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익숙한 단어에서 오는 무감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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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익숙한 단어에서 오는 무감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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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성윤 / 제주특별자치도 동물위생시험소 주무관
문성윤 / 제주특별자치도 동물위생시험소 주무관. ⓒ헤드라인제주
문성윤 / 제주특별자치도 동물위생시험소 주무관. ⓒ헤드라인제주

처음 공직을 시작했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소리가 '청렴해야 된다'는 말이었다.  한 목소리로 청렴을 주장한 사람들은 그마다의 청렴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전통적으로 이상적인 바람직하고 깨끗한 공직자가 되기 위해, 부패행위 방지를 넘어 적극행정 추구를 위해, 또 어떤 이는 단순히 징계 없이 안전한 직장생활을 위해 나에게 청렴함을 강조했다. 이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청렴이란 단어는 나의 공직생활과는 떨어질 수 없는 익숙한 단어가 되었고 스스로 청렴을 생각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한번은 청렴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찾아왔다.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청렴'이란 문구가 이젠 너무 익숙해져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마음에서도 청렴이란 단어가 사라진 듯 했다. 부패하지 않기 위해 언제나 염두에 두어왔는데 왜 이제 와서 이런 생각이 든 것일까. 그 이유는 익숙함에서 오는 매너리즘이라고 생각한다. 매너리즘이 당연시하게 생각한 청렴의 본질을 잊어버리게 하고 의미를 퇴색시켜 그 동안 실천해온 청렴을 위한 행동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가랑비에 옷 젖듯이 처음 했던 다짐이 무색하게 청렴함을 잃어버릴 뻔 했다.

나를 포함한 모든 공무원은 청렴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지만 '청렴'이라는 익숙한 단어에 빠져 무감각해지고 그 의미를 잊어버려 그동안 청렴한 공무원으로써 살았던 때의 가치를 잃어버린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청렴'이란 단어에 익숙해 매너리즘에 빠졌다면 청렴의 또 다른 말인 공정, 책임, 약속, 정직 그리고 배려와 같은 말들로 스스로 다시금 마음을 다 잡아보면 어떨까. <문성윤 / 제주특별자치도 동물위생시험소 주무관>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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