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현수막 철거를 위해 현장 순찰이 일상인 나는 항상 도청 주변의 현수막을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새로온 현수막이 설치되었는지 훼손된 현수막은 없는지’하고 말이다. 언제 부턴가는 왠지 익숙하지 않거나 낯설다는 느낌을 받으면 여지없지 둘 중 하나의 경우이다.
새로운 현수막이 있던지 기존 현수막이 훼손되 있던지이다. 연동 광고물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나로서는 새로운 현수막은 내용을 확인하여 현황관리에 참고하고 훼손된 현수막은 철거하거나 재정비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마련이다.
제주도청 앞 주변지역에 설치된 현수막은 보통 30개~40개 사이에서 크게 변하지는 않지만 그 광경을 처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건 좀 심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할 듯 싶다. 나도 그랬으니 다른 이도 같은 심정이였을지 싶다.
30~40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제2공항에 대한 내용인데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비슷하다. 그 다음으로는 제주도 곳곳의 지역개발을 두고 반대하는 내용이 많고 고용문제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
이런 면에서 아직까지 아니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현실에서 중요한 문제는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문제가 아닐까 한다. 제2공항, 지역개발, 고용 등 대부분의 현안들이 결국 먹고 사는 문제, 아니 잘 먹고 사는 문제로 귀결되는 듯 싶다. 내가 태어나기 한참의 예전에는 먹고 살면 되는 단순한 경제문제였다면 지금은 잘 먹고 살아야 하는 좀 어려운 경제 문제가 되어 버렸다.
제2공항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지역개발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고용문제를 두고 고용자와 피고용자간의 다툼이든 모든 문제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사회적 기반은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 질 것이고 후손들에게도 또 다른 현안이 도출되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사회가 복잡해진 만큼 문제 해결도 많이 복잡해지고 어려워졌다.
우리의 사회 문제가 어려운 수학 문제처럼 100% 확률의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나 하나가 아닌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세상인 만큼 우리 모두 잘 살기 위한 최선의 선택지를 찾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제주의 현안들이 잘 해결되어 우리 후손들에게도 좀 더 살기 좋은 제주를 물려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철규/ 제주시 연동주민센터>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