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제2공항, 정책결정권자와 제주도민 모두가 숙고해야 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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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제2공항, 정책결정권자와 제주도민 모두가 숙고해야 할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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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두고 언론 인터뷰..."제주의 자연, 돈으로 살 수 없어"
"무분별한 도로개설과 개발사업, 제주도민의 미래 파괴하는 일"
올해로 만 75세를 맞은 강우일 주교가 퇴임을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지난 18년간의 천주교 제주교구장직을 마치는 소회를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올해로 만 75세를 맞은 강우일 주교가 퇴임을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지난 18년간의 천주교 제주교구장직을 마치는 소회를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오는 22일 퇴임하는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베드로 주교가 제주 제2공항 논란과 관련해 "적당히 타협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제주도민의 미래가 아주 결정적으로 좌우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책결정권자나 도민들 한 분, 한 분이 이런 사실을 좀 깊이 숙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제주를 휩쓸고 있는 개발 광풍에 대해서는 "제주의 자연과 환경은 돈으로 생산해낼 수 없는 것"이라며 "눈 앞의 몇만불 수익이 있다고 외자를 유치해서 개발하려는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는 것은, 정말 행정이 제주도민의 미래를 파괴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올해로 만 75세를 맞은 강 주교는 퇴임을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지난 18년간의 천주교 제주교구장직을 마치는 소회를 밝혔다.

천주교 주교의 정년은 만 75세로, 주교가 75세를 맞는 해에 교황에게 사의를 표하도록 하고 있다. 강 주교도 올해 교황에게 사의를 표했고, 사임이 승인돼 오는 22일 착좌식을 끝으로 은퇴한다.

강 주교는 "지난 18년이 굉장히 빨리 지나갔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처음 제주에 왔을 때는 '너무 아름다운 곳에 와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는 기쁜 마음이었는데, 살다 보니 과거의 역사를 생각할 때 도민들이 마음 아픈 일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역사를 조금이라도 함께 하라고 하느님께서 저를 제주에 보내주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제가 제주에 살면서, (훼손되지 않았을때)제가 사는 아라동 윗길로 산책을 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대통령도, 대기업 총수도 부럽지 않았고, 이런 곳에서 혼자 지낼수 있다는게 특혜로 여겨졌다"면서 "그런데 자꾸 도로가 생기고, 수많은 나무들이 잘려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제 마음에서는 나무들의 시체를 보는 것 같았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로마 같은 곳에서는 나무 한 그루가 길 한복판에 서 있다면 불편해도 참고 그대로 두면서 전통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로마가 '영원한 도시'라는 명칭을 받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제주도에서는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이, 제주대 앞 사거리에 크고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었는데 누군가 독을 주사해 말라 죽었는데도 조사도 하지 않고 모르겠다고 하며 끝내고, 지금은 그 앞에 엄청 넓은 도로 확장해 버렸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영리병원(녹지국제병원)도 예전에는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어마어마한 건축물들이 들어서면서 지금은 괴물처럼 남아있고 사용되지도 않고 있다"면서 "행정을 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고향땅을 무참히 짓밟아버리는 모습을 보고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지금 제주 제2공항 문제도 있지만, 여러가지 (개발사업을)계획을 하고 있고, 곶자왈 같은데 영어마을(영어교육도시)을 상당한 넓은 땅을 할애를 하고 이런 것이 참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의 자연과 환경은 돈으로 생산해낼 수 없는 것이다. 공장에서 만들수도, 돈으로 살 수도 없다"면서 "조물주가 주신 아름다운 피조물인데, 한번 파괴되면 다시 재생,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만 75세를 맞은 강우일 주교가 퇴임을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지난 18년간의 천주교 제주교구장직을 마치는 소회를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올해로 만 75세를 맞은 강우일 주교가 퇴임을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지난 18년간의 천주교 제주교구장직을 마치는 소회를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 주교는 "제주의 자연은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다"면서 "그런 것을 눈 앞의 몇만불 수익이 있다고 외자를 유치해서 개발하려는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는 것은, 정말 행정이 제주도민의 미래를 파괴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제주의 미래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환경에)손 대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무엇을 만드는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서, 훼손된 것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회복하는 일이 필요하고, 돈을 쓴다면 환경을 회복하는데 써야 한다"고 밝혔다.

