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회 한 의원이 내년도 도의회 예산안을 심의하는 자리에서, 도의원의 처지에 대해 푸념을 늘어놓으며 노후대책에 대한 질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23일 열린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제389회 정례회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양영식 의원은 "도의원은 직업도 못 갖고 퇴직금도 없다"면서 "우리 의원들의 노후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이날 질의에서 양 의원은 오정훈 의회 사무처장 등 출석한 공무원들을 향해 "요즘 뿐 아니라 최근에 많이 좀 느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주위의 동료 의원들이 안쓰러울 때까 상당히 많다"며 "의원들의 복지라든가 아니면 건강문제라든가 누군가는 해 줘야 하는데. 어느 분 하나 (말)하는 분들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이 의원회관 와서 공부를 한다던가, 아니면 토론하고 뭐 여러가지 의원들이 과연, 의원들도 가족이 있다"면서 "집에선 가장이고 아빠이기도 한데, 주말이 없고, 저녁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이게 너무 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현직 도의원들이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느냐"면서 "우리 의원들이 지금 6급 공무원 만큼도 못한 연봉을 받고 있는데, 퇴직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직업도 못 갖고 퇴직금도 없다"면서 "(제가)보건복지안전위에 있다 보니까 상당히 노후 복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럼 우리 의원들의 노후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이어 "이것은 현실적인 것이다. 의원들이라고 항상 희생만 해야 하고, 정치인이라고 해서 꼭 이래야 하는 것이냐"면서 "이번 예산안에 도의원의 어떤 건강 관련, 복지 관련 얼마나 반영됐느냐"고 물었다.

양 의원은 또 "최근에 우리 의원들이 계속해서 세 번이나 사망했고, 또 의원활동 중에 쓰러지기도 했는데, 이것에 대한 경각심이 의회 내에 전혀 없다는게 이상하지 않느냐"면서 "의원실에서 좀 피곤하면, 마땅히 휴게실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도 우리 의원님들이 진짜 이렇게 의정활동 열심히 하면서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받는다"면서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막 '이거 해 달라 저거 해 달라'가 아니라, 최소한의 의정활동에 매진하는 데 있어서 환경 조성을 좀 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의원은 "주위 동료(의원)들 위험하신 분들이 많다"면서 "건강상도 그렇고. 아니 최소 휴게실 같은 것도 있어야 하고, 이런 이야기하면 좀 그렇지만 그래도 안마의자 같은 것도 좀 있으면 한 2개 정도 있으면 여자 의원님 하나 남자 의원님 하나 이렇게 해서 번갈아가면서 라도 이렇게 할 수 있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도의원들이 정주여건 개선이라든가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해야 한다"면서도 "(의원들을 위한)어떤 최소한의 것은 마련해야 한다 싶다"며 시설 등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한편 의회운영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제주도의회 의원 의정활동비.월정수당 및 여비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가결했다.

이 조례안은 내년 도의원 월정수당을 올해 공무원 보수인상률인 2.8%만큼 인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조례안이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도의원 월정수당은 기존 3971만7000원에서 4082만9000원으로 인상된다. 여기에 연간 의정활동비 1800만원을 합하면 내년 도의원 연봉은 5882만9000원에 달한다.<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