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공직 내부의 소통창구 역할을 해 온 제주 올래 행정시스템의 내부 게시판인 '존단이'에 대해 돌연 실명으로 전환하는 방침을 세워 공직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존단이는 그동안 공직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장으로서, 정책이나 공직내부 조직운영과 관련해 가감없는 의견을 개진해 왔다. 

그러나 제주도는 일부 부작용을 문제 삼아 실명화로 전환키로 하면서 논란을 사고 있다. 사실상 '존단이'의 정기능적 측면의 자유로운 소통기능을 차단시킨 것이다. 

공직 내부에서 실명 반대 의견이 폭주하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크게 터져나오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다양한 의견수렴과 소통 창구 역할을 해온 ‘존단이’ 실명전환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공노는 "원희룡 도지사는 공직내부 좋은 얘기만 듣고 비판은 원천 봉쇄하려는 시대에 역행하는 시도를 즉시 멈추고 ‘존단이’의 익명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명하복의 공직사회에서 그 누가 실명으로 조직을 비판하고 소신 있는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존단이’가 실명으로 전환된다는 소식에 ‘존단이’에는 해당 게시판이 생긴 이래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수십 건의 반대의견이 올라왔다"며 "이것이 ‘존단이’가 존재하는 산 증거이다"고 강조했다.

전공노는 "‘존단이’는 공직내부에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소통을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존단이’를 통해서 공무원들이 애환과 잘못된 조직행태에 대하여 가감없는 의견을 냄으로써 살아있는 소통 창구의 역할과 제주 공무원 사회의 숨통의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운영과정에서 익명성으로 인한 직원들 간 의견충돌, 감정적 대립의 모습도 있었지만 이것 또한 ‘존단이’ 안에서 우리 스스로 중재하고 자정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일부 부작용을 마치 ‘존단이’의 큰 문제인 양 침소봉대하여 실명 전환의 구실로 삼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꼴'이며 그동안 눈엣가시로 여겼던 ‘존단이’를 없애고자 하는 핑곗거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공노는 "공직내부의 언로를 차단하면 당장 듣기 싫은 소리가 안 들려서 편하겠지만 결국 공직 내부는 불만들이 쌓여갈 것이고 결국 동맥경화를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며 "원희룡 도정은 살아있는 공직내부를 만들고 소통하는 조직을 위해 ‘존단이’의 실명전환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