종교인으로서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는지 묻는 질문에 강 주교는 "일반적으로, 세상에서 생각하는 종교인이라는 개념은 어떤 교회나 사찰이나 종교시설에서 조용히 앉아서 기도하고, 기껏해야 가난한 이들을 돕고 하는 그런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면서 "종교의 존재의 의미는 백성들, 시민들, 국민들이 보다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을 돕고, 함께하는게 종교에 목적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시민들이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것을 모른척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 돕기 위해서 성직자가 뭔가 할 수 있다면 해야되고, 하지않으면 일종의 직무유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제주 제2공항 논란과 관련해 강 주교는 "제주도민의 미래가 아주 결정적으로 좌우될 수 있는 그런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책결정자나 도민들 한 분, 한 분이 이런 사실을 좀 깊이 숙고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강 주교는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방법으로 '제2공항 건설'을 결정하게 된 주요 이유인 '연간 4000만명의 공항 이용객'과 관련해, 제주도의 환경수용력이 감당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제2공항의 추진 목적이, '제주도 현 공항이 너무 협소하기 때문에 앞으로 제주도에 도래하는 관광객이나 이런 사람들의 수치를 생각했을때 연간 40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닌가"라면서 "그건 다시 말해서 20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다녀간다는 이야기인데, 그것은 제주도라는 작은 섬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인원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일본 국가 전체가 목표로한 것이 1년에 4000만명 관광객 유치인데, 우리는 이 작은 섬, 일본 전체에 비하면 몇 백분의1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에 연간 2000만명(왕복 4000만명)을 수용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 수치"라며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이미 제주도가 이미 파괴되고 무너져서, 제가 18년전 처음 왔을때와 비교해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면서 "옛날 제주도 모습을 잃어가고 있고, 근본 인프라가 물이고 지하수, 하수처리 이런 부분인데,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 문제가 해결이 안되고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지금 몇배 이상의 인원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제주의 미래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결정"이라며 "(제2공항과 환경수용력은)적당히 타협할 문제가 아니다. 제주도민의 미래가 아주 결정적으로 좌우될 수 있는 그런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책결정자나 도민들 한 분, 한 분이 이런 사실을 좀 깊이 숙고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당부했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갈등과, 해군기지 건설 이후 이어지고 있는 마을 주민들의 분열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로 상반된 생각과 자세를 하루아침에 어떻게 하나로 모으는가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해군기지가 들어선다 하더라도, 우리가 어떻게 하면 평화를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고민하고, 의견을 모아가는 일을 장기적으로 고민하기 위해 프란치스코평화센터를 설립했고, 그런 작업을 서서히 펼쳐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강 주교는 "(해군기지 건설 논란은)시작부터가 마을 일부 주민들을 (군과 행정)당국이 여러가지 바람직 하지 않은 방법으로 주민들을 설득하고, 은밀히, 주민의 아주 일부분하고만 사전에 협약을 하고 유치를 했다"면서 "마을주민 대부분이 이 사실에 대해 격분하고, 그래서 오랫동안 기지 반대운동을 펼쳐왔는데, 기정사실로 부지가 완공되서 이 해군주둔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간이 많이 흘렀으나 주민들 통해 많은 분들이 그동안 너무 고생하고 힘든시간을 보냈고,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아픈 기간을 보냈다. 어떤 분들은 정말, 저라도 지치고, 힘들고 해서 잊어버리고 싶은 마음일 것"이라며 "그러나 그 중에는 절대로 우리 마을을 군사기지로 넘겨줄 수 없다는 의연한 의지를 가지고 싸우는 분들이 아직 계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양쪽의 어떤 서로 상반된 생각과 자세를 하루아침에 어떻게 하나로 모으는가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가톨릭)교회가 지금 강정마을의 프란체스코 평화센터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센터를 세운 목적은 단순히 해군기지 건설 반대만이 아니라, 이 세상의 평화를 이루기 위한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일을 우리가 펼쳐나가는 것"이라며 "우리가 어떻게 하면 평화를 이룰 수 있는가, 단순히 무기를 가지고 무력의 균형 상태를 이루는 평화가 아니라 진실한 평화를 어떻게 하면 사람과 사이, 국가와 국가, 체제와 체제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평화가 가능한가를 함께 연구하고, 고민하고 함께 의견을 모아가는 일을 장기적으로 펼쳐가기 위해 평화센터를 설립했다"고 강조했다.

