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업·농촌의 지속성이 유지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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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농업·농촌의 지속성이 유지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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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69)제주 농업 미래

농업·농촌의 미래를 염려하는 이들이 많다. 농사로 먹고살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고 고령화로 얘기 울음소리를 들은 지 오래다. 전국적으로 농촌의 주거환경과 농촌다움을 훼손하는 시설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특히 제주에는 지금까지 이어져 왔던 제주의 전통 농업유산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 농업은 제주 공동체 형성 및 유지 발전의 최소한의 조건이다. 농업이 없는 국가, 농촌이 없는 도시, 농민이 없는 민족은 미래의 역사를 담보 받을 수 없다. 제주에 사람이 정착하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제주라는 공동체의 정체성이 잘 유지하고 있는데 농업이 기여한 바가 크다. 앞으로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화의 가속도는 더욱 커질 것 이다. 제주에서의 농업은 제주다움을 유지하는 근본이 되어야한다.

농업의 지속성 유지를 위해서는 우선 농업이 전 국민이 공유하는 가치가 되어야 한다. 지난 2018년,‘농업의 공익적 기능’포함하는 개헌이 이루어져 소비자 권리 조항도 신설된 바 있다. 지금까지는 농업을 단순한 산업이나 경제 논리만으로 봐서는 안되며,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생태 보전 등 농업이 갖는 공익적 기능을 명시하고 국가는 이를 바탕으로 농어촌, 농어민의 지원 등 필요한 계획을 시행하도록 규정을 신설했다. 농업은 1차적으로 먹거리를 생산하여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농업의 가치를 단순하게 생산성에 한정하는 것보다 삶의 터전을 가꾸고 유지하며 정서적 안정과 마음을 치유하는 인문학적인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농업의 역할을 농촌과 도시 모든 곳에서 각 지역에 적합한 특수성을 확보하고 안전한 먹거리 공급, 생물다양성 유지, 휴양과 여가 공간 제공, 주거 및 일자리 창출, 농촌사회의 활력 기능 등이 있다. 농업은 글로벌화와 고령화라는 내외압에 의해 일자리 축소와 소득 하락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도농간, 농가계층간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반면에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 도시농업의 열기와 연동한 귀농인구 증가, 농촌관광이나 직거래 확산,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국민의 이해증진과 같은 강력한 흐름이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요구 변화와 연계한 새로운 농업비즈니스도 등장하고 있다. 양극화가 심화되는 그늘 속에서도 농업의 성장산업화를 전망하는 빛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배경에는 도시 과밀과 성장 한계 등의 반작용에서 비롯한 환경이나 경관, 식품 안전성, 여가 등을 중시하는 가치관의 변화가 있다. 농업은 생산의 개념에서 식품소비패턴의 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대응한 가공품 개발과 외식업과의 연계 등이 요구된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부가가치를 향상하고, 관광이나 교류 등과 연계하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다.

농업의 지속성 유지를 위해서는 두번째로 정밀 농업이 이루어 져야 한다. 정밀농업은 농경지에 투입되는 화학제의 양을 줄이고 농경지의 각 위치마다 농경지와 작물생육특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위치별로 농경지를 관리하고 농자재를 투입량을 결정하여 농경지와 작물생육의 공간적 변이를 측정하고 관리해 투입물을 최소화하고 수확물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집약적 생산방식을 통해 농민 1인당 생산량 뿐 만 아니라 총생산량은 급격한 증가를 보였으나 병해충 증가, 물 고갈, 토양손실 등의 폐해를 낳고 있으며 생물종다양성 감소에 의해 주요 곡물의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추세에 놓여있는 등 농업의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물 생장에 필요한 해충포식, 수분, 토양 유기물 등을 자연생태계를 통해 얻어 생산량을 증대시킴과 동시에 물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새로운 농업방식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하며 지속가능성의 3가지 토대인 생태적 건강성, 경제적 생존력, 사회정의로 일컫듯 농업의 지속성을 위해 생태적 건강성이 우선 담보되어야 한다. 하지만 농경지를 비롯한 주변 생태계의 생물종다양성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관심 조차 미진한 실정이다.

