자규모 3722억원 중 2697억원이 아파트단지 건설에 투자된다.

두 개발사업 모두 문화공원 조성보다는, 아파트 건설을 통한 '돈벌이'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선다면, 그 주변 환경생태계도 심각한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다. 

제주도의회에서도 도시공원 난개발로 인한 도시숲 환경생태 훼손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제주시는 아파트 개발면적은 도시공원 전체 면적의 30% 이내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동우 시장은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민간특례는 70%는 공원으로 조성하고 30% 범위 이내에서 아파트를 짓는 것이어서 난개발이라고 할수 없다"는 주장을 펴 논란을 사기도 했다. 제주시의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의 정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두 도시공원 개발사업은 코로나19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 타 주민의견 수렴절차를 무시하며 변칙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행정당국과 민간개발사업자가 '한통속'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사업의 타당성과 적정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검토할 수 있는 방법은 철저한 환경영향평가와 주민의견 수렴 밖에 없다. 
 
도시공원 일몰제 적용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어쩔 수 없다고 하고 있지만, 아무리 급해도 주민의견 수렴절차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일방적 사업추진에 따른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주민 갈등 초래는 물론, 나아가 절차적 정당성 결여로 사업이 중단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도시숲에 아파트단지를 건설하는 문제는 행정당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응당 시민들에게 물어봐야 할 중대사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집합행사가 금지되고 있는 상황을 틈 타, 제주시와 개발사업자가 자기들만의 협약식을 개최하고 사업강행을 선언한 것은 시민들의 의견 개진 권리를 박탈하는 반민주적이고 비열한 작태에 다름 아님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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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말 걱정 2020-12-28 17:31:07 | 110.***.***.143
당장 5-6년 뒤 이상기후 재해로 정화 불가, 식량부족 사태나고 돌이키려고 해도 안되며, 그 가치가 지금 소수의 사람 주머니로 들어가는 액수보다 훨 큽니다
절차 양심 공존 문제는 둘째쳐도,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인 거 왜 고려하지 않나요?

+_+ 2020-12-28 16:13:35 | 118.***.***.175
누가봐도 토건특혜사업....도대체 얼마나 찔러 줄거기에 이러는지;;

오등봉 2020-12-27 19:41:52 | 223.***.***.197
오등봉공원은 청정과 공존에 해당되지 않는가 봅니다!
기왕 지방채로 쓰는 보상하고 있으므로, 보상하고 도시공원으로 갑시다!

누구를 위한? 2020-12-27 19:31:22 | 175.***.***.149
오등봉공원 아파트 건설하면 이 일대 숲 다 파괴된다.
차량 하수 쓰레기 늘어나고 새로운 도심권 생기게 되는데 환경 남아나겠나
그 옆 문화공간음 이곳 아파트 주민 위한 소공원은 될 지언정 시민을 위한 공간 아니다

돈 없다고 한라산 분할하여 개발업자에 재개발 맡기는 꼴

30%범위 개발의 함정 2020-12-27 19:27:17 | 119.***.***.32
도시공원 전체의 30%범위내에서 개발하니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제주시장의 논리가 참 황당하다. 애초에 도시공원으로 지정됐었던 이유가 있는데, 그중 일부만 개발하니 괜찮다는 것인데, 정말 그럴까? 임기제 공무원의 한계

그지역주민 2020-12-27 15:47:52 | 122.***.***.126
도시계획과에 가서 따지세요

ㄷㄷㄷ 2020-12-27 14:53:18 | 222.***.***.148
종부공원은 그나마 이해 되는데 오등봉은 진짜 아니다.

겨울비 2020-12-27 14:11:02 | 175.***.***.187
정확한 지적입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민간특례 사업입니까?
전면 재검토해야합니다.

나도 도민 2020-12-27 13:38:33 | 110.***.***.199
왜 권력만 쥐면 개발사업자 앞잡이가 될까? 권력은 시민보다 자본의 논리에 더 약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시장도 그 자리에 앉으니 별 수 없군

도민 2020-12-27 13:33:08 | 223.***.***.36
안동우 시장!
인간이 나락으로 떨어져도 저렇게 가나?
공원부지 건설업자들에게 다 팔아먹고 아파트 단지
내주면 도민들은 다들 차타고 나가서 운동하라 이거죠?
애들 도서관 옆에다 아파트 단지 짓는게 제주시 도시계획이냐?
제주시를 망치려고 작정을 했나?
공원부지를 아파트 개발하라고 다 건설업자에게 넘기면 시민들이 박수치면서 환영할 줄 아나?
시민들도 걸어서 다닐 공원이 필요하다.제주시가 말이 환경 자연 좋다 하지만 도심 내에서 갈만한 공원 하나도 없는 형편없는 도시로 전락했다.
뭐하는 짓이냐? 중단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