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행불인 유족 "명예라도 회복시켜달라" 재판부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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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행불인 유족 "명예라도 회복시켜달라" 재판부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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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당시 불법 군사재판 등으로 행방불명된 수형인들의 유족들이 청구한 재심청구소송에 출석한 유족들이 명예회복을 시켜달라며 재판부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는 26일 4.3행방불명 수형인들의 유족 33명이 제기한 재심청구소송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고(故) 강찬수씨의 동생 강승수 할아버지(85)는 명예를 회복해달라며 재판부에 눈물로 호소했다.

강 할아버지는 "4.3 당시 봉개동에서 부모님과 6남매가 함께 살던 중 마을에 불이 났고, 가족들은 산으로 피신해 동굴에서 지냈다"며 "한 달 정도 지나서 밖으로 나가자 군인들이 주정공장으로 데리고 갔고, 큰형도 뒤늦게 끌려갔지만 다시 만날 수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큰형 소식은 대전형무소에서 보낸 두 번의 편지가 전부였다"라며 "큰형이 대전 골령골에서 학살됐지만 유골은 찾지 못하고 있다. (큰형의) 명예라도 회복시켜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어 증인석에 선 고 백운기씨 딸 백여옥 할머니(78)는 "다섯 식구가 북천리에서 살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이 불에 타고 오빠는 학교에서 총살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기일도 몰라 생일에 제사를 지내고 오빠는 총살 당한 날 제를 올린다"며 "억울하고 원통하다"며 통곡했다.

재판부는 전체 피고인이 300여명에 달하는 만큼 피고인 수를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에 따라 앞으로의 유족들의 증언 등을 종합해 재심 개시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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