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학교현장 '일제 잔재' 청산, 공론화 통한 '민주적 과정'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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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학교현장 '일제 잔재' 청산, 공론화 통한 '민주적 과정'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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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개최
"아픈 역사 반복되지 않도록 일제 잔재 교육자료로 활용할 필요있어"
지난 23일 오후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2호관 진앙현석관에서 열린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헤드라인제주
지난 23일 오후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2호관 진앙현석관에서 열린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헤드라인제주

제주지역 학교현장 곳곳에 일제강점기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일제 잔재가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리고 학교구성원과의 공론화를 통해 청산방향을 결정하는 '민주적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 23일 오후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2호관 진앙현석관에서 열린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이같은 제안이 나왔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최종보고회는 일제강점기식민잔재청산위원회 위원, 초‧중‧고 학교장, 업무 관계자, 전문가, 연구진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종 연구결과 공유, 의견 나눔, 질의 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최종보고서에서 연구진들은 친일 작사가 및 작곡가가 만든 교가의 교체를 권장하고, 일본풍 교가에 대해 "교가 제‧개정 위원회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제 잔재 용어가 사용된 교가 가사에 대해서는 "학생, 학부모, 교원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 교육철학, 시대상을 반영한 가사로 개사할 것"을 권장했다.

욱일문 유사문양을 사용한 교표 및 교기에 대해서는 "학교공동체의 의견을 수렴, 학교 교육철학을 대표할 수 있는 교표 교체할 것을 권장한다"며 "교표, 교기 불일치 학교는 일체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교목, 교화와 관련해서는 "학교를 상징하는 교목, 교화가 외래종인 경우 교체를 권장한다"며 "논란 수종인 '가이즈카 향나무'인 경우 가이즈카 향나무를 한국전통 향나무로 인식할 수 있는 문제가 있어 고유 향나무를 심는 등의 방향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교훈에 대해서도 "근면(勤勉), 성실, 지성(至誠) 등 근대적 경제발전, 보편적 일본인의 가치를 강조하는 용어가 사용된다"며 "학교 구성원의 의견 수렴을 통해 학교가 추구하는 인재상을 담을 수 있는 교훈으로 개선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아픈 역사의 흔적을 지우기 보다는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일제 잔재를 교육자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보고회에 참가한 학교 관계자들은 "교육현장에 남아 있는 유무형의 일제 잔재를 빠른 시간안에 청산하는 것에만 목적을 둬서는 안된다"며 "어떤 것이 일제 잔재인지 제대로 알리고, 학교구성원과의 공론화를 통해 청산방향을 결정하는 민주적 과정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용관 제주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과장은 "향후 최종 연구결과를 학교에 안내하고 학교의 청산방향에 따른 행‧재정적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일시적이고 획일적인 청산이 아닌 일제잔재를 청산하는 과정이 진정한 역사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학교현장을 지원하고, 더불어 지역독립운동 역사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교육현장의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현황을 파악하고, 청산을 통한 교육공동체의 역사의식 고취 및 민주적인 미래 100년 학교문화 정립을 위해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연구용역'을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지난 5월 13일부터 진행했다.

최종보고서는 이날 최종보고회에서 나온 제안사항을 보완해 다음달 초에 발간될 예정이다.

최종보고회까지 연구용역진이 도내 초.중.고등학교 총 191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연구용역 내용에 따르면, 교포나 교목, 교화 등에서 여전히 일제 잔재가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욱일문 도안이 사용된 교표를 사용하거나 식민잔재 논란 수종을 교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계수 도안 또는 욱일문 도안이 사용된 교표를 사용하는 학교는 총 40개교로 집계됐다. 이중 월계수 도안이 사용된 학교(무궁화 도안과 같이 사용 포함)는 34개교, 욱일문 도안이 사용된 학교는 6개교로 조사됐다.

식민잔재 논란 수종으로 거론되는 향나무를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는 35개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화로 식민잔재 논란 화훼종인 영산홍을 지정한 학교는 8개교로 집계됐다.

또 학교용어로 반장, 전체조회, 주번 및 당번, 구령대, 일기검사, 차렷 및 경례 등의 호령, 일본식 교육용 용어 등 일제 잔재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교 내에 설치된 비석 내 비석문에 일본연호를 사용하거나 창씨개명을 표기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내 역대 교장 중 1980년 이전에 재직했던 464명과 1941년 전라남도 제주도내 공립보통학교(심상소학교)에 재직한 교원 중 친일반민족 행위를 한 교원은 3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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