세 번째로 농업의 지속성 유지를 위한 계획 및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현대사회 들면서 산업화, 첨단화, 집단화, 세계화 등의 변화 속에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농업·농촌의 지속성 유지에 대한 뚜렷한 법과 제도가 없는 실정이다. 물론공익형 직불제가 있지만 직불제의 한계를 뛰어 넘어 농민의 소득 안전망과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논의와 입법이 필요하다. 특히 도시 과밀화로 빚어지는 요즘 사회의 양극화 등 다양한 문제를 풀수 있는 방법은 농업·농촌의 지속성 유지이다. 농업·농촌의 지속성 유지에 관심이 모아져야 하고 농촌 환경‧경관의 보전을 위한 더욱더 세심한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법과 제도, 계획의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되었다.

특히 제주 농업은 먹거리 생산이라는 기본적 기능 외에도 식량주권과 지하수 보전, 국토 관리 등 중요한 공익적 기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법과 제도를 통해 농업활동을 통한 식품안전, 환경보전, 농촌유지 등 사람과 환경을 위한 공익 창출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로 현행 공익형 직불제가 있지만 농업의 지속성 유지를 위한 보다 섬세한 계획 및 법과 제도로 확대되어야 한다.

네 번째로 농업의 지속성 유지를 위한 '도농 상생'을 들 수 있다. 도농상생은 도시와 농촌이 서로 조화를 이룸을 이르는 말이다. 도시민들은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농촌을 필요로 하는 희망층과 인적 자원에 목마른 농촌을 잇는 것이다. 이를 통해 농촌은 균형발전의 선도 공간이 될 수 있다. 농업인은 품질좋은 우수농산물을 생산, 깨끗한 자연환경 및 전통문화 보존으로 도시민의 건강한 삶을 지켜주고, 도시민은 우리 농산물 애용으로 농업인들의 실질소득을 보장해주어 농업인이 안심하고 영농에 전념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나가자는 운동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소규모 나마 전개되고 있으며 확대되어야 한다. 이는 도시와 농촌이 서로 공동체적 관계에서 함께 발전하는 것으로 농촌이 도시로부터의 일방적인 도움을 받는다는 인식에서 탈피하여 도시의 기업과 단체 등이 농촌마을과 자매결연을 통하여 지속적인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고향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상호 보완적인 상생관계로 나가는 것이다.

현재 대표적인 실천사업으로는 1사1촌운동이 있으며, 1사1촌운동은 기업(단체)과 농촌마을이 자매결연을 맺고 일손돕기, 농산물직거래, 농촌체험, 농촌관광 등 다양한 교류활동을 벌이는 운동이다. 기업은 농촌마을 방문과 우리농산물 애용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고, 농촌은 기업에게 안전한 농산물과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여 농산물 브랜드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상생운동이다. 도농상생운동이 순탄히 진행된다면 현재 우리의 농업은 고령화 사회의 일거리 확보라는 현안을 자연스럽게 해결한다.

인간이 사는 곳에 농업이 없다는 것은 상상이 안 되며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농업의 역할은 단순히 경제성만을 따지기보다 안전한 먹거리와 경관을 조성하여 휴식처를 제공하고 도시의 근간이 되는 농촌 공동체와 전통문화의 유지 계승이다. 또한 다양한 일거리 창출로 급변하는 사회의 계층 및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며 인간미가 상존하는 완충지대로 농촌을 유지하는 것이다.

제주농업·농촌의 기본 가치는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의 생산이다. 이와 함께 지속 가능한 생태계의 보존을 목적으로 인간과 자연을 동시에 살리는 농업의 발전이 지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농업은 자연의 변화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작물은 살아남지 못한다.

이미 많은 동물과 식물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되어 가고 있는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 제주 농업·농촌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자연 및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는 농업·농촌에 대한 다원적 기능을 최대한 부각하여 그 가치를 확대해야 한다. 제주의 농업·농촌에 다양한 가치가 구현 될 때 해볼만한 농업, 돌아오는 농촌, 살맛나는 농촌이 되고 젊은 세대가 이어받아 삶의 터전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제주의 농업과 농촌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고리로서의 자리를 잡아나갈 것이다.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코너는?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농촌지도사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는 제주농업의 역사를 탐색적으로 고찰하면서 오늘의 제주농업 가치를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획 연재글은 △'선사시대의 제주의 농업'(10편)  △'역사시대의 제주의 농업'(24편) △'제주농업의 발자취들'(24편) △'제주농업의 푸른 미래'(9편) △'제주농업의 뿌리를 정리하고 나서' 편 순으로 이어질 예정입다.

제주대학교 농생명과학과 석사과정 수료했으며, 1995년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 근무를 시작으로 해,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부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원 등을 두루 거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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