강 주교는 제주4.3과 관련해 "비교적 최근 4.3 70주년을 기해서 그래도 전국적으로 국민들에게 4.3의 진실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알려지고, 관심이 확산됐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으로 끝날게 아니라 좀더 4.3을 겪은 분들의 아픔과 상처를 속속들이 후손들이 알고, 기억하고 그것을 상기함으로 앞으로 다시는 그러한 비극이 재현되지 않을 기반을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강 주교는 "4.3을 겪으신 1세대 분들이 거의 세상을 떠나시고 아주 소수의 생존자들만 계시다"면서 "그런 분들의 지금까지 제일 안타까운 것이 그런 고통을 겪은 분들이 고통이 너무나 커서 트라우마 때문에 자식들한테도 제대로 말을 못하고 전달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숨겨진 기억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것을 4.3평화재단에서 (4.3 1세대의 기억 전승을 위한)그런 작업을 열심히하고 있다"면서 "4.3재단만이 아니라 도민 모두가 4.3 1세대 분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분들의 기억을 전수받고 후손들에게 계승해주고, 학교에서 가르치고, 이런 작업을 더 열심히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한해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세계 각국에서)외국인에 대한 혐호 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강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종(교황)께서 코로나를 이기는 길은 인간이 서로가 형제애로 협력하고 서로 보듬어 안고 보살피는 일이 가장 효과적인 일이라고 말씀하셨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사람들간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주교는 "사람은 가족이 아프고 하면 더 긴장하고 마음이 답답해지고, 그래서 다른 사람 생각을 할 여유가 점점 더 좁아진다"면서 "한국 사회는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를 막으면서, 지금까지는 펜데믹으로 온 나라가 코로나에 휩싸이는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일본도 하루에 1600명이 넘는 세번째 큰 파도를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우리는 그래도 서로가 서로를 보살핀다고 할까, 그래도 옆사람에 대해 많이 마음을 쓰는 그런 성품이 있어서 최악의 사태로 까지 발전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종이 말씀했던게 '찬미받으소서'라는 제목의 회칙에서 시작된 말씀인데, '모든 것은 다 연결돼 있다'라는 말씀을 자주 한다"면서 "생태계에 모든 것이 다 연결돼 있어서 코로나도 발생한 것으로, 생물, 무생물, 동물, 식물, 인간 모든 존재, 모든 구성원들이 사실 어딘가에 다 연결고리를 맺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주교는 "로나 사태나 앞으로 생길 어떤 제3의 펜데믹이 일어나더라도 우리가 생존하고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모두가 연결됐다고 생각하면서 옆사람, 이웃, 무관한 사람들도 생각하면서 조심하고 존중하고 도움을 주는 그러한 자세를 우리가 가져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나라 의료인, 의사 간호사를 비롯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굉장히 힘든 일을 하는 현장에 계신 모든 분들의 노고가 있다. 그런 분들의 노고를 잘 새겨 듣고 국민들도 알아듣고 (코로나19 방역에)함께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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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 2020-11-18 15:19:25 | 58.***.***.31
니는 말할자격이없다 정년퇴직이너무기네 빨리 그만두고 방콕이나해라 자격도없는게 무슨

제주난산 2020-11-18 15:16:44 | 58.***.***.31
세계 무대로 뛰어들려면 크게놀아야된다고 한다 선진국이 괜히 선진국이냐 모르면 집에 서 낮잠이나 자라 세계는 변하고 있다 달나라 놀러가는세상인데 몇명박에 못온다고하면 너는 그곳을 떠나라

숟가락은없다 2020-11-18 12:56:47 | 111.***.***.125
한미방위비협상이 정상적으로 체결되고 나면, 그 후 제주제2공항 착공 고시된다...에 한표!
그 이유는? 그동안 미국 똘아이의 몽니에 한국식 몽니로 맞섰었다는게 내 나름의 추측이다.
지금 우리 주변국들은 모두 영토확장, 군비증강에 혈안이 돼있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
제주제2공항이 군공항을 겸한다해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 사실을 기꺼이 받아 들여야 한다고 본다...

제비꽃 2020-11-18 08:45:00 | 112.***.***.246
신부님 말씀이 너무 와닿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ㅜㅜ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말씀입니다.
그동안 많은 곳에서 많은 사안에 대해 많은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제주를 아름다움 자체체로 유지하기 위한 고민과 실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건간하세요

제주사랑 2020-11-18 02:30:31 | 118.***.***.26
신부님은 조교적인 일에만 전념해 주시길 현공항 건설해서 환경 파괴되었나요 공항 주위에는 사람이 살수 없나요 그래서 적주시 사람들은 왜 공항주위에만 밀집해서 사는건가요 성산 사람들도 사람답게 살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져야줘

비양도 2020-11-17 20:46:16 | 61.***.***.225
성직자면 종교활동에나 전념 하지 왜 정치나 집회활동에 관여 하면서 이웃들 편가르기에 일조를 하는겁니까?

고길천 2020-11-17 19:40:28 | 175.***.***.206
제2공항계획은 철회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